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화창한 봄날에 아이들과 순성면에는 화유옹주 태실지로 역사탐방을 떠났습니다. 화유옹주 태실지는 네비에 황토낚시터를 검색하고 찾아가면 되는데요. 방문한 날은 벚꽃이 한창이라 입구에 주차를 하고 구절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구절로엔 봄잔치를 축하해 주 듯 벚꽃잎이 날리며 꽃길을 만들어줍니다. 벚꽃길을 사뿐사뿐 걷노라니 기분이 좋아 시나브로 콧노래가 흘러 나옵니다.





풍경에 취해 느린걸음으로 구절로를 따라 30여분 걷다보니 태봉산 아래 낚시터가 보입니다. 낚시터 주변에는 붉은 벚꽃이 활짝 피어있어 완연한 봄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낚시터 맞은편에 보이는 철탑 왼편에 화유옹주 태실지가 있는데요. 태실의 입지는 맥이 연결된 돌혈에 조성한다고 합니다. 태실지는 산정상에 우뚝 솟아 하늘을 떠받치는 듯 정갈한 곳을 택하는데요. 현재 태봉산 정상이 완만한 것은 철탑을 설치하면서 깎아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벚꽃이 반영된 낚시터 옆에서 아이들과 태실의 풍수론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눴는데요. 태실조성은 풍수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는 매장문화라고 합니다. 장태풍속은 태를 간수하는 법에 의해 길지를 택하여 수복을 기른다는 풍수사상에 기인하여 발생했다고 하네요. 풍수는 인간의 길흉화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풍수사상은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땅의 이치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로인해 선조들은 땅속에 살아 있는 정기가 사람과 서로 감응하여 복을 받는다고 믿었습니다.



태실은 양택풍수와 음택풍수를 절충한 복합적 성격을 가진 독특한 풍수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음택풍수는 죽은조상의 유골과 살아있는 후손의 기가 서로 감응한다는 설이고, 양택풍수는 주변의 기와 살아있는 사람이 같은기로 감응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태실은 내룡(종산에서 내려온 산줄기)을 중시해 음택풍수의 영향을 받아 입지를 선정했는데요. 반면 태실은 살아있는 당사자의 태를 묻기 때문에 음택풍수와 다르고 양택풍수 이론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풍수지리와 핵심이론인 동기감응론을 따르면 무덤을 조성하는 형식은 음택풍수와 같고, 주변의 기를 당사자가 받는다는 것은 양택풍수를 따랐다고 하네요. 이로써 돌혈에 해당되는 태봉산은 음택자리라 화유옹주의 태실지로 선정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낚시터에 멋스러운 벚꽃이 있어 감성을 살려 봄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사진으로 남겨 봅니다.





낚시터를 돌아가니 태봉산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이 나오는데요. 오르막길을 3분정도 오르면 양갈래길이 나오는데 우측 방향으로 올라 산허리로 접어드니 소나무숲 진한 피톤치드 향에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화유옹주는 영조의 총애를 받던 열째 딸로 귀인 조씨의 소생인데요. 화유옹주는 황인점(黃仁點)과 혼인하여 1남 1녀를 두었다고 합니다. 태봉산 정상에는 태실의 석물만 남아 있는데요. 화유옹주의 태실은 일제강점기 당시 현재 고양 서삼릉 경내로 이전 안치되었습니다.



둥근모양의 석물은 태함의 함신으로 개함부분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독특한 것은 태항아리를 안치하였던 태함 내부를 한쪽은 방형 다른 쪽은 원형으로 파낸것인데요. 이는 예산 광시(현재는 대흥으로 이전)의 화령옹주와 단양 대강의 화길옹주 태함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태함 우편의 석물은 태실비를 꽂은 대좌인데요. 태실이 완성된 후에는 태실을 기준으로 일정거리를 정하여 사방에 금표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금표지역의 외곽으로 화소지역이 존재했는데요. 금표지역과 화소 사이에 땅을 파고 달을 쌓아 해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금표구역과 화소구역 내에서는 관원을 두고 화재나 자연재해 인한 손상시 보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네요. 또한, 백성들의 경작, 가축 방목, 나무나 산나물 채취를 금지 했다고 합니다.





화유옹주 태실지를 탐방하고 하산해 낚시터 옆 논둑길을 걸어 보았는데요. 붉은빛이 만발한 벚꽃을 가득 품은 낚시터에서는 강태공들이 봄을 낚고 있습니다.필자도 사월의 멋진 풍경 속을 거닐며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 보았습니다. ㅎ





화유옹주 태실지 탐방을 마치고 태실비를 보기 위해 순성초등학교에 도착했는데요. 태실비는 태실이 훼손된 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던 비석을 학교 교정으로 옮긴 후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풍수설을 역이용하여 명산마다 조선왕조의 기운을 쇠하게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만행을 행했는데요. 만행은 조선왕조의 태봉에까지 미쳐 태실은 수난을 당합니다. 전국의 태실에서 태를 담았던 조선 백자들은 거의 모두 도굴을 당했고요. 도굴 후에도 태실 주변에 신작로를 내면서 태실을 훼손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태실이 있던 명당자리에 일제시대 권력가(조선인, 일본인)들의 무덤이 들어앉기도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내일의 미래가 된다고 하지요. 수많은 오늘이 우리의 미래가 되어 역사로 기록되겠지요. 오늘 만난 화유옹주 태실지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어 미래의 문화자원으로 역사속에 자리매김하길 기대합니다.


화유옹주 태실지
충남 당진시 순성면 성북리 205 황토낚시터 인근

화유옹주 태실비
충남 당진시 순성면 순성로 473 순성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