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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하산근린공원이 들려주는 5월 숲길 이야기

충남 홍성군 홍북읍 신경리 2157

2024.05.17(금) 04:47:31 | 경명 (이메일주소:jsh_letter@naver.com
               	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몇 해 전에 우연히 걸었던 하산근린공원 숲길 이야기가 궁금해 그리운 옛 친구를 만나듯 하산근린공원을 향해 길을 나섭니다. 하산근린공원 지도를 보면 하산공원은 긴 타원형 모양을 갖추고 있는데, 양 끝 지점에 생활체육공간, 전통 휴게마당이 있고, 두 공간 중간에 자연학습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공원 안쪽에는 각 테마공간을 오밀조밀하게 이어주는 멋진 숲길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저처럼 용봉산 자연휴양림을 이용하는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전통휴게마당을 거쳐 하산근린공원으로 들어옵니다.

2022년에 하산근린공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초행길이라 하산근린공원 주요 장소를 익히는데 집중하느라 하산근린공원 자연생태 이야기에 대해 깊이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훨씬 넓고 울창한 숲길을 가진 이곳에 어떤 자연생태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늘 궁금했지요. 드디어 오늘 그 이야기를 만나러 자연생태 탐방길을 시작합니다.

먼저 용봉산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하산정부터 첫 탐방을 시작합니다. 하산정 근처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면서 주변을 천천히 들여다봅니다.

하산정 ▲ 하산근린공원 하산정

우리 일상 속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참새이야기도 이곳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재밌습니다. 막 벌레 사냥을 마치고 의기양양해하는 참새이야기를 만나는 순간이 참 흥미롭네요. 잠시 후 어디선가 무리 지어 날아와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는 붉은머리오목눈이 이야기는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스테디셀러입니다. 그리고 하산정 하이라이트는 바로 하산정 부근에 우뚝 솟아 새하얀 꽃비를 흩날리는 5월 아까시나무 이야기입니다. 꽃이 주인공인 봄에서 신록이 주인공이 되는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화려한 꽃 풍경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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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정 인근에서 만난 참새와 아까시나무
▲ 하산정 인근에서 만난 참새와 아까시나무꽃 이야기

이제 본격적으로 하산공원 안쪽을 가로지르는 숲길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을 갖습니다. 숲 안쪽으로 들어오면 아래쪽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부처나비 여러 마리가 숲길 곳곳을 날아다닙니다. 원래 뱀눈나비과 녀석들은 인기척이 드문 깊은 산속을 좋아하는 나비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우스갯소리로 부처님 오신 날 바로 다음날인 이번 여행길에서 부처나비로 불리는 이 친구들 사진을 오랜만에 카메라에 담는 시간을 갖게 되어 무척 즐겁습니다. 

하산공원 숲길에서 만난 부처나비▲ 하산근린공원 숲길에서 만난 부처나비

여름 숲이 막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뻐꾸기 소리를 들으면서 숲길을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주변에서 뭔가 크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돌리면 어찌나 먹을 것을 잘 챙겨 먹었는지 살이 통통하게 오른 청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대 주변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잣과 같은 침엽수 열매를 열심히 먹은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하산공원 숲길에서 만난 청서▲ 하산근린공원 숲길에서 만난 청서

하산정을 출발해 생활체육공간이 있는 진입광장으로 이어지는 숲길 한 복판에 오면 군데군데 여러 침엽수 군락이 있습니다. 여기서 보통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텃새뿐만 아니라 4~5월 한반도를 지나다 쉬었다가는 여러 나그네새가 와 있는 걸 발견합니다. 상대적으로 워낙 경계심이 많은 녀석들이라 한 자리에 오래 앉는 법이 없이 왔다 갔다 해서 사진 찍기 참 어려운데 오늘은 운 좋게 멋진 쇠솔딱새와 제비딱새 사진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자연생태탐방을 하면서도 여태껏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새라 이  친구들을 처음 만나는 이번 여행길 의미가 더 크게 와닿네요. 처음 들어보는 쇠솔딱새와 제비딱새 소리를 최대한 많이 듣고 가려고 근처 의자에 앉아 쉬는 시간을 더 오래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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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공원에 머물고 잇는 쇠솔딱새(위)와 제비딱새(아래)▲ 하산근린공원에 머물고 잇는 쇠솔딱새(위)와 제비딱새(아래)

숲길을 일직선으로 쭉 따라 걸으면서 나오면 바로 진입광장 입구로 길이 이어집니다. 숲을 벗어나면 눈앞에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여기서부터는 여러 5월 꽃 이야기가 쭈욱 펼쳐집니다. 화려하게 핀 노란 금계국 꽃부터 시작해, 지칭개와 엉겅퀴와 같은 우리 풀꽃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막 자리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싸리나무도 꽃을 잔뜩 피웠고, 주변에서 가장 큰 나무인 일본목련도 우리나라 목련과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 독특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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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공원 진입광장 부근 풍경▲ 하산근린공원 진입광장 부근 풍경

야생딸기꽃과 서양에서 들장미라고 부르는 우리 찔레꽃도 지금 이 시기에서 이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 꽃입니다. 옛날이야기나 노래가사처럼 엄마 엄마 하면서 배고픈 날 따 먹었다는 찔레꽃은 뭔가 우리나라 고유한 깊은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해 정겨우면서도 뭔가 아련한 묘한 느낌을 건네주는 그런 꽃입니다. 찔레꽃 주변에 같이 피어있는 야생딸기꽃은 아쉽게도 열매를 맺기 위해 거의 다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몇 안 남아있는 꽃잎에서 꿀을 먹기 위해 열심히 날아오는 꽃등에 친구들 모습이 더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생을 위한 악착스러운 집착력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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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공원 : 찔레꽃과 야생딸기꽃▲ 하산공원 : 야생딸기꽃과 찔레꽃

이제 하산공원 외각을 이어주는 자연학습장 산책로를 걷기 시작합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습지는 메말라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군데군데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노랑꽃창포가 아쉬움을 달래줄 만큼 예쁜 풍경을 선물해 줍니다. 전날 내린 비로 깊은 웅덩이가 만들어져 있는 곳은 여러 잠자리가 드나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명당자리입니다. 여러 잠자리들 모두 반갑지만 특히 올해 처음 만나는 고추잠자리 녀석이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하산공원 자연학습장에서 만난 고추잠자리▲ 하산공원 자연학습장에서 만난 고추잠자리

공원 한 바퀴를 다 돌고 나서도 하산근린공원이 품고 있는 5월 숲 풍경이 너무너무 좋아서 바로 떠나는 대신 꽤 오랫동안 공원 숲길 구석구석을 걸어다녔습니다. 저처럼 하산근린공원에 살고 있는 무언가를 굳이 찾지 않더라도 숲길이 건네주는 힐링 순간에 집중하는 일만 즐겨도 즐거운 숲길여행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답니다. 이번에는 아쉽게도 봄꽃 풍경보다는 여름풍경에 더 가까운 시기에 방문한 터라 내년에는 여러 야생화가 화려하게 꽃 피우는 이른 봄 풍경을 만나러 다시 방문해 볼까 합니다.

하산근린공원 숲길 풍경▲ 하산근린공원 숲길 풍경


하산공원
충남 홍성군 홍북읍 신경리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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