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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금오산이 들려주는 하얀 겨울 이야기

2020.02.19(수) 03:22:53경명(jsh_letter@naver.com)

이번 겨울은 제대로 된 눈 한 번 내리지 않고 끝이 나는가 싶었는데, 겨울 끝자락에 극적으로 하얗게 눈이 덮인 겨울 풍경을 만납니다. 새벽부터 집앞에 수북하게 쌓인 눈을 치우는 일은 힘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유난히 겨울비가 잦았던 이번 겨울이라 그런지 이 정도 눈소식은 마냥 반갑게 여겨집니다. 
 
늦겨울 눈이라 그런지 한창 추울 때와 비교해 눈이 녹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늦은 오후가 되니 우리 인간 세상은 어느새 눈이 다 녹고 평범한 일상풍경으로 되돌아 가 버렸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향천사 가는 길을 따라 금오산 품안으로 들어가니 이곳은 눈 덮힌 하얀 세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예산 금오산 향천사 가는 길▲예산 금오산 향천사 가는 길, 옻샘약수터

금오산 자락길을 따라 향천사로 가는 길은 예산천 물길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겨울 길이 오늘따라 더 정겹게 다가옵니다. 평소 같으면 눈에 잘 띄는 하얀 쇠백로 친구도 눈 위에 앉아 있으니 이 친구가 여기 와 있는 줄 모른 채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사실 여름 철새인 쇠백로가 겨울철 하천을 찾아와 눈 위에 앉아 있는 풍경 자체가 평범한 겨울 이야기는 아니라 조용히 사진 한 장 기록으로 남깁니다.  

눈 내린 예산천 풍경 (feat 쇠백로)▲눈 내린 예산천 풍경(feat. 쇠백로)
 
이번에는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노랑턱멧새, 딱따구리, 까마귀, 멧비둘기, 직박구리와 같이 쉽게 만날 수 있는 크고 작은 조류 친구들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금오산 터줏대감 중 하나인 박새는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을 합니다. 오늘은 유독 쇠박새, 박새, 곤줄박이 등 다양한 박샛과 친구를 자주 만난 금오산 자락길입니다. 
 
금오산 자락길 터줏대감 박새▲금오산 자락길 터줏대감 박새
 
오후 4~5시는 새들이 저녁을 맞이하기 전에 마지막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해 분주해지는 시간입니다. 금오산 자락길에 올 때만 해도 조용했던 예산천 물길에 다양한 친구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름만큼이나 생김새가 고운 나그네새 유리딱새 암컷 한 마리가 금오산을 찾아와 있습니다. 다른 딱새와 함께 어울려 다니면서 먹이도 먹고 물도 마시고 그러네요. 
 
금오산 자락길에서 만난 유리딱새 암컷▲금오산 자락길에서 만난 유리딱새 암컷
 
유리딱새 친구를 만나고 다시 길을 나서려는 그 순간 십여 마리가 넘는 한 무리 새떼가 나타납니다. 늘 무리를 지어 함께 다니는 겨울 철새 되새입니다. 잠시 하천 옆 큰 나무에 앉아 있다가 곧 물을 마시기 위해 하나둘씩 예산천으로 내려옵니다. 혹시나 모를 위협에 대비해 서로 둥글게 모여 앉아 경계를 서면서 물을 마시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금오산 자락길에서 만난 되새 무리▲금오산 자락길에서 만난 되새 무리
 
금오산 자락길에서 만난 까치 부부는 새집을 지으면서 다가오는 봄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한 해를 지내기 위한 새 둥지를 짓느라 열심히 나뭇가지를 물어오며 집짓기에 한창입니다. 어느새 거의 다 완성이 된 까치집은 겨울과 봄 사이에 놓여 있는 자연의 시간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금오산 자락길 친구, 까치▲봄이 가까워짐을 알려주는 새 까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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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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