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꽃이 화사하게 핀 5월 9일, 천안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도시농업 실습 텃밭을 찾았습니다. 지난 3월 천안도시농부학교 개강식을 한 후 바로 실습에 들어갔는데, 벌써 쌈 채소를 수확할 때가 되었다고 합니다. 각자 3평을 분양받아 농사를 짓고, 남는 땅은 공동 텃밭을 운영해 쌈 채소를 심었다고 합니다. 작년에 이어 공동 텃밭 쌈 채소는 지역에 기부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대한적십자사 희망나눔봉사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키 작은 마가렛 꽃

▲도시농업 실습 텃밭
 

매주 목요일마다 도시농부학교 수업을 하는데, 오늘은 자치위원회와 임원들이 모여 공동 텃밭 쌈 채소 수확을 했습니다. 처음 수확이라 양이 많지 않아 일부만 모였고, 밭을 돌보러 나온 회원들도 작업을 도왔습니다. 공동 텃밭에는 적상추, 로메인 상추, 오크 상추, 치커리, 케일을 심었고, 세척만 하면 별다른 요리를 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어 지역 내 무료급식소에 전달된다고 합니다.

▲공동텃밭 수확 중
 

텃밭은 농약을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 내용에 EM 발효액 만든 법을 가르쳐 줍니다. 직접 EM을 밭에 뿌려 병해충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또, 비료도 커피와 깻묵 그리고 부엽토를 섞어 직접 만듭니다. 커피를 내린 후 찌꺼기를 이용하는데, 향기도 좋아 만들면서도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이 비료는 커피와 부재료를 7:3 비율로 하고, 물과 섞어줍니다. 손으로 뭉쳤을 때 뭉치는 정도면 완성입니다. 이렇게 만든 비료는 2주 후 한번 뒤집기를 통해 산소와 수분을 공급해 주고, 2주 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약 30일 정도면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병충해를 막는 EM 발효액
 

▲커피를 활용해 만든 비료
 

그리고 노지에서 키우는 케일의 경우 배추벌레에 취약한데, 모기장 같은 천을 씌워 보호를 해줍니다. 옆에 씌우지 않은 케일은 구멍이 숭숭 나서 먹는 데는 이상이 없지만 모양은 좋지 않습니다. 별다른 약을 쓴 것도 아니고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벌레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이런 친환경 농사법은 도시농업 전문가 교육 과정을 마친 강사들이 도시농부들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천안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2020년부터 도시농업 전문 강사를 배출해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습니다.

▲배추벌레에 취약한 케일 보호 중인 도시농업 전문 강사
 

공동 텃밭 수확을 마친 도시농부들은 그늘에서 소분 작업을 시작합니다. 소분을 마친 쌈 채소는 비닐봉지에 몇 개 담고, 나머지는 종류별로 박스에 담아둡니다. 박스에 담은 쌈 채소는 무료급식소에 전달된다고 합니다.

▲종류별로 담은 쌈 채소

▲비닐봉지에 담을 쌈 채소 소분 중
 

다른 채소는 벌레가 없지만 케일은 배추벌레가 좋아해 한 장씩 보면서 골라줍니다. 손이 많이 가지만 건강하고 예쁜 채소를 이웃과 함께 나눌 생각을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작업을 해나갑니다. 함께 하다 보니 금세 작업이 끝납니다.

▲케일에 배추벌레가 지나간 길

▲종류별로 박스 포장하는 중

▲종류별로 소분해서 담은 쌈 채소

색다른 여가활동을 찾아 도시농업을 선택한 천안도시농부학교 회원들이 쌈 채소 수확과 포장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도시농부들은 농업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매력이 있고, 직접 생산해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첫 번째 좋은 점으로 꼽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과 함께 나눔을 할 수 있다는 기쁨이 더 크다며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나눔의 기쁨을 누리는 천안도시농부
 

도시농업은 급속하게 변하는 도시화 문제를 해결하고, 경작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며,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공동체 문화를 통해 소통하며, 심신을 치유하는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직접 수확의 즐거움과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싶다면 도시농업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