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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초짜 농사꾼 기자의 영농일기-벼 육묘 ①소독

어린모 키우기가 일년 벼농사 성패 좌우

2013.05.09(목) 16:31:54솔이네(siseng@hanmail.net)

농사는 농민들이 가장 잘 안다. 기자가 제 아무리 농업 관련 정보를 찾아 기사를 쓰더라도 농민들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다. 200평 남짓 텃밭농사를 짓는 초짜 농사꾼 기자가 지역의 농민들을 찾아가 영농현장을 취재한다. 한 작물이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때로는 농사일도 도와가면서 느낀 점을 일기 형식으로 싣는다. <편집자 주>

48시간 동안 소독물에 담겨 있던 볍씨를 말리고 있다.

▲ 48시간 동안 소독물에 담겨 있던 볍씨를 말리고 있다.


금마 장성리 김명구씨 육묘장 관찰
농사 방법 따라 소독방법도 달라


농사의 기본은 벼농사다. 쌀값 하락으로 논이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쌀 없이는 못 산다. 벼농사의 시작은 육묘다. 모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친다. 벼농사가 손쉬워졌다지만 못자리 할 때가 되면 농민들은 ‘모가 잘 크고 있나’ 걱정하며 밤잠을 설친다.

#1. 4월 25일 육묘 준비
 
영농일기의 첫 번째 소재를 ‘벼 육묘’로 정하고 금마면 장성리 김명구 씨가 운영하는 육묘장을 찾았다. 그러나 매번 헛걸음하기 일쑤였다. 올해 유독 추워진 봄 날씨 때문이다. 농사는 때가 있는 법이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올해 이상저온으로 4월 20일 이후부터 못자리를 준비하라고 했지만 4월 중순이 지나도 쌀쌀한 날씨가 여전했다.

김 씨네 육묘장은 4월 25일이 되어서야 볍씨를 소독할 준비를 했다. 계량기를 이용해 볍씨를 20kg씩 그물 자루에 담는 손동작은 느긋했다. 15년 전부터 육묘장을 운영해온 김 씨는 “일찍 해봐야 병충해에 생기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농민들도 저마다 벼 육묘를 하지만 키다리병이 생기거나 불량이 나면 대량생산하는 육묘장에 기댈 수밖에 없다. 김 씨의 육묘장은 벼농가들의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조금 늦더라도 병충해 없이 건강한 못자리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김 씨는 올해 최소 관행농 묘판 3만 개, 친환경 묘판 6000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논 한마지기에 20개의 묘판이 들어간다. 이 정도면 1800마지기, 논 한마지기를 200평으로 계산하면 36만 평(119만㎡) 규모다. 하지만 시세보다 저렴하게 묘판을 공급해왔던 김 씨도 해가 갈수록 비싸지는 종자 값 때문에 걱정이다.

개별 농가도 비닐하우스에서 소규모로 육묘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시설을 갖추고 대량으로 모를 공급하는 육묘장은 이곳이 홍성군에서 최초다. 서부농협이 벼 육묘장을 운영하기 전까지 군내에서 유일했다. 
볍씨 담는 일을 거들고 있는데 장성리 장파마을 복기홍 이장이 찾아왔다. 취재하러 왔다고 하니 “벼 육묘는 우리 동네가 원조”라면서 “우리 동네가 못자리 잘 만들기로 소문났었지”라며 15년 전 이야기를 꺼냈다.

“홍성군 예비못자리 시범사업을 우리 동네에서 시작했지. 그 때 생산한 못자리를 팔고 남으면 보상해주려고 군에서 예산도 세웠는데 그 예산을 한 번도 못썼어. 만드는 족족 팔려나가니까. 못자리가 남기는 커녕 부족했어. 그 예산 다 어디 갔는지 몰러.”

그의 말에서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김 씨와 복 이장은 웃었다. 장성리에 3년 전에 이사 온 초짜 농사꾼인 기자인 나도 웃었다. 왠지 어깨가 으쓱해졌다.

김명구 씨가 볍씨 소독을 위해 발아기에 볍씨를 담그고 있다.

▲ 김명구 씨가 볍씨 소독을 위해 발아기에 볍씨를 담그고 있다.


#2. 4월 28일 볍씨 소독

28일 오후 김 씨네 육묘장을 다시 찾았다. 드디어 벼 육묘의 첫 과정인 소독을 한단다. 

소독기 겸 발아기의 온도는 32℃를 가리키고 있었다. 목욕하기 딱 좋은 온도다. 볍씨도 발아기에서 48시간 동안 목욕을 하면서 때를 벗긴다. 키다리병 등 병충해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깨끗이 씻는다고 보면 된다.

물이 반쯤 담긴 발아기에 살균제 등 소독약을 탔다. 못자리 과정에서부터 ‘저독성’이지만 농약이 섞인 물에 볍씨가 담긴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사실 종묘사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종자들도 소독약품을 분사하거나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소독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우리는 약품 처리된 종자에서 나온 쌀과 채소를 먹는다. 농약을 사용하는 벼농사가 대부분인 현실에서는 흔한 일이다.

유기농 벼농사를 주로 짓는 김 씨는 “친환경, 유기농 논에 쓰일 볍씨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60℃ 이상의 물에서 고온소독 한다”며 “번거로운 작업이긴 하지만 값비싼 소독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을 줄 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기농·친환경용 볍씨는 홍동면에 있는 풀무영농의 쌀센터에서 친환경 소독과정을 거쳐 육묘장으로 옮겨 온다. 유기농 쌀은 볍씨 소독방법부터 다르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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