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도심에는 걷고 싶은 숲과 공원이 많습니다. 청양을 처음 찾는 사람들도 쉽게 도시의 숲과 하천을 찾아 자연을 맘껏 느낄 수 있는데, 모두 청양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약 300m 정도 주택가를 따라 걷다 보면 가장 가까운 원앙공원에 도착을 합니다. 맞은편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고, 그 뒤로 다양한 문화 파티가 열리는 청춘거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청양 청춘거리 입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청양 원앙공원은 청양읍행정복지센터 앞에 있는 작은 공원입니다. 건물 앞 안내판을 보니 청양군청 터였던 곳입니다. 차츰 날씨가 더워지는데 시원한 분수 옆에 앙증맞은 포토존까지 작지만 센터를 찾는 주민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기 적당한 곳입니다.

▲청양읍행정복지센터 앞 원앙공원

▲청양군청 터였던 곳

▲시원한 분수와 포토존이 있는 원앙공원

청양읍행정복지센터에서 좌측으로 올라가면 우산공원이 나옵니다. 청양 도심 어느 곳에서 봐도 우산의 청룡정이 보일 만큼 인근에 높은 건물이나 산이 없습니다. 우산이 높은 산은 아니지만 청양 사람들에게는 사랑받는 휴식처입니다. 지금도 우산을 둘러싸고 있는 우산성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청양 주민에게 사랑받는 우산공원

우산공원 입구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무공기념비와 시비가 세워져 있고, 작은 사찰인 봉안사와 충령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충령사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의 위패 633기가 봉안되어 있고, 매년 11월 3일 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호국의 달 6월에 들러보면 좋을 듯한 곳입니다.

▲한국전 참전용사 무공기념비와 시비

▲우산공원 충령사

▲봉안사

우산의 정상으로 가려다가 충령사 앞 안내문을 보고 밑으로 내려가보니 탁 트인 풍경 아래 지천생태공원이 내려다보입니다. 날씨가 좋아 물 위의 반영까지 제대로 보입니다. 그리고 뒤를 돌면 문화재자료 제148호 청양 삼층석탑과 보물 제197호 청양 읍내리 석조여래삼존입상이 나옵니다. 마모가 되어 얼굴의 형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턱까지 내려오는 귀나 규모가 의외로 웅장함이 묻어 나옵니다.

▲충령사 앞 지천생태공원이 내려다보입니다.

▲청양의 보물과 문화재자료

우산성으로 가는 길은 다시 위로 올라가도 되지만 문화재 앞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우산조경숲길이 나옵니다. 2019년 청양군에서 조성한 숲으로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6월이면 수국의 계절이지만 제가 다녀온 날은 아직 수국이 피지는 않았습니다. 오르는 길에 숲속 교실, 산림욕장, 전망테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우산조경숲길 산림욕장

▲우산조경숲길 전망테크

산을 빙둘러 만든 길은 가파르지 않아 천천히 산책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계단을 조금 올라가야 합니다. 계단을 오르면 봉화터가 나오고 그곳이 우산의 정상인 듯합니다. 이후로는 능선을 따라 걸을 수 있고, 칼바위, 떡바위, 가족바위를 지나 청룡정까지 갈 수 있습니다.

▲봉화터로 가는 계단

▲떡바위를 지나 청룡정으로 가는 길

▲청룡정

▲청룡정에서 내려다 본 청양 시내

청룡정을 올랐다가 하산을 한 후 바로 아래에 있는 지천생태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아까 올라왔던 청양읍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곧장 직진해서 가다가 길을 건너면 지천을 건너 생태공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지천을 건너는 다리

▲지천생태공원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하천 중 지천

아침에 우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니 한낮이 되었습니다. 그늘이 많지 않은 지천생태공원에 사람은 없지만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지천 계류와 생태연못 그리고 샤스타데이지가 반겨줍니다. 더위를 피해 녹색길을 따라 걷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지천생태공원 생태연못
 

▲지천계류

▲여름을 알리는 샤스타데이지

▲녹색길을 따라 걷는 게 더위를 피하는 방법

반대쪽 대치천 위로 교월 아치교가 놓여있는데, 주황색의 교량이 초록의 여름 색에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더위에 살짝 짜증이 났지만 주황색을 보니 기분이 좋아져 녹색길을 걸어봅니다. 잠시 걷다 보면 지천이라는 하천 이름이 나오고, 지도에 표시된 평촌어린이공원으로 올라가 봅니다.

▲청양 대치천 위 교월 아치교

▲녹색길

▲평촌어린이공원 가는 길

평촌어린이공원도 지대가 높은 곳에 있습니다. 막상 올라가면 아주 작은 공원이고, 한 바퀴 돌아보아도 5분도 안 걸릴 정도입니다. 간단한 운동기구와 배드맨턴장 있고, 다른 길로 내려올 수 있는 계단이 나옵니다. 계단 앞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아침에 올라갔다 왔던 청룡정이 눈앞에 보입니다. 눈높이가 마주 보이는 걸 보면 이 공원도 낮은 지대는 아닌 듯합니다. 벌써 단풍나무 씨가 맺는 계절이 되었나 봅니다. 프로펠러를 닮은 단풍나무 씨앗은 무거운 씨앗을 날아가게 하기 위해 잠자리 날개와 닮은 날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평촌어린이공원 산책로

▲운동기구 시설

▲마주 보이는 우산 청룡정

▲무거운 씨앗을 회전시키며, 공중에 오래 머물게 하는 단풍나무

다시 지천으로 내려와 청양교 아래 청양 특산물 고추와 구기자 그림을 지나면 백세건강공원입니다. 한낮에도 운동을 하는 주민들이 꽤 있고, 하천 양옆 잔디밭은 게이트볼장이 있어 공을 치러 나온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청양 특산물 구기자와 고추 벽화

▲백세건강공원 다리

▲백세건강공원 산책로와 게이트볼장

▲청양 대표 하천 지천

중간에 흙길로 이루어진 자연 산책로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물레 방아를 돌아 흐르고 있습니다. 튀는 물방울이 시원해 한참을 물을 맞으며 서있다 보니 바로 앞에 왜가리가 찾아와 지천에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백세건강공원 자연 산책로

 

▲왜가리도 놀러 오는 지천

백세건강공원 끝에는 어린이 놀이터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최대한 자연 상태의 재료로 만들어진 놀이터라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을 듯합니다. 녹색길은 계속 이어지지만 돌아가는 버스 시간에 맞추려면 터미널로 돌아가야 합니다. 온천동길을 건너 백세건강공원 주차장으로 나가니 제가 걸었던 남산 녹색 둘레길 안내도가 나옵니다.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고, 다음에 청양에서 만날 길이 기대가 되게 합니다.

▲백세건강공원 어린이 놀이터

▲다리를 건너 주차장으로

▲남산 녹색 둘레길 안내도

지역마다 특색 있는 도심 속 공원을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낯선 곳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굳이 빠르게 걷지 않아도 되고, 그늘에 앉아 가만히 멍 때려도 좋은 마을 여행이 주는 매력에 한동안 빠져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