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면 가끔 지역내 볼만한 전시관을 찾고 있는데  천안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천안미술 1951-1989'전시전 포스터를 보고는 얼른 달려가 보았다.



이번 전시는 2024.2.27~5.5일까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천안지역 현대 미술사를 집대성한 전시로 '천안미술 1951-1989 기록과 기억으로 말하다' 라는 주제로 열린다. 미술관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천안미술사 정립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시도한 천안 시립미술관의 첫번째 아카이브 전시전이다.



천안미술사 연구의 첫 결실이라고 하니 지역민들이라면 꼭! 한번 관람 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전시기간도 꽤 넉넉하니 시간날때 한번 들러봐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전시를 위해 천안시립미술관에서는 2021년부터 지역의 전시공간이나 전시기록 ,작가활동이 담긴 자료들을 조사, 수집하고 지역의 언론사를 비롯한 출판물 등에서 찾아낸 기록이 갖는 유기적인 관계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특히 이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천안미술을 연대기적 맥락에서 시대별 계보시술을 통해 해방 이후 지역미술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되는지를 전반적으로 조명하였다.



이번 전시를 위해 故 김영천, 한주섭, 현남주등 천안의 원로 작가들은 도록과 리플렛, 포스터, 단행본 등 소장자료 580여점을 기증하는 등 지역 미술사연구를 지원했다고 한다. 그외 강관옥, 김관진 변영환, 신양섭, 이종각 등 22여명 작가들의 작품 약43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주로 대한미술대전이나 미술전람회 등에서 입선, 특선한 작품 등 도록에 자료가 남은 작가를 위주로 선정하였다고 한다.



천안시립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면 2층과 3층으로 총 두층으로 나누어 전시가 펼쳐진다. 천안미술을 10년 단위로 태동, 성장, 확립, 확산 이렇게 4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해방이후 지역 미술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되었는지를 조명한다.



'김화경 천안미술의 태동을 주도하다'

천안시립미술관은 1951년 지역신문에 처음으로 기록된 故 김화경 화백 등이 기획한 전시후방 미술전람회를 천안미술의 시작으로 보았고 김화경이 결성을 주도한 지역 최초의 모더니즘 미술그룹인 '녹청회'의 활동은 천안미술 태동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국전에 출품한 김화경 화백의 수제자인 이씨의 조각작품도 전시되어 있는 모습이다.





각각의 작품들을 감상하다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그 시절의 시대상을 많이 반영한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은 농번기 시대였으니 소가 꽤나 친숙한 동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소의 순간적인 동작과 시선,근육등을 표현한 수묵화는 1976년 조중현의 작품으로 농묵과 담묵으로 각각의 소를 표현하여 공간감을 나타내었다.





1970년대 천안미술은 1976년 한국미술협회 천안지부의 창립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였다. 회원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작가간 창작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초창기부터 활동한 신양섭, 강관옥,인영선, 김영천, 김재선 등이 국전과 충남미술대전에서 활약하며 지역미술의 기반을 넓혔고 전영화와 이종각이 중앙에서 추상과 전위적 조형성을 지향하며 현대미술이 주요 작가로 이름을 알린 시기다.





특히나 이종각 작가님의 이름은 익숙한데 천안 리각미술관의 관장님이기도 하여 친숙한 느낌이다. 가끔 차 마시고 미술관람도 할 수 있는 리각미술관을 찾기도 하였다. 미술관 외부에 전시되어 있는 청동 작품들이 꽤나 멋스러워 포토존으로도 많이 활용하였는데 이곳에도 청동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반가웠다. 이종각님은 재료와 기법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았던 조각가이자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공간에 대응하는 새로운 조형성을 탐구한 한국 2세대 모더니즘 조각가로 두각을 나타낸 분이라고 한다. 이름만 알고 있었던 분들의 새로운 정보를 이곳에서 발견하니 뜻깊은 시간이였다.





천안은 1980년대에 이르러 지방 중도시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지역 내 설립된 대학에 미술관련 학과가 개설되는 등 도시의 확장과 함께 미술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였다고 한다. 천안미협외에 신세대, 천안여류작가회등 각종 미술그룹이 잇따라 탄생하면서 이들을 수용할 다양한 전시공간이 함께 조성되어 천안미술의 새로운 도약이 되었던 시기다.





그 시대의 전시 포스터들과 리플렛, 그리고 천안문화원 소식지 등도 전시되어 있는 모습이다. 모든 문화가 다 그러하듯이 이번 전시전을 둘러보고 든 생각은 역시나 현대 미술사 또한 중앙 중심의 연구와 서술이 이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지역 미술사 연구가 활발히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천안시립미술관
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종합휴양지로 185

 '천안미술 1951-1989 기록과 기억으로 말하다'
 - 전시기간: 2.27~5.5
 - 관람일시: 화~일요일 10~18시( 월요일 휴관)
 - 관람료: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