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운산면 용장리 용장천 해바라기꽃을 보려면 7월 초, 중순에 오세요.
▲ 다리 아래 해바라기꽃 그림이 선명하다.
▲ 서산공업고등학교 표지판이 바라다보이는 용장천
▲ 2023년 7월 31일 오후, 해바라기꽃 수확중
서산공업고등학교 근처 다리 아래로 주차할 수 있는 너른 공간이 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노란 해바라기밭이라면 바로 저 곳일 텐데, 그 자리에 꽃은 없고 사람들이 모였다. 하얀 천막 아래로 울퉁불퉁한 트랙터가 뭔가를 실어 나른다. 트럭도 한 대 서 있다. 아뿔싸! 가는 날이 장날이 되었다. 하루 전에만 왔어도 아니, 오늘 오전에만 왔어도 해바라기를 만났을 걸. 그 몇 시간 상관에 해바라기 밭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었다. 허탈한 마음에 올려다 본 용장천 다리 아래 노란해바라기 그림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 무더위를 날려주는 다리아래 그늘
▲ 기운 찬 환삼덩굴
뙤약볕 아래 바닥을 기는 환삼덩굴 기운이 그대로 느껴진다. 용장천의 ‘해바라기꽃밭’은 운산면 주민자치회 자체사업으로 새마을협의회와 같이 조성한 곳이라고 팻말의 알림글에 써 있다. 꽃이 피면 벌이 모여드니 벌 쏘임에 조심하라는 글도 보인다. 해바라기꽃밭으로 마침 관계자분이 지나갔다.
▲ 해바라기꽃밭 앞의 알림글
“오늘 새마을협의회에서 해바라기를 수확하는 날이에요. 해바라기를 보러 오신 것 같은데 조금 일찍 오셨으면 좋았을걸요. 내년에 오시게 되면 7월 초나 중순께 오세요. 여긴 작년부터 조성한 꽃밭인데 생각보다 외지에서 많이들 찾는 것 같아요. 사진 찍는 분들이 꽤 있더라구요.”
▲ 패잔병처럼 누워있는 해바라기가 꽃은 없고 가지만 남았다.
꽃밭은 길게 누워있는 해바라기 가지들이 목 잘린 패잔병처럼 누웠다. 내년엔 잊지 않고 꽃이 만발했을 때 올 수 있을까. 저렇듯 쓰러진 모습을 보니 한여름 성성하게 황금처럼 빛났을 해바라기를 보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렬해진다.
해바라기꽃밭이 펼쳐진 곳을 떠올리면 70년대 고전영화 한 장면이 오버랩 된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없이 이어지는 해바라기와 소피아 로렌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선플라워>이다. 2차 세계대전 무렵을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영화. 해가 있는 방향으로 하염없이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마치 그녀의 상징으로 다가왔고, 남편을 찾아 헤매는 소피아 로렌의 표정연기는 그녀 아니면 저 장면이 가능할까 싶었던 영화다.
▲ 해바라기밭으로 가려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다리 아래 이 길을 건너야 한다.
▲ 돌탑 두 개가 길을 사이이 두고 서 있다.
두 개의 돌탑이 서 있는 공원길은 용장천 해바라기꽃밭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랬다. 그곳은 다리 아래 시원한 바람을 벗어난 곳이어서 햇살이 더 뜨거웠다. 군데군데 포토존이 마련되어 가족들의 추억어린 장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가족으로 보이는 세 사람이 셀카를 찍었다. 해가 얼추 누그러지면 굳이 해바라기꽃밭이 아니더라도 용장천을 걷기엔 심신의 힐링이 충분할 듯싶다.
▲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들 사이로 한 가족이 걸어간다.
▲ 벽화거리가 시작되는 마을
벽화거리안내도를 따라 확인하며 걷는 길은 아무래도 다음 2024년 여름으로 미뤄야겠다. 해바라기꽃과 돌탑포토존에서 사진찍고 벽화거리를 걷는 건 남겨놓기로 한다. 즐거움이 더 풍성해질 그 날의 즐거움을 위해!
해바라기꽃밭
서산시 운산면 용장리 670-1 공영주차장 맞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