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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합덕방죽은 예로부터 소들강문(예당평야) 관개용수를 조달하는 저수지입니다.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설에 의하면 후백제 시대 견훤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도 김제 벽골제, 제천 의림지와 더불어 조선 3대 제언으로 손꼽히는 역사깊은 곳입니다. 이러한 의미를 인정받아 충청남도 기념물 제70호로 지정받은 동시에 2017년부터는 세계관개시설물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개인적으로 합덕제란 곳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뒤늦게나마 이곳을 알고 나니 빨리 만나고 싶어 길을 나섰습니다. 합덕제를 돌아보기 전에 합덕 수리민속박물관에 먼저 들려 합덕방죽자료를 보다가 흥미로운 옛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너 생전에 합덕방죽에 가 보았느냐?”라고 물어보는데 “아니요.”라고 대답하면 “생전에 무얼 했기에 그 유명한 합덕방죽도 구경 못했느냐?”고 꾸지람을 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제 나중에 염라대왕을 만나더라도 합덕방죽은 가 보았다고 대답할 수 있게 되었네요.
 
▲ ▲당진 합덕 수리민속박물관에서 만난 재밌는 이야기

이제 합덕방죽을 만나러 갑니다. 안내지도를 보니 합덕방죽은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원래 흙으로 쌓았던 제방을 돌로 보완한 제방은 합덕 농어촌테마공원 인근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원조 제방은 산책로를 벗어나 연지교를 건너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직선으로 만든 김제 벽골제와 달리 구불구불 곡선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합덕제 특징이라고 하는데, 그 모습을 확연하게 볼 수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합덕방죽으로 만들어진 저수지 규모가 엄청나게 컸지만 예당저수지가 생긴 이우 흙으로 제방을 쌓은 쪽은 논으로 만들면서 오늘날 형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합덕제 제방 모습
 
다시 합덕제 안으로 들어옵니다. 서로 잘 연결되어 있는 크고 작은 산책로를 걸으며 합덕제 연호를 만납니다. 한쪽은 어느새 저수지를 가득 메운 연을 구경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또 다른 한쪽은 오밀조밀한 산책로를 거닐며 연꽃과 수련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합덕제 연호

산책로와 전망데크를 걷는 동안 다양한 연꽃과 수련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연꽃과 수련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 흥미롭고 예쁜 조형물도 만날 수 있지요. 
  
 
    

 

 

▲연호에서 만날 수 있는 연꽃과 수련, 그리고 다양한 조형물 친구들
 
이곳에 오니 백로과에 속한 조류 친구들이 오늘 주인공입니다. 노랗게 잘 익은 황로 한 마리가 사람들을 피해 구석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중대백도로 사촌지간답게 옆에서 사이좋게 영역을 공유합니다. 어디선가 날아 들어온 왜가리는 산책로 위를 유유히 걸어 다니고 있고, 연호 외각에 흐르는 인근 하천에서는 검은댕기해오라기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합덕제에서 만난 백로과 조류 친구들
 
합덕제 연호 산책길 외에도 합덕 수리민속박물관과 합덕 농어촌테마공원을 돌아보는 코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지난주 토요일부터 7월 27일까지 제3회 합덕제 연호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하니 더 다양하고 알차게 이곳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합덕제에서 만날 수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