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무더운 여름이 되어서야 하늘은 이렇게 파랗고,
초록의 잎들은 절정에 다다르는 것일까?
떠나고 싶지 않지만, 발길은 또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 우리가 향한 곳은 2003년에 첫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사립 자연생태식물원입니다.
계절마다 다른 야생화 및 희귀 식물이 피니 갈 때마다 눈이 즐거워지는 공간이죠.
이곳은 다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훌쩍 흐릅니다. 그러니 신발 끈은 단단히 매야 하죠.
약 8,800여 종의 다양한 수목과 풀꽃들을 심어 향토식물원의 보존과 생태 관람 및
자연학습, 학술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꾸며진 산림문화 공간입니다.
고운식물원의 관람 코스는 1시간 코스와 1시간 30분 코스가 있죠.
물론 입장료는 있습니다. 하지만 볼거리가 넉넉하기 때문에 서운함은 없습니다.
영업시간: (11월~3월) 오전 9시 ~ 오후 5시, (4월~10월) 오전 9시 ~ 오후 6시
입장료: 성인 8,000원, 청소년과 어린이 5,000원
깊게 들어오는 것은 숲에서만 맡을 수 있는 상쾌한 기운입니다.
피톤치드가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피톤치드가 어떤 향이 나는지, 어떤 느낌인지 모릅니다.
그저 도시와 달리 느껴지는 숲의 느낌, 향, 이 기운이 피톤치드일 거라 짐작하죠.
그렇게 걷다 지치면 앉아 쉬었다 갈 수 있는 벤치가 있습니다.
주머니에 꾸깃꾸깃 넣어둔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방울을 닦아내고 벤치에 철퍼덕 앉아 숨을 돌립니다.
야트막한 산 지형을 그대로 살려 보존하면서도 곳곳에 쉼터와 포토 스폿을 놓아 심심함을 달랬죠.
아이들이 놀기에 딱 좋은 미끄럼틀도 있고, 바람에 따라 휙휙 돌아가는 바람개비도 있죠.
두 손 꼭 잡고 데이트하기도 좋은 산책길에는 크고 작은 정원들이 35개나 꾸며져 있습니다.
게다가 이곳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 위기 식물 35종을 돌보고 있는 생물자원 보존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제 짙은 초록의 숲을 지나 이제까지 지나왔던 길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향합시다.
그냥 쉽게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데구루루 내려가는 것이죠!
가끔은 그런 상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된 곳이죠.
필요한 것은 장갑과 플라스틱 원판만 있으면 됩니다.
물론 슬라이드 이용객은 1,000원의 이용료가 있지만, 여기까지 왔으면 이 정도는 지불할만하죠!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원판을 엉덩이에 밀착하고 휴대폰은 가방에 쏙 넣습니다.
"휴대폰 떨어질 수 있으니깐 꼭 가방에 넣어 두세요."
그리고 잡고 있던 손잡이를 쓱 놓습니다.
저의 첫 마디는 빠르다는 것입니다.
만만히 보기엔 꽤 빠른 미끄럼틀. 순식간에 아래로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