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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공주 공산성 잠종냉장고 위에서 낯선 풍경을 마주하다!

충남 공주시 금성동 65-3

2024.03.14(목) 12:21:22 | 희망굴뚝 ‘友樂’ (이메일주소:coke4856@hanmail.net
               	coke4856@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작년 여름 있었던 집중호우로 피해를 심하게 입은 공주 공산성을 다녀왔습니다. 수해 이후에도 2~3차례 다녀온 일이 있지만, 공주 공산성에서 가장 멋진 뷰를 보이는 '공산정(公山亭)'으로 가는 둘레길이 통제되고 있어서 한동안 발길을 끊고 있다가 보수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는지 궁금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공주 공산성 금서루 일대
▲ 공주 공산성 금서루 일대

공주 공산성 공산정으로 가는 둘레길은
▲ 공주 공산성 공산정으로 가는 둘레길 출입은 금지된 상태다.

공주 공산성의 서쪽 문루인 금서루(錦西樓)에 올라 먼저 살핀 것은 좌측 언덕 꼭대기에 있는 공산정으로 오를 수 있는지 없는지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직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 뒤로 팬스가 둘러쳐진 그대로였습니다. 출입금지 문구 아래 '보수 예정'이라고 적힌 걸로 봐서 공산정에서 금강을 조망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쌍수정으로 가는 둘레길에서 내려다본 금서루 일대
▲ 쌍수정으로 가는 둘레길에서 내려다본 금서루 일대

금서루에서 공산정으로 이동할 수 없어 쌍수정이 있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성곽길에 서서 보니, 공산성방문자센터와 도로 맞은편의 '백미고을 음식문화거리'가 보입니다. 겨울볕과는 다르다고 느껴지면서도 칼바람이 불어대는 통에 몸이 얼어서 공산성을 내려가는 대로 따뜻한 국물 요리로 속을 데우고 귀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산정
▲ 공산정

그리고 나서 금서루 너머 멀리 서 있는 공산정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공산정은 금서루 좌측 언덕 꼭대기에 세워진 정자입니다. 한동안 이름 없는 상태로 있다가 2009년에 편액이 걸리면서 '공산정'으로 명명되었습니다. 전술한 것처럼 금강과 금강교, 공주 강북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공산성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소로 꼽히는 곳입니다.

쌍수정으로 가는 둘레길
▲ 쌍수정으로 가는 둘레길

쌍수정으로 가는 둘레길에서 내려다본 공주 원도심
▲ 쌍수정으로 가는 둘레길에서 내려다본 공주 원도심

공산정을 보고 나서 다시 서문쪽 성곽길을 걸어니, 멀리 조선시대 천주교인들의 순교지인 '황새바위'며 중부지역에서 손꼽히는 전통시장인 '공주산성시장' 일대가 조망됩니다. 남쪽에 가까워지니 공주중동성당의 뾰족한 첨탑이 보이고, 그 맞은편으로는 조만간 화려한 벚꽃이 만발할 충청남도역사박물관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추정왕궁지 6차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공주 공산성 쌍수정 일대 1
▲ 추정왕궁지 6차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공주 공산성 쌍수정 일대 1

추정왕궁지 6차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공주 공산성 쌍수정 일대 1ㅊ2
▲ 추정왕궁지 6차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공주 공산성 쌍수정 일대 2

그곳에서 몇 걸음 더 걸어나가니, 6차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공주 공산성 추정왕궁지 현장이 나타났습니다. 안내문에 의하면 2023년 8월부터 시작되어 2024년 2월까지로 발굴 기간이 명시돼 있었으나, 발굴조사가 끝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주 공산성 둘레길에서 본 쌍수정 일대
▲ 공주 공산성 둘레길에서 본 쌍수정 일대

충청남도역사박물관, 동학사와 함께 쌍수정 일대는 공주에서 벚꽃 명소로 알려진 곳입니다. 그렇다 보니 쌍수정 일대 추정왕궁지 발굴조사가 유의미했지도 궁금하고,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발굴조사가 끝나게 될 지 그 또한 궁금했습니다. 희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영은사(靈隱寺) 전경
▲ 공산성 공주 잠종냉장고 상부로 가면서 내려다본 영은사(靈隱寺) 전경

쌍수정이 보이는 곳을 지나 잠시 후 진남루(鎭南褸)에 이르렀습니다. 진남루는 공산성의 남문이자 정문으로 조선시대에는 삼남(三南, 남쪽의 3도인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의 관문이었던 곳입니다. 진남루에 도착하고 나서 성곽길을 따라 영동루(迎東樓)로 갈 지 진남루를 내려가 공주산성시장을 둘러볼 지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최근에 잠종냉장고 이전을 두고 논쟁이 있었던 일이 기억나 1972년 12월에 준공됐다는 쌍수교(雙樹橋) 밑을 지나 영은사 쪽으로 걸어보았습니다.

공주 공산성 잠종냉장고 위쪽에서 본 풍광
▲ 공주 공산성 잠종냉장고 위에서 본 풍광

공주 공산성 잠종냉장고
▲ 공주 공산성 잠종냉장고

경주 석빙고는 1738년(영조 14)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 월성의 북쪽에 축조한 조선시대의 화강석제 얼음창고로 1963년 1월 21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 경주 석빙고는 1738년(영조 14)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 월성의 북쪽에 축조한 조선시대의 화강석제 얼음창고로 1963년 1월 21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영은사 가는 길과 공북루(公北樓) 가는 길로 나뉘는 갈래길 정면에 작은 언덕이 보였습니다. 공주 공산성을 찾으면 주로 둘레길 코스로 다녔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곳이었는데, 알고 보니 공산성 공주 잠종냉장고(蠶種冷藏庫) 상부였습니다.

공주 잠종냉장고는 충청남도에 있는 잠업 농가에 누에 씨를 보급하기 위해 만든 지하 저장시설을 말합니다. 1914년 충남잠업강습소가 공주에 생기면서 누에를 치는 보관소와 뽕밭이 새로 조성되었으며, 누에의 부화를 늦추기 위해 공산성에 잠종냉장고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공산성 내에 잠종냉장고가 있는 지역을 '빙고재'라고 하는데, 『공산지(公山誌)』에는 공산성 안에 빙고가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며, 이로 미루어 이 지역이 조선시대 빙고(氷庫) 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최근 공주 잠종냉장고의 개방 여부와 사적지 내에 있는 근대유적을 계속해서 지금의 자리에 두어야 하는 지를 놓고 논의되고 있는 듯합니다.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위원회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개방 여부는 경주 석빙고와 같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고는 하나, 개방했을 시 뒤따르는 문제가 없는지 충분히 논의와 검증을 거쳐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주 공산성 잠종냉장고 일원에서 본 만하루와 연지
▲ 공산성 공주 잠종냉장고 일원에서 내려다본 만하루와 연지

공주 공산성 잠종냉장고 일원에서 본 공주대교 일대
▲ 공산성 공주 잠종냉장고 일원에서 본 공주대교 일대

공주 잠종냉장고를 둘러보고 나서 다른 때와 달리 영은사로 내려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잠종 냉장고에서 영은사 앞의 만하루와 연지를 내려다보고, 공주대교가 보이는 금강을 조망한 후 진남루를 통해 귀가하는 것으로 공산성 나들이 일정을 마쳤습니다.

공주 공산성 진남루 일대
▲ 공주 공산성 진남루 일대

금서루에서 공산정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의 출입이 금지되지 않았다면 금서루-공산정-공북루-공산성 공주 잠종냉장고-영은사-만하루(연지)- 광복루-영동루-진남루-쌍수정-금서루 코스를 밟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금서루에서 공산정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막히고 나서는 이러한 루틴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공주 공산성에서 몰랐던 곳을 둘러보게 되고, 낯선 풍경과 조우하는 행운도 누리는 듯합니다.

지난해 폭우 이후로 공산성 이곳저곳에는 눈에 거슬리는 설치물들이 보입니다만, 여전히 역사·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공산성은 자리해 있고, 멋진 뷰를 자랑하는 곳 또한 건재하니 성큼 가까이 다가와 있는 봄날에는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공산성
충남 공주시 금성동 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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