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곳 '서천문화예술창작공간'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 회원들이 다목적홀에서 공연준비에 한창이다.
일제강점기 식량수탈의 증거이자 상징인 장항항 미곡창이 근대역사의 중요한 흔적을 남기며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충남 서천군의 대표적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 전경.
금강과 서해를 끼고 있는 서천군 장항항은 일제강점기 172만㎡(52만평) 바닷가를 매립해 만든 곳입니다. 1920년대부터 충남과 경기에서 수탈된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곡물 출항의 중심지로 역할을 위한 것입니다. 쌀 수탈은 1931년 장항선 철도가 개통되고 1936년 조선제련(장항제련소)가 설립되자 더욱 강화됐고 장항항에는 더 많은 미곡창고가 지어졌습니다.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으로 리모델링 미곡창 전경.
장항항 미곡창고는 광복 이후에도 도선업과 수산업으로 번창했지만, 장항제련소의 가동 중단 등 장항역 운송 분담마저 줄어들자 쇠락을 거듭하다 세월의 풍상 속에 대부분 사라지고 장항읍 장산로 232번지 미곡창고만 옛 흔적을 지니고 남았습니다.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 창작실.
한동안 잊혔던 이곳은 2012년 7월 공장미술제를 계기로 회화, 조각, 영상 등의 젊은 작가 130여 명이 참여해 미곡창고와 어망공장 등을 이용한 시험적인 예술창작 무대로 활용하면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천군에서는 도시재생사업으로 2013년 과거 흔적을 소중히 간직하도록 원형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 동아리 연습실.
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은 공연과 작품전시, 체험까지 경험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2014년 인형극단 · 연극 패 · 전시팀 등으로 구성된 지역 예술인들에 의해 시범사업을 거쳐, 현재 체험 카페 · 다목적홀(공연장) · 전시장 · 회의실 등의 공간이 갖춰져 있다.
▲ 일상과 예술을 연결하는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
미곡창고는 매우 독특한 건축기법으로 견고하게 지어졌는데 내부에는 H빔을 대신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굵어지는 콘크리트 기둥을 세우고 상부에는 목조로 짠 천장 골격을 갖춘 건축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의 콘크리트 기둥 구조.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의 콘크리트 기둥과 목조 천정골격.
문화예술창작공간에 들어서면 내부 공간의 벽면을 따라 옛 장항의 모습을 간직한 ‘장항 옛 이야기’ 사진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에 전시중인 장항의 옛모습 1.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에 전시중인 장항의 옛모습 2.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행사의 준비와 연습 장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지역축제에 맞춘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장항항 꼴·갑(꼴뚜기·갑오징어) 축제 기간에는 ‘장항 옛 이야기 展’과 중고제 우리 소리 한마당, 섬유채색화, 틴틴 소잉(재봉)교실, 선셋음료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창작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 공연장 전경.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 다목적 쉼터.
갤러리 입구 기둥에는 소유주가 바뀐 시점의 특정한 날을 기념하는 문형을 볼 수 있습니다. 체험 카페에서는 체험 행사 등을 통해 참여자들이 직접 만든 수제품이 전시되고 있다. 지금은 천(직물)아트’가 전시 중입니다. 야생화를 비롯하여 들풀, 들꽃, 화려한 장미까지 천이나 기와, 나무, 고무신 등에 지워지지 않는 특수 물감으로 나만의 꽃을 그려 전시하는데 체험행사는 인근 전북 군산지역에까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의 연대기.
▲ 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 천(직물)아트가 창작실에서 전시중이다.
갤러리와 다목적 홀에는 연중무휴 기획 전시회가 열립니다. 지난 13일부터 오는 10월 8일까지 ‘금강’을 주제로 ‘흐르는 길, 유동하는 지대’가 다목적 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 기획전에는 서울과 충남의 강경, 부여, 서천 등 3개 지역예술가, 기획자들이 전시, 공연, 이야기 자리 등 다양한 예술 교류로 신(新)문화권을 형성하는 시도입니다. 금강을 중심으로 사라진 길과 새롭게 생겨난 길, 그로 인해 변화한 삶의 모습을 되짚고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삶터에 대한 연기적 과정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서천군 문화예술창장공간에서 열리는 '흐르는 길 유동하는 지대' 포스터.
▲ 서천 구석구석 스템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