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은 매년 ‘천안흥타령춤축제’를 개최할 정도로 춤과 흥에 진심인 도시입니다. 흥과 춤 하면 풍물이 빠질 수 없는데, 지난 3월 4일부터 시작된 2023 삼거리토요상설무대는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과 천안시립무용단의 전통예술 명품공연을 즐길 수 있는 상설 공연입니다. 6월 24일까지 총 17회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고,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천안박물관 공연장에서 무료로 무대를 열고 있습니다.


▲2023 삼거리토요상설무대

천안시가 운영하는 공공 예술 조직 천안시립예술단은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천안시립합창단, 천안시립교향악단, 천안시립무용단, 천안시충남국악관현악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중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의 공연은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여 가장 호응이 좋습니다.



2023 삼거리토요상설무대는 매주 토요일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과 천안시립무용단이 번갈아서 무대를 올리고 있어 원하는 공연을 보려면 천안시립예술단(artcheonan.kr) 홈페이지에서 공연 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8일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의 공연을 보고 왔는데, 매번 공연 때마다 작품과 특별 무대가 달라져 매주 가서 봐도 늘 새롭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토요일 2시 천안박물관 무료 공연

보통 공연을 보러 가면 사진도 맘대로 찍지 못하고, 조용히 앉아서 소리도 낼 수 없을 정도로 꽤 진지한 모습뿐입니다. 하지만,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서한우 예술감독은 가족이 와서 아이와 함께 편하게 공연을 즐기다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흥이 나면 소리도 지르고, 사진도 맘껏 찍어서 SNS에 올려달라고 말합니다.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서한우 예술감독

마음 편하게 공연을 즐기다 보니 더 흥이 오르고, 함께 소리 내어 웃게 되고 절로 박수가 쏟아져 나옵니다. 지난 4월 8일 공연은 설장고와 짝쇠, 고창 소고춤(성유경), 사물 판굿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사회자의 재치 있는 설명에 아이들도 자지러지게 웃으며 얼쑤~ 좋다!를 외치며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낯선 용어일 수도 있는 설장고, 짝쇠, 소고춤, 판굿, 버나, 열두발 등을 사회자가 공연 시작 전에 쉽게 풀어서 말을 해주니 편하게 무대를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서한우 예술감독은 풍물 역시 대중예술에 속하기 때문에 내가 편안하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합니다. 흥의 민족답게 스스로 흥을 느끼면서 마음을 열고 공연을 즐겨주길 바란다고 합니다.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사회자

첫 무대는 설장고와 짝쇠로 4대의 장구로 다스름 굿거리, 자진모리장단, 휘모리장단 순으로 전개하여 점차 빨라지는 박자가 매력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물악기로 신명 나게 연주하면서 마무리를 합니다.

▲설장고와 짝쇠

시끌벅적한 무대에 혼이 쏙 빠지는 듯하지만, 무대가 어렵지 않으니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고 곳곳에서 좋다는 소리로 화답을 해줍니다.

다음은 고창 소고춤으로 머리에 고깔을 쓰고 삼채가락에 맞추어 춤을 흥겹게 추는 무대입니다. 가락 진행과 상황 전개에 따라 즉흥적인 동작을 유연하게 구사하며 춤을 추는데, 살짝 고개를 들면 보이는 얼굴이 무척 젊은 농악인이었습니다. 서한우 예술감독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미고 싶어 지인 찬스로 부른 성유경 농악인이라고 합니다. 

▲고창 소고춤 성유경 농악인

고창농악은 호남우도농악에 속하며 영광, 무장(고창), 장성, 함평지역에 발달한 영무장농악의 계보를 잇고 있다. 고깔을 쓰고 소고를 실꾸리 감듯 치는 꾸리북을 멋지게 구사하는 ‘고깔 소고춤’, 구성진 가락과 발림의 ‘설장구’, 부포를 돌리며 노는 ‘상쇠춤’, 열두 잡색 들이 춤과 재담으로 노는 ‘잡색놀이’와 ‘도둑잽이굿’ 등에서 고창농악의 연희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성유경 농악인 인스타그램 참조(@seong_6025)

다음 판굿 무대는 넓은 마당에 놀이판으로 다양한 놀음을 순서대로 짜서 판을 벌이는 것입니다. 함께 놀다가 타조 털을 이용한 부포를 쓴 사람이 꽹과리를 들고 연주하면서 부포를 이용해 복을 빌어주기도 합니다. 

▲판굿

또, 소고를 치면서 채상모 끝에 달린 길고 흰 띠를 힘차게 돌리며 멋진 춤 동작을 보여주는 개인 놀이가 펼쳐집니다. 흰 띠를 크게 돌리면서 공중제비를 돌고 소고까지 치는 모습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탄성을 지릅니다.

▲소고

그리고 버나라는 무대로 이어지는데, 쳇바퀴나 대접을 돌리면서 여러 가지 묘기를 부리는데, 풍물의 가장 하이라이트 무대인 듯합니다. 가는 막대 위에 쳇바퀴를 올리고 아슬아슬하게 돌리면 숨을 죽이고 보게 됩니다.

▲버나

또, 무대에서 내려와서 직접 아이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함께 신나게 노는 무대를 만들어 실감 나는 풍물의 모습을 체험하도록 해줍니다. 저도 해보고 싶었지만, 아이들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줄까지 서서 기다립니다.

마지막 무대는 열두발이라는 가장 역동적이고, 화려한 공연입니다. 열두발이 되는 긴 채상이 달린 상모로 큰 원을 그리면서 익살스럽게 재주를 부리는 무대입니다. 

▲열두발

흰 바지저고리에 하늘색 조끼를 입고 알록달록 띠를 두른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여기에 기수, 순서, 태평소, 상쇠, 부쇠, 삼쇠, 징, 장구, 북, 소고, 법고, 열두발 상모가 함께 어우러져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입니다.

▲사물판굿

처음엔 어떻게 즐겨야 할지 몰라 손뼉만 쳤는데, 점점 공연에 빠져들어 어깨까지 들썩여졌습니다. 아이들도 나중에는 앵콜을 외치며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5월 19일 저녁 7시 30분에 천안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제14회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정기 공연을 합니다. 그전까지 삼거리토요상설무대에서 티켓 이벤트를 한다니 꼭 교환권 받으셔서 창작 연희음악극 ‘하늘광대’도 즐겨보길 바랍니다.

삼거리토요상설무대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공연 일정
5월 6일/6월 10일/6월 17일/6월 24일(마지막 공연)

제14회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정기 공연
공연 시간 5월 19일(금) 19시 30분
관람료 R석 8,000원 / S석 6,000원
예매 티켓링크 http://www.ticketlink.co.kr/product/43736
할인 정보 장애인 50% / 국가 독립유공자 50% / 5.18 민주유공자 50% / 10인 이상 단체 25% / 천안시립풍물단회원 25%
천안예술의전당 소공연장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종합휴양지로 185
공연문의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041-521-3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