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녹음으로 옷을 갈아입은 여름입니다.
청명한 날씨에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천안의 한 사찰을 찾았는데요.
제가 찾은 곳은 우리나라 '호두나무 시배지'로 널리 알려진 광덕사입니다.
광덕사는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광덕사길 30 일원에 있습니다.
천안역이나 천안 버스터미널에서 600번이나 601번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는데,
천안 도심에서 풍세면과 광덕면을 지나 자동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광덕사 주차장에 이릅니다.
도보 산책의 즐거움이 있어 광덕사 제1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광덕리를 알리는 표지석이 보이고, 주변으로 호젓한 시골 풍경이 펼쳐져 있는 모습인데요.
광덕사로 향하는 길목에는 화사한 색감을 뽐내는 접시꽃과 다양한 계절 꽃이 오가는 이들을 반깁니다.
시골 마을의 잔잔한 초여름 풍경은 일상의 지친 마음을 편안하게 달래주는데요.
마을 앞에는 풍서천이 흐르고 청정지역임을 말해주듯 주변 산세가 수려합니다.
사하촌으로 형성된 상사마을로 들어서니, 자연 친화적인 풍경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상사 마을을 조금 벗어나면 절의 출입구인 일주문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현판에는' 태화산 광덕사', 뒤에는 '호서제일선원'이라 쓰여 있어 참선을 수행하는 스님들의 도량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덕산(699m)은 천안시 광덕면과 아산시 송악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태화산'이라고 불리다 조선 초에 바뀌었다고 합니다. 맑고 깨끗한 계곡과 부드럽고 유연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입니다. 자비를 널리 중생들에게 베푼다는 '광덕보시'에서 유래했으며, 넉넉하고 덕이 있는 산이라 하여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광덕사 보화루 앞에는 몇백 년은 되어 보이는 호두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울퉁불퉁 두 개의 줄기로 갈라진 모습이며, 둥근 잎 사이로 열매가 싱그럽게 달려 있습니다.
이 고목은 수령 400년이 넘는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로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고려 충렬왕 16년(1290년)에 영밀공 유청신 선생이 원나라를 다녀오면서 호두나무 묘목과 열매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묘목은 광덕사 안에 심고, 열매는 광덕면 매당리 자신의 고향집 뜰 앞에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 호두나무 시배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
계단을 오르니, 아담하면서도 정갈한 경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 광덕사 석사자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 양쪽에는 2기의 돌사자 상이 미소지으며 반깁니다.
광덕사에는 조선사경을 비롯해, 광덕사 감역교지·광덕사 노사나불괘불탱·광덕사3층석탑 등 다수의 문화재와 보물이 있습니다.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맑고 깨끗한 풍경 속에서 문화재 관람하는 재미가 가득했는데요.
고즈넉한 경내를 걷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잡념이 사라지는 듯 힐링이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마음의 쉼이 필요할 때, 초록빛 싱그러움으로 물든 사찰 여행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