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아 아이들과 마실 가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한진포구를 방문했습니다. 한진포구는 당진시 북동쪽에 있는 포구로 평택항을 마주하고 있는데요. 서해안고속도로의 송악IC와도 가까워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곳 중 한 곳입니다. 



한진포구는 조선 시대에 아산만의 대진으로 반대편 평택의 만호로 나룻배로 건너 다녔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으로 숭어 어란, 준치, 삼치 등을 남진환(南進丸)이란 50톤급 증기선으로 실어 나르기도 했다고 해요. 수산사[수협]와 헌병 주재소가 있었는데 한진장이 5일장으로 열리고, 1960년 대 말까지 인천과 정기적으로 여객선으로 다니던 큰 포구였다고 합니다. 이후 도로 교통이 발달되고 삽교천 방조제와 아산만 방조제가 잇따라 개통되면서 한진포구는 점차 쇠퇴했는데요. 현재는 포구의 명맥을 유지하며1년에 한 번씩 한진 바지락 축제와 풍어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마침 밀물이 밀려오는 시간이라 플라스틱 선착장엔 어선이 많이 보이지 않네요. ‘서해대교’와 그 뒤로 보이는 ‘부곡공단’이 색다른 서해바다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가까이서 바다도 보고 어선구경도 하고 싶어 선착장으로 내려가 보았는데요. 선착장이 바다 한가운데 부표처럼 떠있어 배위에서 걷는 느낌입니다. 바람이 전해주는 짭쪼름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아이들과 사진도 찍고 크게 쉼호흡을 하며 짭쪼름한 바다내음을 맡으니 일상의 상념들이 파도에 씻겨가는 것 같네요.



한진포구에는 항구에 떠있는 고기잡이배 사이를 자유로이 활개치며 나는 갈매기들이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새우깡 한 봉지 사서 손에 들고 있으면 갈매기들이 어디선가 모여 드는데요. 새우깡을 던져주면 쏜살같이 날아와 야무지게 먹고 간답니다.



한진포구 주변에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데요.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숙소도 많이 있고 카페도 있습니다. 바닷가 근처 숙소들은 모두 바다 방향이라 객실에서 내려다보는 조망과 일출, 일몰이 장관이라고 하네요.서해바다로 여행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진포구 인근에는 수산물 먹거리가 풍부한 작은 규모의 시장이 있는데요. 해삼, 멍게, 바지락, 키조개, 개조개, 소라, 광어, 우럭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굴과 바지락을 까고 계셔서 사진을 찍겠다고 허락을 구했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시네요.





이 작은 시장은 사시사철 변화하는 한진포구의 풍경처럼 세월의 흐름에 발맞춰 살아오신 할머니들의 모습이 특히 정겹습니다. 이 작은 공간에서 계절마다 바다에서 채취한 굴, 바지락 그리고 다른 해산물을 내놓고 판매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 어떤 위인보다 당차고 위대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닷가라 손질한 농어를 해풍에 말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꾸덕꾸덕 말린 농어는 얇게 썬 무와 대파, 양파를 넣고 쌀뜨물에 새우젓으로 간 해서 오래 끓이면 사골국처럼 뽀얀 국물이 나오는데요. 농어의 비릿한 바다 내음과 뼈에서 우러난 시원하고 고소함, 쌀뜨물의 구수함, 새우젓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엮어내는 절묘한 맛을 낸답니다.







백사장과 암석이 있는 해안가에는 데크 산책로가 있어서 바다를 더 가까이 느껴 볼 수 있는데요. ？바람개비 길을 따라 바다 데크길을 걷습니다. 데크길을 거닐다 보니 데크 난간 사이로 예쁜 배그림과 글귀를 쉽게 찾아보실 수 있는데요. 한진포구와 관련된 내용과 문학작품들이네요. 한진포구의 멋진 풍경을 보는 즐거움과 더불어 새로운 정보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솔찬합니다.





한진포구 데크길은 조석 간만의 차와 험난한 지형으로 접근이 어려운 연안 공간의 자유롭고 편안한 이용을 위해 조성되었는데요. 215미터 구간의 해변 산책로 데크길은 난간에는 조명이 설치 되어있어 야간에 더 운치가 있다고 합니다. 전망대는 화려하지 않은 전통적인 한옥 느낌으로 2층으로 조성되어 있는데요.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전망대에서는 서해의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 서해대교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사진 명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한진포구 해변데크길은 한진포구 해양파출소에서 시작해 전망대까지 산책할 수 있는데요. 이 해안데크길은 고대 근린공원까지 이어집니다. 마침 길이 열려 있어 고대 근린공원 방향으로 걷다보니 돛단배 모양의 조형물이 보입니다.







돛단배 형상의 조형물에 도착하니 타원형의 양갈래길이 나오는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조성되어 있고, 밀물이 몰려오는 방향으로 난 데크길도 있습니다. 양갈래 데크길을 이어주는 서해대교를 형상화한 다리도 설치되어 있어 걸어보았는데요. 마치 바다 위를 걷는 것처럼 약간의 스릴도 있고 운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물 멍을 하고 있네요.







고대근린공원 입구에서 호기심 많은 아이들과 바닷가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갯바위에는 김도 보이고 파래가 많이 있어 과거 한진에 어족자원은 물론 해조류가 풍부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한진포구는 바다 경치 뿐만 아니라 인근에 수산물 먹거리가 풍부한 식당, 수산시장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바다 경관만 보고 가시기 아쉬워 한진포구 입구 식당에서 모듬회와 석화구이, 해산물 칼국수를 주문해 먹었는데요. 일반 횟집에서 먹던 회와 달리 두툼해 쫄깃쫄깃 씹히는 식감도 좋고 산낙지, 해삼, 간재미 무침, 샐러드 등 밑반찬도 풍성한 찐 맛집이었답니다. 특히 어묵 탕 맛이 일품이라 울 아이가 맛있다고 더 달라고 하니까 서비스로 더 주시네요. 휴일에 아이들과 여행도 하고 맛있는 수산물을 먹을 계획이 있다면 아름다운 바다 경관과 수산물을 즐길 수 있는 한진포구 방문을 추천합니다.


한진포구
충남 당진시 송악읍 한진리 9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