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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국악공연]논산땅에 울려퍼진 북녘의 서도소리

국가무형문화재 서도소리이수자 유삼순의 “서도소리 향연”

2023.07.26(수) 16:58:22놀뫼신문(nm4800@daum.net)

[한여름의 국악공연]논산땅에 울려퍼진 북녘의 서도소리 사진



두레풍물에서 단연 앞서가는 논산에 우리소리도 목청껏 울려퍼졌다. (사)서도소리보존회 논산지부장 유삼순 이수자를 위시하여 30여 명이 총출연한 가운데 서도소리 한마당이 논산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펼쳐졌다. 7월 23일(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총 13개의 프로그램이 공연되었다. 

첫무대는 수심가였다. 이 공연의 두 거장이 나왔는데, 유삼순 이수자를 배출한 이춘목 서도소리 인간문화재, 즉 사제 공연이었다. 스승인 이춘목 문화재는 국가무형문화재 서도소리를 보존하는 (사)서도소리보존회 이사장으로 있고, 유삼순 이수자는 서도소리 논산지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도소리를 수심가로 시작한 이유와, 반전

흥겨운 국악 분위기를 예상했던 기자는 첫 곡부터 가라앉는 분위기에 “아니, 처음부터 웬 수심가람?” 고개를 갸우뚱했다. “서도소리란 황해도와 평안도를 중심으로 북쪽 관서지방에서 예부터 전해온 전통 소리를 말합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왕래하지 못하는 지역의 소리이다 보니 참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어서 이춘목 인간문화재는 “당시 북쪽 사람들에게는 관직도 주어지지 않는 등 애환이 많았다”면서 서도소리의 특징을 알려주었다.  

[한여름의 국악공연]논산땅에 울려퍼진 북녘의 서도소리 사진



이런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킨 것은 다섯 아이의 입장이었다. 심지은, 이은채, 이다빈, 윤지원, 오가온 이렇게 다섯 어린이가 어른들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숨바꼭질하듯 등장하였다. 첫 곡 “풍구타령”, “금다래타령”에 이어, 다음에는 “한강수타령”, “군밤타령”을, 마지막은 “경발림”을 노래와 악기 율동을 섞어 능수능란하게 선보였다. 소리와 동작 하나하나에 부모들은 물론 150여 관객도 열호하였다. 

어른들 순서에는 난봉가가 많았다. 긴난봉가, 잦은난봉가, 연평도 난봉가로 흥겨운 군무가 펼쳐졌다. 항아리를 들고 나와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여성의 요염함이 돋보이는 듯했다. “산염불”, “자진염불”에 이어 “비나리” 등 서도소리는 종교적 색채도 있어 보였다. 

동·서양, 스스럼없이 어울어져

이런 분위기를 깨고 등장한 8번째 주인공은 색소폰 연주자 강만희 씨였다. 오늘의 주인공 유삼순 이수자의 남편으로, 고장난벽시계, 멋진인생, 진또배기 세 곡을 연이어 연주했다. 자막이 나왔다. 서도소리는 평소 많이 접해보지 않아선지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 많았다. 다른 서도소리나 창도 자막을 띄워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출연자들이 하나 둘씩 무대 뒤에서 나와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니까, 객석과 어울어져서 각본에 없던 떼창이 되는 듯했다. 흥을 전제로 하는 우리소리는 동서고금 어떤 소리도 끌어안으며 어깨춤 절로절로 일게 하는 대동단결, 화합의 물결을 이루었다. 

출연자 대부분의 연령대가 비교적 높아 보이는 가운데 젊은 국악인들의 입장으로 무대는 활기가 넘쳐났다. 스승이자 대선배인 이춘목, 유삼순과 함께 긴난봉가와 잦은난봉가를 부르던 백승연, 김윤희 이수자는, 10번째 “야월선유가”와 “금드렁타령”에서 젊은 감각을 유감없이 분출하였다. 

남성출연자는 약세였다. 4번째로 출연한 산염불, 자진염불은 안진헌, 권정한, 주시준의 3인조 트리플이었다. 논산전통두레풍물보존회’의 주시준 대표는 2018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쥐었지만, 현재 여기서는 아직 문하생이다. 안진헌 이수자는 “노래가락”, “창부타령”을 유삼순 서도소리 이수자와 듀엣으로 열창하였다. 등장부터 여유만만함을 보이던 안 이수자의 어울렁 더울렁 춤은 선비의 여유를 한껏 구가하는 듯했다. “해주아리랑”에는 산타령이수자 윤숙영을 비롯 8인이 대거 출연하였고, 마지막 13번째 “배치기”는 출연진 전원이 출연하여 대미를 장식하였다. 

[한여름의 국악공연]논산땅에 울려퍼진 북녘의 서도소리 사진


[한여름의 국악공연]논산땅에 울려퍼진 북녘의 서도소리 사진


[한여름의 국악공연]논산땅에 울려퍼진 북녘의 서도소리 사진



지역사회 이어주는 소리가락

정해진 순서가 다 끝나고 인사 세리머니가 이어진 다음, 관객들은 일제히 꽃다발을 갖고 무대 앞으로 달려갔다. 기자는, 그 중 가장 많은 꽃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학생 한 명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유성한 동시시인에게, 손녀인지 물어보았다. “아닙니다. 올해 문화원 신년교례회에서 은채가 혼자 국악을 불렀어요. 어른 몇이서 용돈을 주셨는데 저는 지갑이 차에 있어서 못 주었고요... 며칠 후 불러서 합죽선(合竹扇)과 나의 동시집, 그리고 용돈을 전했지요. 이런 인연으로 오늘 이렇게 꽃다발 가지고 왔답니다^^”

은채 어머니를 찾아서 “서도소리가 흔하지 않는 거 같은데 ... 은채를 거기 문하생으로 보낸 이유랄까 계기가 있었는지요?” 물어보았다. “글쎄요, 은채 외할머니가 은채 여섯 살 때 노래를 들어보더니만 음감과 성량이 풍부하니 목을 다져줄 수 있는 소리를 배우면 좋겠다 하시더군요. 그 권유로 알아보니 논산에는 전문으로 국악을 배울 곳이 잘 없더라고요. 그러던 차 우연히 지나가다 서도소리 이수하신 유삼순 선생님 국악원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저도 서도소리가 뭔지 몰랐답니다^^ 선생님께서 열정 다해 가르쳐주신 덕분에 은채가 저렇게 자신감을 갖고서 성장해가는 거 같아요!” 

논산 강경은 중고제의 발상지이다. 판소리에서 서편제와 동편제에 앞선 중고제는 강경의 명창 김성옥에 의하여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논산에서 서도소리를 공연한다기에 “서도소리가 서편제인가?” 지레짐작으로 공연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서도소리가 북녘땅 관서지방의 소리라는 설명을 듣고 보니, 서도소리가 다름 아닌 논산에서 울려퍼지는 의미가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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