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석장리박물관은 방문자센터 건립중입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아랫동서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왔다. 요양병원에 계신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 기간이 5년 이상 되었다. 꽃피는 봄날, 참 좋은 날에 소천하셨다. 장례식장은 충남공주에 있었다. 고향이 그곳이고 동서도 공주에서 나고 자랐다. 다음 토요일, 남편과 장례식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요양병원이 있는 가까이에는 요양원과 장례식장이 한 세트처럼 붙어 있었다.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불편해지면 요양병원으로 가서 지내다가 결국은 장례식장으로 가는 게, 마치 코스로 정해진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씁쓸해진다. 나는 저런 곳에서 살다가지 말아야지,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내 가족 내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식장으로 들어서는 마음이 숙연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공주 석장리 구석기박물관에 들렀다. 해가 뉘엿해지는 박물관은 공사중이었다. 지상1층으로 ‘방문자센터 건립건축공사’라는 공사 개요가 보였다. 시간이 지나서 박물관 내부로 들어갈 수 없어 금강이 바라보이는 호젓한 길을 따라 걸었다.
▲ 보수공사중
▲ 건물 꼭대기의 사람들
▲ 고대인과 현대인의 만남
▲ 그때 그시절 발굴작업현장 때의 모습과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는 타임슬립
▲ 사냥하는 구석기인
한동안 이곳에 걸음한지도 뜸했는지 그땐 없었던 나태주시인의 시가 보였다. 석장리박물관을 ‘그냥 한 번 와 보면 안다’ 라는 시다.
누구든 와 보면 안다 / 왜 이곳이 인간의 /오랜 낙토였는지 / 그냥 한 번 와 보면 안다 /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다 / 따져서 아는 것이 아니다 / 마음으로 가슴으로 /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터억/마음이 놓이는 풍경 / 그렇구나, 그렇겠구나 고개가 / 주억거려지는 느낌 / 천년, 이천 년의 일이 아니다 / 만년, 이만 년도 아니다 / 적어도 오만년, 나아가 20만, 50만 년 전의 일이다
인간의 조상들 이곳에 모여 / 사냥하고 집 짓고 / 짝을 지어 아기 낳고 마을을 이루어 살턴 터 / 말로만 그래서는 안 된다 / 글로만 알아서도 안 된다 / 그냥 한 번 와보면 안다 (하략)
한반도, 아니 세계의 구석기시대는 몇 백 만년 전일까.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로 계속 올라가다보면 아담과 하와도 만날까.
▲ 편안하신가요?
해질 녁, 봄빛으로 부푼 산과 금강을 바라보는 저 구석기인의 쉼이 오늘따라 편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