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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숨겨진 우리 산 '은석산'의 수줍은 분꽃 내음

암행어사 박문수 테마길 따라 철쭉과 영산홍도 한창

2023.04.26(수) 14:32:38 | 장군바라기 (이메일주소:hao0219@hanmail.net
               	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천안 은석산 박문수 어사 종실 분꽃

▲ 천안 은석산 박문수 어사 종중 재실과 겹벚꽃


천지가 꽃 대궐인 사월의 끝자락. 살랑살랑 얼굴을 간질이는 봄바람은 향긋한 꽃내음을 실어옵니다. 미세먼지로 살짝 아쉬운 주말이었지만 천안 박문수 어사의 사당을 지키는 '겹벚꽃'과 분꽃나무는 자신의 꽃말처럼  수줍은 향내로 은석산을 찾은 방문객을 마중하고 있었습니다.

 

천안 은석산 박문수 어시 종중 재실에 활짝핀 분꽃 나무.

▲ 천안 은석산 박문수 어시 종중 재실의 겹벚꽃.


천안 은석산 암행어사 박문수 재실 전경.

▲ 천안 은석산 암행어사 박문수 종중 재실 전경.


천안 은석산 박문수 어시 종중 재실과 충헌사.

▲ 천안 은석산 박문수 어시 종중 재실과 충헌사.

 

금북정맥인 업돈재에서 흘러내린 은석산(455m)에는 암행어사 박문수 테마길이 조성돼 천안에서는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상 봄에는 주차장을 출발해 팔각정을 거치는 능선 바람 소리길(2.5)’로 정상을 향했다가 박문수 묘를 거쳐 은석사 계곡으로 하산하거나 여름이면 반대로 계곡 물소리 길(2.7)’을 따라 오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천안 은석산 등반코스 안내도.

▲ 천안 은석산 등반코스 안내도.


박문수
(1691~1756)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은지리가 고향으로 33살 비교적 늦은 나이에서야 급제해 도승지·병조판서 등을 역임하고 사후 영의정으로 추증돼 충헌공의 시호까지 받았지만 그를 당시와 후세 암행어사로 더욱 기억되고 있습니다. 백성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높았던지 그와 관련된 전설과 민담은 전국에 걸쳐 수두룩한데 박문수가 방문하지 않은 지역에서조차 마치 실제 있었던 일처럼 암행어사로의 그의 활약상이 각색되어 설화로 내려옵니다. 심지어 일부 지역은 사당을 만들어 해마다 그를 모시는 제사까지 지내기도 합니다.

 

암행어사 박문수 영정. 천안박물관 소장.

▲ 암행어사 박문수 영정. 천안박물관 소장.

 

거의 신격화의 수준인 그의 인기 비결은 임금의 총애도 높은 벼슬도, 학식 깊은 문장도 아닙니다. 가렴주구(苛斂誅求)로 고통받는 백성의 처지에서는 희망의 전하는 메신저로 박문수와 같은 암행어사가 자신들의 지역에 출두해 억울함을 시원하게 해소해주길 기원하고 손꼽아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의 공정하고 과감한 일 처리 그리고 애민정신이 탐관오리로 고통받는 민중들에게 감로수로 기록되고 구전되며 오늘날 박문수를 암행어사 대표 브랜드로 만든 것입니다.

암행어사 박문수 동상.

▲ 암행어사 박문수 동상.

  

박문수 재실을 출발해 담장을 돌면 소나무 숲과 청보리밭을 지나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능선 바람 소리길은 산세가 그리 험난하지 않습니다. 비탈진 곳이 있더라도 계단과 줄을 이용한 난간이 잘 정비되어 오르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충청도 인심처럼 푸근하지만, 산은 산인지라 안전을 위해 등산화는 필수입니다.

 

천안 은석산 박문수 재실 인근의 청보리밭.

▲ 천안 은석산 박문수 재실 인근의 청보리밭.

  

정상을 향하는 능선을 따라 꽃동산에는 이제 진달래는 지고 철쭉과 영산홍(연산홍)이 만개해 초여름까지 장관을 이룹니다. 은석산은 산림청이 지정한 숨겨진 우리산 244’에 지정되어 있습니다.  


천안 은석산

▲ 천안 은석산은 산림청 지정 '숨겨진 우리 산 244'에 지정돼 있다. 


그런데 봄이 되면 꽃을 피우는 진달래인지
철쭉인지연산홍을 구별하기 어려운데요꽃피는 시기와 수술잎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먼저 진달래는 3월부터 4월까지 꽃이 먼저 피고 잎은 나중에 나옵니다앙상한 가지에 잎도 없는데 연분홍 꽃만 피웠다면 진달래입니다진달래는 독성이 없어 둥근 모양의 꽃잎을 먹고 화전으로 부치거나 술로도 담아 먹습니다. 당진의 면천 두견주가 대표적인 진달래주()입니다.

 

봄을 알리는 전령사 진달래.

▲ 봄을 알리는 전령사 진달래. 사진은 천안 태화산.

 

철쭉과 영산홍은 4월부터 6월까지 꽃을 피우는데 독성으로 먹으면 안 됩니다. 철쭉은 겨울철 잎을 모두 떨구는 낙엽류로 봄철 꽃과 잎을 거의 동시에 피웁니다. 진달래보다 약간 짙은 분홍 꽃잎이 상대적으로 뾰족하고 꽃잎에 반점과 수술이 8~10개 정도로 많습니다.
 

철쭉

▲ 봄철 대표 꽃의 아나인 철쭉은 꽃잎에 반점이 특징이다.

 

반면 영산홍(연산홍)은 철쭉을 작게 개량한 원예종으로 왜철쭉으로도 불립니다. 추위에 강하고 겨울에도 잎이 붙어있는 상록계열로 조경수로 흔히 사용됩니다. 봄에는 잎의 변화가 적고 다양한 색상의 꽃이 가지마다 수북이 피어납니다. 꽃잎에 반점이 없고 수술이 5~6개입니다.

천안 은석산

▲ 천안 은석산 능선바람소리길의 영산홍(연산홍) 군락지.

 

결국, 3~4월에 가지에 잎이 없이 연분홍 꽃을 피운다면 진달래, 4~6월 꽃잎에 반점이 있고 모양이 뾰족하며 비교적 크다면 철쭉, 꽃은 작지만,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고 화려하게 피었다면 영산홍으로 구분하면 됩니다. 


사진 좌로부터 진달래 철쭉 영산홍(연산홍).

▲ 사진 좌로부터 진달래, 산철쭉, 영산홍(연산홍).

  

은석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정상과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탁 트인 개방감에 시원함을 줍니다. 정상석 옆으로는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돌을 쌓은 탑이 있어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천안 은석산 정상의 돌탑.

▲ 천안 은석산 정상의 돌탑.


천안 은석산

▲ 천안 은석산 전망대에서 바란본 주변 산. 


천안 은석산 팔각정.

▲ 천안 은석산 팔각정.

  

정상에서 사방으로 탁 트인 풍광도 좋지만, 인근의 박문수 묘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특히 좋습니다. 풍수지리에서 명당이라 불리는 자리인데 주변의 소나무에는 예전부터 송충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송충이의 천적인 불개미가 집단서식하기 때문이지만, 마을 사람들은 박문수가 암행어사를 하며 구해준 백성들이 혼령이 되어 그의 묘를 지켜주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천안 은석산 암행어사 박문수 묘.

▲ 천안 은석산 암행어사 박문수 묘를 둘러보는 등반객.


천안 은석산 암행어사 박문수 묘.

▲ 천안 은석산 암행어사 박문수 묘 전경.

  

하산길에는 전통사찰 은석사를 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가 창건했다는 설이 전해지는데 창건 당시의 규모는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은석사에는 목조여래좌상[충남도 유형 문화재와 아미타극락도(충남도문화재자료)가 있습니다. 경내 팽나무는 수령 550년의 보호수입니다.
 

천안 은석산 은석사의 목조여래좌상과 아미타극락도.

▲ 천안 은석산 은석사의 목조여래좌상과 아미타극락도.

 

천안 은석산 수령 550년의 팽나무.

▲ 천안 은석산 수령 550년의 팽나무.

 

2시간여 산행을 마치고 다시 박문수 재실을 찾아 하얀 분꽃나무를 마주합니다. 봄이면 산과 들 그리고 우리가 사는 골목길에도 온갖 꽃이 만발하지만, 분꽃나무의 은은한 향기와는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라일락보다 살짝 연하면서 수줍게 널리 퍼지는 그 향기가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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