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뭐든지 무르익는 계절입니다.
새파란 은행 나뭇잎도, 바람에 하늘하늘 춤을 추는 보리들도
노랗게 익어가는 계절이죠.
가을에는 보고 싶은 꽃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댑싸리입니다.
"이게 꽃이야?" 보자마자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7월과 8월에는 연녹색의 작은 꽃이 피는 꽃이라고 합니다.
초록빛을 내는 댑싸리는 가을이면 빨간빛으로 변했다
점점 더 갈색으로 빛을 내며 익어가는 한해살이 식물이죠.
충남에도 댑싸리로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아니, 이제 유명해질 곳이죠!
이곳은 바로 예산 덕산온천 단지에 있는 댑싸리원입니다.
댑싸리원의 키가 고작 60cm, 거기서 더 커도 150cm 정도라고 합니다.
이곳의 정확한 위치는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사동리 461'입니다.
네이버 지도에 예산 댑싸리원으로 검색하니 이곳을 안내해 주더라고요.
이 인근에는 덕산온천 단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온천도 하고 겸사겸사 들리기 좋은 곳이죠.
댑싸리원의 면적은 3,800제곱 미터.
댑싸리원에 도착해서 생각보다 큰 규모에 한번 놀라고,
새색시처럼 발그레한 댑싸리 색에 한 번 더 놀랍니다.
댑싸리원의 길이는 203m, 심어진 모종만 하더라도 4천 본에 달한다고 합니다.
9월까지 푸른빛을 내는 댑싸리는 10월부터 11월까지
잎과 줄기가 붉은빛으로 물들어 가을철 장관을 이루죠.
동글동글 이 귀여운 꽃은 사실 관상용 식물이지만,
100여 년 전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당시
흔히 싸리 빗자루를 만드는 데 쓰였다고 합니다.
싸리를 대신해 빗자루로 쓰인다고 해서
이름도 대싸리로 부르다, 현재는 댑싸리로 되었다고 전해지죠.
시골 할머니 댁 마당에 놓인 싸리 빗자루를 보면 이제 이 댑싸리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한때는 초록빛을, 그리고 이렇게 핑크빛을 내던 꽃이었을 텐데, 하고 말이죠.
댑싸리원 인근에는 메타세쿼이아길이 있습니다.
시간을 무기 삼아 열심히 노랗게 익어가는 중인 초록빛의 메타세쿼이아.
한편에는 인근 유치원에서 놀러 온 아이들이 흙길을 밟으며 생태 체험을 하고,
또 한편에는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어르신이
'헛둘헛둘' 산책하는 풍경이 나무 아래로 이어집니다.
이번 가을은 좀 더 가을답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색시처럼 발그레한 댑싸리도 보고, 조만간 노랗게 익어갈 메타세쿼이아 길도 걸으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