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계룡의 대표 관광지인 '계룡 9경'에 속해 있는 '사계고택'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34호로 지정되었다가, 고택 경내의 부속 공간들 전체를 도 기념물로 지정하여 보존하고자 유형문화재 지정을 해제한 후 현재는 충청남도 기념물 190호로 관리되고 있는 곳입니다. 처음 사계고택을 방문하게 되면, 놀라운 속도로 발전된 계룡시 번화가를 지나 금방 당도할 수 있는 곳에 있어 어떻게 보면 세월이 참 빠르게 흐른 것 같은 느낌이 드실거에요. 

그도 그럴것이, 수도권이나 기타 지방에 있는 많은 고택을 보면 시내와는 조금 떨어진 외진 곳이나 혹은 산기슭, 하천 주변에서 고택을 찾을 수 있는데 사계고택은 계룡시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보통의 조선시대 사대부집 가옥들은 대부분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변이 '한옥마을'스러운 느낌을 풍기는데, 사계고택 주변에는 큰 도로도 많고, 고층 공동주택들도 많아 전반적인 도시개발이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사계고택은 이렇게 접근성도 매우 뛰어난 측면이 있지만, 누구나 운영시간 내에 자유롭게 입장하여 고택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출입이 어렵거나 혹은 입장료가 있는 고택을 생각하셨다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열린 고택'이라는 느낌에 관람 내내 부담감이 없으실 꺼에요. 

고택 뒤편으로 계룡시의 많은 아파트가 보입니다. 사계고택은 약 2,800여 평에 달하는 넓은 대지에 대문채, 은농재, 행랑채, 안채, 그리고 뒤에 가묘가 있으며 문화관광해설사님 설명으로는 별관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사계고택이 자랑하는 '면적'은 전국의 어느 고택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형이라고 자랑을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이 '영당'의 존재만으로도 사계고택의 진면목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계 김장생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 출상하기 전까지 이곳에 시신을 모셨던 곳이라고 하고요. 보통 이 '영당'이 보존되어 있는 고택이나 사찰 등을 많이 찾아볼 수 없기에, 사계고택 내 영당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봤던 영당은 경상북도 의성에 있는 고운사 내에, 영조대왕의 영당을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만큼, 비교적 원형을 잘 유지 및 보존하고 있다는 점과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예학자로 명망이 높았던 사계 김장생의 이야기를 같이 만나볼 수 있어, 한창 공부하는 아이들과 학생들에게도 좋은 견학 장소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자식인 김집, 그리고 우암 송시열과 동춘당 송준길 등 후학을 많이 양성하였고 조선을 대표하는 문인들 중에서는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로 김장생 선생을 많이 얘기하곤 합니다. 

사후에는 영의정에 추증되고 문묘에 배향되기도 했던 김장생은 낙향 후 이 곳 사계고택에서 말년을 보냈는데요. 1602년에 건립한 사계고택에서 은농재와 사랑채, 안채, 별장, 회화나무를 심은 연못 등에서 여생을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사계고택 내부에 있는 부속건물들은 현재 '전시공간'으로도 활용디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평일에는 방문객이 적어 전시공간이 소등되어 있더라고요. 상주하시는 문화관광해설사분께 부탁하여 전시관 관람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사계고택은 별도의 주차공간은 없어서, 진입로 주변에 차량통행이 서로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주차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데요. 동절기에는 관람종료시간이 1시간 당겨서 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합니다. 매주 월요일과 양대 명절 당일, 그리고 법정공휴일의 다음날은 휴문이니 방문 전 참고하시고요. 

편의시설로는 공중화장실을 갖추고 있고, 최근에는 야외 휴게공간에 대한 정비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고택 내부는 실내화를 신거나 신발을 벗고 안을 구경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나쁘지 않지만, 고택 외부에 휴게공간이 잘 조성되어 앞으로 관람객들의 관람 편의도가 높아질 예정이고요. 
 

사계고택 입구에는 '사계 솔바람길'이라는 둘레길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김장생 선생의 '호'를 따서 조성한 둘레길로 왕대산 정상과 모원재 등을 거쳐 약 3km내외의 길을 걸어 사계고택으로 돌아오는 코스인데요. 날씨가 조금 선선해지면 천천히 걸어보고 다시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사계고택은 그 주인공과 역사이야기, 넓은 면적이 주는 개방감도 좋지만, 무엇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조선 중기 거대한 고택이 주는 고즈넉함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사계고택
충남 계룡시 사계로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