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단대호수라고 불리는 천호지는 인근 학생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많이 이용하는 공원입니다.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2008년 낡은 시설물과 수변 산책, 체육 공간을 두어 생활 체육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입니다. 저 역시 천안천을 따라 천호지까지 자주 걸어가는 코스이기에 무척 좋아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세월에 따라 시설은 낡고,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는 점점 세분되었습니다. 천안시는 설문 조사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금빛호수, 청춘에 스미다’라는 콘셉트로 문화·예술, 휴식, 휴양, 건강, 생태 등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눠서 새롭게 천호지를 조성했습니다. 

지난 4월 5일 ‘천호지 수변 경관 개선사업 준공식’을 통해 새로운 천호지 공원이 시민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준공식 날 비가 와서 가보지는 못했고, 그 다음 주 날씨가 아주 맑은 날 다녀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천호지 공원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문화·예술 공간인 청춘광장입니다. 전에는 생활 체육 공간으로 운동기구만 있었는데, 한쪽으로 치우고 넓은 광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천호지 주변으로 대학교가 많은 것을 고려해 이곳을 문화·예술을 실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청춘광장

청춘마당의 특징은 문화·예술 공간인 동시에 천호지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청춘다리(브릿지)와 수막영상(워터스크린) 분수를 설치해 역동적으로 천호지를 즐기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낮이라 수막영상은 볼 수 없었습니다. 다음엔 밤에 와서 멋진 수막영상도 감상해봐야겠습니다.

▲청춘다리(브릿지)

▲수막영상 설치된 청춘다리

그리고 옆에 생활 체육공원과 인라인스케이트장도 재정비해서 깔끔해졌습니다. 이곳 역시 아이들과 많이 이용하는 곳이었는데, 이번 재정비를 통해 더 자주 올 수 있을 듯합니다.

다음 마당은 어울마당인데, 예전 모습이 어땠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가장 새로워진 모습입니다. 그러다 생각해보니 전에 없던 공간이 새롭게 생겼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호지 위로 데크 공간을 조성해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또, 워낙 넓고 주변에 카페도 있어 공연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도 좋을 듯합니다. 

▲어울마당
 

더위를 막을 수 있게 데크 공간에 파라솔을 두어 이국적인 느낌도 납니다. 조금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아이스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데크에 누워 천호지를 바라보며 물멍하기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음 역시 휴양을 위한 공간으로 전에 있던 곳을 정리·정돈해서 깔끔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곳 이름은 하늘마당으로 원래부터 날씨가 좋으면 맛있는 간식을 사서 돗자리 펴고 소풍을 오던 장소입니다. 

▲하늘마당

잔디가 있는 공간에 탁자를 놓아 앉기 편하게 만들었고, 메타세쿼이아 단지는 그대로 두어 그늘이 지게 했습니다. 여름이면 이곳이 무척 시원해서 가족과 연인, 친구끼리 소풍을 많이 오는 곳인데, 파고라도 생기고 더 자주 찾을 것 같습니다.

하늘마당에서 나오면 천호지를 따라 산책할 수 있는 수변 산책로가 나옵니다. 벚꽃이 피었을 때 잠깐 벚꽃 찍는다고 수변 산책로만 걸었다 갔는데, 그 사이 수변 산책로에도 중간에 휴식 공간이 생겼습니다. 천호지를 따라 2.3km 수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잠깐 쉬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중간에 쉼터가 생겨 여름이면 연못에 핀 연꽃도 보면서 쉴 수 있을 듯합니다.

▲수변 산책로

▲수변 산책로 쉼터 
 

수변 산책로를 따라 단국대학교 앞으로 가보니 학생들이 족구를 하고 있습니다. 키가 큰 나무가 그늘이 되어주고, 넓은 호수가 배경이 되니 청춘 드라마를 보는 듯합니다. 이곳은 보는 그대로 호수 건강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원래 있던 공간을 조금 더 확장해서 배드민턴장과 테이블을 두어 운동과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호수 건강마당

바로 옆에 생활 체육 공간은 그대로 있어 재정비한 천호지를 바라보며 운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직 한 바퀴를 다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깔끔해지고, 확장되었다는 느낌이 들면서 시야가 시원해져서 좋았습니다.

단국대학교 앞 주차장에 있는 편의점에는 개방 화장실도 있어서 천호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편의시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바로 앞에 수변 산책로를 뛰는 학생도 보이는데, 늘 이곳은 청춘들이 붐비는 곳입니다. 천호지를 재정비하면서 슬로건이 금빛호수, 청춘에 스미다인데, 참 잘 정한 듯합니다.

▲천호지 수변 산책로 개방 화장실

천호지 수변 산책로 2.3km를 거의 다 걸었을 때쯤 연인과 함께 걸으면 뜻하는 소망이 이루어지고, 천수를 누린다는 현수교가 나옵니다. 오늘따라 현수교가 달리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인가요. 현수교를 지나니 개나리, 벚꽃, 진달래가 진 자리에 황매화가 피었습니다. 장미과의 황매화가 핀 걸 보니 곧 단국대 치과병원 앞 장미 정원에 장미가 필 듯해 기대됩니다.

▲천호지 현수교

현수교를 지나면 주차장이 있고, 자전거 거치대도 있으니 잠시 멈추고 천호지 산책하고 가도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천호지가 유명한 이유는 수달 덕분입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로 어류가 풍부한 천호지에 자주 나타나곤 합니다. 천호지를 걷다 보면 섬처럼 나와 있는 곳이 있는데, 저는 이곳에서 천호지 일몰을 자주 보던 곳입니다. 여기에도 파고라와 벤치를 더 설치해 초록 언덕광장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천호지 수달 서식지

▲초록 언덕광장

초록 언덕광장에서는 수달, 물새, 연꽃 등을 관찰하면서 천호지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 더 조용한 곳이어서 수달이 자주 오는 곳인 듯합니다. 저도 수달만큼 일몰을 보러 자주 오는 곳인데, 조용히 앉았다가 가야겠습니다. 

▲초록 언덕광장

전에는 천호지를 단순하게 수변 산책로를 걷는 그것만으로 사용했었는데, 새롭게 다섯 개의 마당으로 특색있는 공간이 된 천호지를 보니 더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조용히 쉴 수 있는 마당부터 활기찬 공연을 할 수 있는 마당까지 다양한 공간을 통해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을 듯해 앞으로 천호지의 모습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