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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슬기로운 내포생활

출입기자 칼럼 - 박상원 대전일보 충남취재본부 기자

2023.01.20(금) 15:19:4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슬기로운내포생활 1


나는 서울 토박이다. 대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21년 9월에 내포신도시로 일터를 옮겼다. 사실 나는 서산이 고향이다. 서산의료원에서 태어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님 직장 관계로 서울로 이사를 했다. 사실상 충남에서 지낸 시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고향은, 고향이구나'라는 싶은 생각이 문득 문득 들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눈앞이 깜깜했다. 연고도 없고 아는 이도 거의 없었다. 이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180도 바뀌었다. 내포가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매력으로 다가왔고 5년 뒤가 더 기대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외지에선 일부러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쪼개 찾아야 하는 덕산온천은 내가 사는 곳에선 차로 10분이면 도착한다. 온천 근처에는 맛있는 한 끼를 책임질 수 있는 맛집이 즐비하다. 충남의 한 가운데인 도내 주요 여행지를 방문하기에는 최적의 위치다. 차를 타고 30분을 달리면 전국에서 대하맛을 보려는 미식가들로 북적이는 홍성 남당항이 금방이다. 이곳은 맛있는 해산물이 유명하지만, 바다를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카페도 잘 조성돼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다. 가까운 곳엔 굴 마니아들이 찾는 천복굴단지가 있다. 이곳은 말 그대로 굴 천지다. 수십 개의 굴 가게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 사실 가게마다 맛은 비슷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선택을 믿고 가는 편이다. 이곳에서는 싱싱한 석화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 해물라면도 빠질 수 없는 별미다. 사실 나는 라면을 먹기 위해 굴단지에 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곳만 다녀오면 체중이 늘어나 자괴감에 빠지지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는 포기할 수 없다. 

갯벌과 모래사장과 철새와 저녁놀이 어우러지는 바다도 매력이 넘친다. 지난 여름 방문한 만리포해수욕장에선 모래사장에서 서핑 강습을 받으려고 줄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놀랬다. 서핑은 동해나 남해에서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서해에서도 파도 맛을 느끼고 싶은 관광객들이 서핑 강습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제간 도전해보리라 마음 먹었다. 

서해 하면 대천해수욕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4월, 그렇게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던 선선한 날에 대천해수욕장을 방문하면서 충남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생각보다 값이 나가는 조개구이 가격에 흠칫 놀랐지만, 돈이 아깝지 않은 풍성한 먹거리를 즐겼다. 밤바다 해변에는 즉석으로 신청곡을 불러주는 버스커들이 있었고, 길가다 사 먹는 아이스크림은 한여름 밤의 더위를 식혀주기 충분했다. 귀에 속삭이듯 출렁이는 밤 바다 파도 소리는 나보고 충남에 잘왔다고 환영해 주는 듯 했다.

2021년 12월 1일 개통한 보령해저터널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국내 최장인 보령해저터널은 바다 밑을 운전한다는 신기함과 함께 충남 관광의 미래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산도에 대형 콘도와 함께 해양리조트가 들어서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던 충남 서해안 관광시대를 본격화 할 것으로 확신한다. 해저터널을 빠져나간 뒤 보령에서 태안을 넘어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하는 원산안면대교는 그 웅장함과 바깥 경치에 다시 한번 매료된다.  

1년 여 동안 시간 날 때마다 충남 이곳 저곳 다니면서 슬기로운 내포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언젠가는 나도 충남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일터를 옮길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차곡차곡 쌓은 소중한 시간은 내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고마움을 지역에 보답할 날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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