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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수문장…접촉자 추적에 진땀

장희선 마음건강팀장에게 듣는 코로나19 이야기

2020.05.11(월) 17:49:37당진시대(d911112@naver.com)

코로나19 수문장…접촉자 추적에 진땀 사진



보건소 직원 100일 넘게 쉬지 못하고 매일 근무
가족 장례식에도 못 가…새벽 늦게 귀가하기도
“우울증 환자, 위로의 말보다 전문가에게 맡겨야”


<편집자주>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당연하게 누렸던 소소한 일상들이 모두 멈췄고 이웃과의 거리는 멀어졌다. 서산과 아산, 홍성 등 당진의 문턱까지 코로나19가 다가온 적도 있지만 다행히도 당진은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당진을 유지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당진시보건소 직원들의 노력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당진시대와 당진시대방송미디어협동조합에서는 당진시보건소 장희선 마음건강팀장을 초청해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영상인터뷰는 유튜브 <당진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당진시보건소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 놓았나?
일단 기존의 모든 업무와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다만 위생행정과 치매관리, 모자건강 등 일부 사업은 당진시청과 합덕보건지소로 이관해 진행하고 있다. 당진시보건소에서는 오로지 코로나19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당진시보건소에서는 선별진료소 업무와 방역, 물품 지원, 자가격리자에 대한 심리지원 사업 및 전화 상담 등 보이진 않지만, 곳곳에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중에서 마음건강팀에서는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역학 총괄을 맡았다. 역학은 검체를 채취하고 이를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이송하는 업무를 말한다. 또 확진자와 접촉자 추적조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역학총괄팀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가?
먼저 추적조사가 있다. 확진자와 접촉한 자, 외국에서 입국한 자, 증상이 있는 자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검체를 채취해 이송하는 일을 한다. 또 열이 나거나 코로나19 증상이 있다고 신고가 들어오면 구급차로 직접 대상자를 찾아가 검체를 채취하거나 병원 혹은 보건소로 이송해 검사를 진행한다.

실제로 타 지역 확진자가 삽교호관광지를 방문했을 때는 인근 CCTV와 카드내역서를 확인해 당시 같은 장소와 시간에 누가 있었는지 파악한 뒤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연락하는 작업을 했다. 또 인근 홍성의 목욕탕에서 확진자가 방문했을 때에도, CCTV를 확인해 목욕탕을 방문한 당진시민을 찾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 본인 확인을 거친 후 검사를 안내했다. 만약 본인이 아니면 다시 확인 작업을 거쳐 당사자를 찾아 연락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업무를 맡아 진행하면서 기억나는 일화는?
확진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시나리오를 만들기도 하고, 마음 졸여가며 밤새워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도 했다. 검체 이송이 야간에도 있다 보니 새벽에 집에 귀가하는 때도 있었고, 외국에서 입국한 당진시민 2명이 공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땐 당진시보건소에서 구급차를 보내 격리병동까지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한 외국인이 입국한 뒤 2주간 자가격리를 한 적이 있었다. 혼자 있다 보니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급성 위염까지 생겨 구급차로 후송해 안심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결국 그분은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자마자 본국으로 돌아갔다.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하고 고생만 하다 돌아간 것 같아 안타까웠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상갓집을 방문하지 못했다. 최근 고모가 돌아가셨는데 찾아뵙지 못했다. 아마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를 일컫는 ‘코로나블루’에 대한 원인과 증상은?
코로나19 트라우마라고도 할 수 있다. 증상이나 원인은 일반 우울증과 비슷하다. 다만 우울증의 원인이 코로나19인 것이다. 두통과 짜증, 슬픔, 집중력 감퇴, 알 수 없는 눈물, 소화불량 등 일반적인 우울증 증상과 같다. 다행히 당진에는 확진자가 없어 심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현재 마음건강팀에서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심리지원 서비스를 문자로 안내하고 필요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건소 직원들은 코로나블루를 겪진 않는가?
표현하지 않을 뿐 아마 만성적인 우울감을 느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주무팀인 감염병예방팀은 더욱 힘들 것이다. 다른 팀들은 순환하며 근무하기도 하지만, 감염병예방팀은 계속해서 현황을 보고하고 추이를 살펴야 한다. 대체근무 없이 100일 동안 한 번도 쉬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 앞에서는 아프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렇게 참으면서 또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보건소 마음건강팀은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
정신건강에 관련한 일은 모두 하고 있다. 조현병과 ADHD, 우울증, 자살 관련 업무 등 다양하다. 이들 대상자에게 상담과 교육,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원하면 월 4회 사례관리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협력 기관과 연계해 필요할 시 응급입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살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당진도 자살율이 높다. 관련해 보건소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가?
당진은 2018년 이후 갑자기 자살자가 늘었다. 전국적으로 노인 자살 수가 많다. 당진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진에서 눈에 띄는 점은 30~50대 남성 자살이 많다는 것이다. 심리 부검을 통해 분석한 결과 경제적인 이유, 심리적이거나 신체적인 질병, 가정불화가 자살의 주된 이유로 나타난다.

41개 민관 기관이 모여 만든 협의체에서도 이 부분에 주목하면서 여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봄철에 호르몬의 변화로 세계적으로 자살율이 높다. 당진도 5년치 통계를 분석한 결과, 4월에 자살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홍보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주변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또 어떻게 대해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우울증 증상은 사람마다 달라 규정지어 말하긴 어렵다. 다만 불면증, 불안과 초조, 우울감, 죄책감과 비관 등을 느끼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소중한 물건을 남에게 준다거나 “끝이야”라는 등의 뉘앙스로 말하는 사람들, 밖에 나오지 않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고 소통을 꺼리는 사람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흔히 하는 “힘을 내. 극복할 수 있어. 지나갈 거야”라는 말은 오히려 좋지 않다. 실제 우울증은 호르몬의 변화기 때문에 위로의 말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다만 지켜보고 지지해주고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섣불리 위로해서도 안되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도와야 한다. 1399로 전화하면 언제든 상담받을 수 있다.

당진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로 일상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점점 상황이 나아지고 있고, 당진시보건소 직원들 역시 시민들을 위해 심리지원 등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함께 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서로 힘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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