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전체기사

전체기사

충남넷 미디어 > 소통 > 전체기사

[주간보령 칼럼] 벗이 넘어간 고개

2023.09.20(수) 19:18:54주간보령(9317733@hanmail.net)

[주간보령 칼럼] 벗이 넘어간 고개 사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고개 넘어간 친구
!

친구 이름을 불러봅니다. 대답이 없음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고개를 넘어간 줄 알면서도 친구를 자꾸 불러봅니다. 친구가 그토록 사랑한 보령의 산과 들을, 아끼고 사랑한 가족과 벗, 그리고 그가 책임지고 짊어져야 했던 짐을 내려놓고는 홀연히 저 세상을 고개를 넘어간 지 꼭 1년이 되었습니다. 그 고개를 넘어가던 친구는 넉넉한 웃음으로, 떠나보내는 우리는 슬픔의 눈물로 이별하였었습니다. 친구가 우리 곁을 떠나던 날! 하늘도 여름비를 추적추적 내려 놓았습니다. 1년 지난 지금 곁에 친구가 없고 앞으로도 보지 못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사랑하는 친구 영철! 당신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에 쌓여 있습니다.

 

보령의 산과 들을 사랑하고!
친구가 그 고개를 넘어가고 1년 동안 계절이 네 번 바뀌었습니다. 친구 어릴 적 뛰어놀던 아미-월명의 미산 동네 뒷산에는 한차례 단풍이 들었고, 친구 기억 공간 배재산 아래에는 오서산부터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올봄에는 당신이 그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던 감초한의원 가까이 대천천으로 백로들이 당신의 사랑처럼 날갯짓하였습니다. 친구가 종종 찾아 땀을 씻어내던 대천 바닷가에는 여전히 먼 대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가까이 원산 삽시 호도 녹도 섬에서 시작되는 파도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또다시 여름입니다. 당신이 고개를 넘어갈 때처럼 비가 내리니 친구 그리움이 더욱 간절합니다.

 

예수 닮은 사랑!
영락없이 예수 닮은 영철 친구! 천국 가셨음을 확신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자꾸 당신이 그립고 눈물이 나는 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받은 친구의 사랑이 너무나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그 사랑을 그저 받기만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사랑을 갚기는 커녕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그리움이 더욱 커지고 있나 봅니다. 당신의 예수님 닮은 사랑을 어디 우리 친구들에게만 베풀었겠습니까?

 
그 사랑 중에 하나만 말하면, 10년 넘게 매년 가난한 중학생 10명을 선정하여 일일이 통장을 만들어 매달 학비와 용돈을 넣어주고, 또 종종 그 소년들을 만나 위로하고 용기를 주던 참으로 큰 사랑을 베풀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어느 날 친구의 사랑을 심부름하던 이가 수혜받는 소년의 감사편지와 일간지에 미담 사례 홍보를 이야기하였더니 단호히 거절하던 모습도 생생합니다. 그때 친구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내가 베푼다고 하지만 그 일은 그저 평소 하고 싶었던, 내가 꼭 하고 싶었던,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해야만 할 일 중 한 가지일 뿐입니다. 내가 쓰고 남는 것을 이웃에게 선심 쓰거나, 이웃으로부터 은혜 받은 만큼 베푼 것이 결코 아닙니다. 또 나를 널리 알릴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마세요.

 

영철 님은 단호하였고 그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그때 그러한 사랑을 예랑장학회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간신히 간청하여 얻었을 뿐입니다. 참으로 그는 예수 닮은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가족 간에는 일방 권위적이 아닌 친밀한 사랑을 나눠야!

친구는 또 사람과의 사귐에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랑 나눌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진정한 사귐은 일방적인 요구나 물리적인 거래가 아닌, 언제나 사랑과 영적인 교류를 가지면서 사귐을 하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그 중에 가족 간의 진정한 사랑법을 유난히 강조하였지요. 특히 우리는 한국인 중년 남성으로서 전통적인 가부장으로 일방적 강요나 권위로 종종 빠지기 쉬우니, 또 그로 인한 가족의 슬픔과 피해가 너무나 크다며, 용기 내어 당장 거기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했습니다.

내 아내와 자녀 그리고 부모에게 늘 친밀한 사랑으로 대하고 그를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해주었지요. 우리는 크게 공감하였고, 그러한 친구의 울림은 우리 생활의 변화를 크게 가져다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거기다 우리 친구 누구하고도 언제나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대했으니, 당신을 만난 사람은 당신을 존경하고 감사하며 따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가슴을 펴고 천천히! 그리고 영철의 부활!

사랑하는 친구! 영철! 당신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너무나 보고 싶고 한없이 그립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우울하거나 일이 고되고 안 풀릴 때마다 감초한의원으로 당신을 찾았지요. 그때마다 친구는 우리의 손부터 잡아주었습니다. 가슴을 활짝 펴라고 자세를 바로 잡아주고, 또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하고, 곧 좋아질 것이라며 서둘지 말라 하였지요. 우리들의 아픔에 언제나 크게 공감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사랑의 지혜도 말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친구가 잡은 손에 따뜻한 사랑의 기운이 여전하고, 그때마다 들려주던 사랑의 메시지가 생생합니다. 이제 우리는 당신을 그리면서 그 모습, 그 마음 씀을 닮아보려 합니다. 잘할 수 있도록 응원 주세요. 우리가 당신을 닮으면 당신은 분명 우리 마음 속에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부활이라고 부릅니다. 분명 당신은 곧 부활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전처럼 여전히 아름다운 우정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부활을 소원합니다.

언젠가 천국에서 만나면 맛있는 식사도 나누고, 같이 보령의 산과 들을 찾아 여행도 가고, 같이 노래도 부르고 또 같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습니다. 우리 사랑 친구 영철! 참 많이도 보고 싶습니다. 당신을 진정 사랑합니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