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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52년만에 99세·92세선생님 모시고 사은회

당진 성당초등학교 12회 동창 81명 중 15명 모여

2012.11.18(일) 03:16:16김기숙(tosuk4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석한 동창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에서 네 번째가 김하기 담임 선생님. 연세 90대 선생님이나 60대 중반 우리들이나 똑같이 늙어가고 있다.

▲참석한 동창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에서 네 번째가 김하기 담임 선생님. 연세 90대 선생님이나 60대 중반 우리들이나 똑같이 늙어가고 있다.



"제자 얼굴도 잊었는데 나를 찾아주다니 얼마나 고마운지…"

당진 성당초 12회 동창생들이 99세 교장선생님과 92세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사은회를 열던 날, 졸업 52년만에 만난 백발의 스승과 제자는 지나간 세월을 되돌리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충남 당진시 사기소동에 위치한 성당초등학교 12회 동창 81명은 2개 반으로 1960년도에 졸업했다.

초등학교 졸업후 형편이 어려워 상급학교를 가지 못한 동창생들이 더 많았다. 사는게 바빠 동창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 길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동네에는 백색전화가 드믄 드문 들어오고 동창들이 알음알음 연락을 하여 30여 년전 동창회를 시작했다.

그 때는 모두가 결혼을 해 자식들이 초등학교를 다녔다. 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되어 처음 만난 우리들은 서로의 얼굴을 몰라봐 돌아가면서 인사와 소개를 했다. 인사를 할 때마다 함성과 야유가 나오고 어린것이 벌써 저 만큼 컷다고 웃었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은 반가움에 학교에서의 추억담을 이야기 하느라고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그중에 제일 추억에 남는 것은 고무줄 끊은 남자애였다. 여자애들이 고무줄넘기를 하면 칼로 끓고 도망을 간 장본인이 참석을 한 것이다. 고무줄 값을 달라고 하자 돈을 벌어서 준다고 해 웃었다.

또 어느 동창은 겨울에 난로에 태우는 장작을 가지고 등교해야 하는데 못가지고 가서 눈밭에서 벌을 서기도 했단다.

동창회 때 마다 만나도 할 얘기는 실타래처럼 나온다. 60대 중반에 들어선 애도 있고 70을 바라다보는 애도 있건만 만나면 영락없는 초등학교 학생이다.

어느 날 동창중에서 강운선이라는 친구가 가끔 초등하교 교장선생님을 뵙는다면서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사은회를 하자고 제의를 했다.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그러자고 흔쾌히 승낙을 했다.


이날 식사와 선물을 담당한 당진 주유소 원종경 사장(왼쪽)과 대전에서 교편을 잡았던 김재범 선생님이 졸업앨범을 보고 있다. 졸업앨범을 사지 못한 동창들은 이날 앨범을 처음 보았다. 앨범 하나에도 가난했던  서러움이 깃들어있다.

▲이날 식사와 선물을 담당한 당진 주유소 원종경 사장(왼쪽)과 대전에서 교편을 잡았던 김재범 선생님이 졸업앨범을 보고 있다. 졸업앨범을 사지 못한 동창들은 이날 앨범을 처음 보았다. 앨범 하나에도 가난했던 서러움이 깃들어있다.



그리고 사은회가 열리던 날. 50년 만에 뵙는 교장선생님은 얼마나 늙으셨을까? 각 처에서 모인 동창 열다섯 명 은 당진 버스터미널에서 모여 식당으로 갔다. 강운선 동창이 두 분 선생님을 모시고 왔다. 오래 만에 불러보는 교장선생님이다. 얼마나 감회 새롭던지 인사를 하고 말문을 열지 못하고 한참은 침묵 속에 있었다.

박동원 교장선생님은 36세에 교장이 되어 우리학교로 처음 부임했다고 한다. 몇 달만 지나면 100세를 맞이하신다는데 요즘은 교회일로 바쁘시다고 했다. 일학년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김하기 선생님도 92세로 정정하셨다. 제자들 얼굴은 잊었지만 나를 찾아준것이 얼마나 뜻깊은 일인지 너무도 고맙다고 했다.

점식식사후 교장선생님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짤막하게 “참 사랑, 참된 사람들만 모였다“고 선생님답게 한 마디 하셨다.


담임이 아닌 교장은 평생 외로웠다고 하는 박동원 선생님(왼쪽).

▲담임이 아닌 교장은 평생 외로웠다고 하는 박동원 선생님(왼쪽).



식사를 하시면서 “교장은 참 외롭다”고 했다. 세상천지 어디를 가나 담임선생님은 찾아오지만 교장선생님을 찾아주는 학생들은 없다고 했다. 스승의 날 등에 제일 부러운 것이 그것이었단다. 제자들이 얼마나 무관신 했으면 외롭다는 표현을 하실까 늦게라도 찾아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졸업 52년만에 99세·92세선생님 모시고 사은회 사진

▲돌아 오는길에 학교에 들렀다. 운동회때 응원하던 그 자리의 소나무가 보고 싶어서 찾아갔다.

 


학생수가 적어 폐교가 될 뻔 해서 소나무를 학교측에서 팔았다고 한다. 이후 총동창회에서 찾아다 도루 심어놓은 소나무.  이후 학교도 음악 학교로 되살아나서 지금은 학생수가 많다고 한다. 반가운 소리다. 김재범 동창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학생수가 적어 폐교가 될 뻔 해서 소나무를 학교측에서 팔았다고 한다. 이후 총동창회에서 찾아다 도루 심어놓은 소나무. 이후 학교도 음악 학교로 되살아나서 지금은 학생수가 많다고 한다. 반가운 소리다. 김재범 동창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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