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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자율형사립고, 어떻게 볼 것인가.

시민단체-교육독점과 신분세습 ‘귀족학교’ 우려…삼성-탕정면 교육 사각지대 자구책 불과

2013.10.08(화) 08:32:18충남시사신문(yasa3250@empas.com)

아산시 탕정면 명암리에 건축되고 있는 삼성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로 내년 신입생 모집요강을 발표했다. 인근저수지와 어우러진 자연조망이 눈길을 끈다.

▲ 아산시 탕정면 명암리에 건축되고 있는 삼성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로 내년 신입생 모집요강을 발표했다. 인근저수지와 어우러진 자연조망이 눈길을 끈다.


부모의 사회적 신분이 자녀의 교육 특혜로 이어지고, 신분세습을 공고히 하기 위한 ‘귀족학교’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설립되는 자율형사립고 ‘삼성고등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여론이 곱지 않다.  

평등교육실현아산학부모회를 비롯한 9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7월부터 매주 수요일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삼성고등학교 일반고전환 서명운동 및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들은 삼성고등학교 설립이 승인된 2012년 9월부터 줄곧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히 지난 7월15일에는 ‘삼성에서 만드는 자율형 사립고,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시민토론회를 개최하며, 삼성고를 비롯한 자사고의 문제점과 교육불균형에 대한 비판수위를 높여왔다.

이들은 삼성 임직원 자녀의 전형비율 70%는 대기업 자본의, 이기주의에 근거하고 있으며, 공교육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잠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들만의 리그로 지역민들에게 소외감과 열패감을 조성함으로써 결국 교육공공성을 크게 후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영훈중과 국제중 사례를 들며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의 부정과 파행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삼성일가의 자녀가 직접 부정입학에 연루됐던 점도 지적했다.

아산시민연대 김지훈 사무국장은 “무소불위의 자본권력으로 특권과 반칙을 일삼으며, 자녀들 불법 입학까지 서슴지 않는 삼성에게 국가의 미래인 교육만큼은 절대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교생 70% 삼성임직원 자녀 우선 배정

평등교육실현아산학부모회를 비롯한 9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7월부터 매주 수요일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삼성고등학교 일반고전환 서명운동 및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 평등교육실현아산학부모회를 비롯한 9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7월부터 매주 수요일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삼성고등학교 일반고전환 서명운동 및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2012년 10월24일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계열 4개사가 공동출자하는 학교법인 은성학원에 대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설립계획을 승인했다. 계획에 따르면 아산시 탕정면 명암리 삼성디스플레이시티 산업단지 3만3000여㎡(1만4800평) 부지에 건축규모는 연면적 4만8836㎡(교과동-지하1층 지상4층, 기숙사 지하1층 지상7층)로 들어선다.

삼성고는 30학급에 학급당 35명씩 1050명 규모의 남녀공학으로 설립해 2014년 3월1일 개교 예정이다. 입학자격은 삼성 임직원 자녀에게 입학정원 350명 중 70%에 대당하는 245명을 우선 배정하고, 20%에 해당하는 70명은 사회적배려대상자에게,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35명은 충남지역 일반 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삼성고에 따르면 초대 교장은 박하식 전 경기외고 교장이 맡을 예정이다. 박하식 교장은 용인외고와 민사고 등에서 교감을 역임하며 자사고에 대한 운영경험이 풍부한 교육전문가로 소개하고 있다.

내년 첫 입학생은 10월18일~24일까지 접수를 받아 10월28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11월9일 면접 후 11월14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삼성고 관계자는 “인성, 적성, 학습지도를 강화하고 학교폭력, 사교육, 교사잡무가 없는 학교로 정착시키기 위해 1학년 입학생 전원은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비, 기숙사비, 방과후학습비 등 학생들이 납부하는 등록금은 일반고등학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 “충남지역 교육 불균형 부채질”

지난 7월15일 '삼성에서 만드는 자율형사립고'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주제로 지역 시민단체를 비롯한 교육관계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지난 7월15일 '삼성에서 만드는 자율형사립고'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주제로 지역 시민단체를 비롯한 교육관계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충남은 자사고 문제 이전에 비평준화 문제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곳이다. 인구가 가장 많이 밀집한 천안시와 아산시를 필두로 15개 시군 모두 평준화 지역이 단 한곳도 없는 전국 유일의 지역이다.

아산시와 인접한 천안북일고가 2010년부터 자사고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자사고가 개교를 앞두고 있다.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한화기업을 배경으로 한 천안북일고를 필두로 학교우열에 대한 서열화가 보이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천안시 거리 곳곳에는 고교평준화를 주장하는 현수막이 도배되고 있고, 아산시에서도 천안시의 고교평준화 움직임을 지켜보며 교육정책의 흐름을 감지하고 있다.

아산시민연대 김지훈 사무국장은 “삼성이 아산시 탕정면에 세우려는 삼성고등학교는 대기업이 교육독점을 통해 신분을 세습하려는 또 다른 변종교육이며, 교육차별 사업이다”이라며 “이미 전국 곳곳에서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부작용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마당에 삼성에서 추진하는 자율형사립고는 삼성임직원 자녀만을 위한 교육특혜며, 지역과 상생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진형 전교조 아산지회 참실부장은 “삼성에서 만드는 자사고를 시발로 고교서열에서 우위를 점하던 학교들이 변화를 촉진해 일반학교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성적 상위 50% 이상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사고는 우수학생들을 선점함으로써 나머지 학생들은 이른바 2류, 3류로 몰려 일반고의 슬럼화와 공교육의 붕괴로 이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이형빈 연구원은 “삼성고는 현실적으로 자사고 지정철회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자사고의 계급적 본질을 알리는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자사고 자체가 ‘부유계층을 위한 교육상품’인데 삼성재벌의 자사고인 삼성고는 이러한 본질을 전형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사고 문제는 평준화 문제와 함께 해결해야 한다. 충남은 전국에서 비평준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이기 때문에 아산과 천안이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내년 충남교육감 선거에 삼성자사고와 천안북일고의 일반고 전환을 교육감 선거의 핵심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탕정면 교육소외,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았다”

삼성임직원 가족들은 아산시 탕정면에 1만5000여 명이 거주하고, 매년 그들의 자녀 500~600명이 고교진학을 하지만, 탕정면에는 이들이 진학할 일반고등학교가 하나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 삼성임직원 가족들은 아산시 탕정면에 1만5000여 명이 거주하고, 매년 그들의 자녀 500~600명이 고교진학을 하지만, 탕정면에는 이들이 진학할 일반고등학교가 하나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삼성직원들도 아산시민이며, 탕정주민의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나 삼성 직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탕정면에는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는 일반계고등학교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아무도 교육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았다.”

삼성고등학교에 대한 외부의 비판에 대해 삼성측에서는 오히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임직원 자녀의 고교진학 문제를 아무도 해결해 주지 않아 삼성의 부지에 삼성의 예산으로 학교를 지었지만 오히려 전국적으로 주목받으며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특히 삼성은 아산지역에 동화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왔지만 가장 극복하기 힘든 부분이 교육문제 였다고 한다. 탕정면과 인접한 배방읍은 인구증가에 따라 지역주민의 요구로 설화고가 신설됐고, 배방고가 내년에 개교한다.

그러나 삼성직원이 밀집된 탕정면은 대중교통 이용시간이 30~40분이나 걸리는 아산시내나 천안시내로 고등학교에 진학시켜야 했다는 것이다. 2008년 개교한 충남외국어고도 삼성에서 지어 기부채납 했지만 삼성임직원에 대한 특례입학은 적용되지 않는다.

삼성고등학교는 충남 아산시 명암리 삼성디스플레이시티 내에 건축되고 있다. 사진은 성디스플레이시티 입구.

▲ 삼성고등학교는 충남 아산시 명암리 삼성디스플레이시티 내에 건축되고 있다. 사진은 성디스플레이시티 입구.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도권에 거주하던 삼성직원들은 자녀교육 문제로 탕정면 전입을 기피하거나, 자녀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주말가족으로 전락됐다고 한다. 결국 아산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육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교육청과 시청 등 행정당국에 이러한 문제를 수없이 제기했지만 교육예산 등을 이유로 오히려 삼성에게 자사고 설립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당시는 이명박 정권의 대선공약이던 고교다양화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전국 100개 자사고 지정을 추진하던 상황이라 삼성 역시 그 흐름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삼성고는 외부의 우려대로 특권을 위한 귀족학교가 아니라 면단위의 산업단지에 위치한 학교일 뿐”이라며 “학업성적도 1~9등급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고, 대학진학만을 위한 입시위주의 교육이 아닌 예체능 등 다양한 적성을 길러주는 전인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탕정면에는 1만5000여 명의 삼성가족들이 살고 있으며, 매년 500~600명의 임직원 자녀가 고교진학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삼성 임직원 자녀들도 절반 이상 삼성고에 보내지 못한다. 삼성고 설립은 삼성임직원들의 교육복지의 일환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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