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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외암마을의 겨울 풍경

2022.02.23(수) 05:08:07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고장에서는 보기 드물게 이틀 연속 눈발이 날린다.
이런 날 설화산 기슭 60여 채의 초가지붕과 기와지붕을 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조선 후기 중부지방 향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외암마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싶어 가까운 외암마을로 간다.   
제법 쌓인 눈으로 하얗게 보이는 설화산을 배경으로 한 외암마을은 마을 앞쪽으로 넓은 농경지를 두고, 뒤로는 설화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구릉지에 자리 잡고 있는 배산임수 동고서저의 지형에 조선의 선조 때부터 예안 이씨가 정착하여 집성촌을 이루었고 그 후 후손들이 번창하여 많은 인재를 배출하면서 양반촌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눈 내린 외암마을과 설화산
▲ 눈 내린 외암마을과 설화산

특히, 성리학 대학자인 외암 이간 선생이 마을에 살면서 널리 알려졌으며 이 마을의 이름도 이간 선생의 호인 외암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가을이 되면 고개를 숙인 벼들 사이로 허수아비가 서 있던 논에도, 초가지붕 위에도, 돌담 위에도 흩날리던 눈발의 흔적이 남아 있다.

눈 내린 외암마을 초가지붕
▲ 눈 내린 외암마을 초가지붕

이간 선생의 묘소로 가는 길에 조선 시대 신분별로 주거 공간을 재현해 놓은 거리를 지나다 보니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돌절구, 쟁기, 탈곡기, 우마차가 눈길을 끌고 쇠로 된 둥근 손잡이가 달린 세살문이 열린 좁은 방안의 다듬잇돌과 궤짝 위에 검은색 광목 솜이불이 아득한 옛날로 돌아가게 한다.

조선 시대 상류층 가옥▲ 조선 시대 상류층 가옥


조선 시대 상류층 가옥 사당과 대숲
▲ 조선 시대 상류층 가옥 사당과 대숲


서민층 가옥과 우마차
▲ 서민층 가옥과 우마차


서민층 가옥 내부
▲ 서민층 가옥 내부

어머니는 이렇게 따사로운 햇볕이 집안 가득히 들어오는 마루에 앉아 풀을 먹인 이불 홑청을 다듬잇돌 위에 놓고 방망이질을 하셨다.
그리고 좁은 방안에 가득 펼쳐 놓고 손가락에 골무를 끼고 이불 홑청을 꿰매셨다.
이렇게 이 거리에는 돌아갈 수 없는 날들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오래된 굵은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외암 이간 선생의 묘소는 내린 눈 위로 발자국이 없는 것을 보니 오늘은 내가 처음으로 찾아온 사람인 모양이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 위에 펼쳐진 눈밭에 첫 발자국을 내어본다.

이간 선생 묘소 뒤 굵은 소나무
▲ 이간 선생 묘소 뒤 굵은 소나무

이간 선생 묘소

▲ 이간 선생 묘소


율곡 이이, 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 수암 권상하, 외암 이간으로 이어지는 기호 사림의 중심에 있었던 성리학자로 ‘강문팔학사’ 중 한 사람이며 숙종실록에서도 ‘호서사인 이간'이라 불리며 인재 추천에 기록되어 있고 이조참판, 성균관제주, 이조판서를 지낸 이 사람의 묘소 앞에서 나의 발걸음은 또 서성거려진다.   
돌을 요리조리 맞춰 쌓아 만든 6.3km에 달한다는 돌담을 따라 걷다 보니 계절이 계절인 만큼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없는 어느 집 뒤뜰에 성성한 대숲과 푸른 소나무가 나그네를 반긴다.


외암마을 돌담과 초가집
▲ 외암마을 돌담과 초가집


외암마을 가옥
▲ 외암마을 가옥


외암마을 초가집
▲ 외암마을 초가집


외암마을 초가집
▲ 외암마을 초가집

외암마을에 모여 살았던 예안 이씨 문중에는 걸출한 인재들을 배출했던 모양이다.
지금까지도 부르는, 외암 이간이 태어난 ‘건재고택’, 이조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이 살았던 ‘참판댁’, 송화군수를 지낸 이장현의 ‘송화댁’, 성균관 교수였던 이용구의 ‘교수댁’처럼 집에 붙은 가옥 주인들의 관직명에서 엿볼 수 있다.   
아무래도 외암마을의 중심은 외암 이간 선생이 출생한 ‘건재고택’으로 영암군수를 지낸 이상익이 살아 ‘영암 군수댁’이라고도 불리기도 했으며 지금은 18세기 말엽 현재의 모습으로 건립한 외암 선생의 후손인 ‘건재’ 이욱열의 호를 따 ‘건재고택’으로 불리고 있으며 고택의 구성은 문간채, 사랑채, 안채를 주축으로 설화산을 뒤에 둔 산세에 따라 서북향으로 건물이 배치되어 있고 사랑채 앞 정원은 학 모양을 한 연못을 중심으로 작은 시냇물을 이루고 있으며 괴석과 노송 등 많은 수목으로 꾸며져 있으며 우리나라 양반집과 정원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옥이라고 한다.

외암마을 감찰댁
▲ 외암마을 감찰댁


외암마을 참판댁
▲ 외암마을 참판댁


외암마을 건재고택 솟을대문
▲ 외암마을 건재고택 솟을대문

이 고택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고택의 안채와 사랑채에는 추사 김정희의 친필 현판 글씨가 다섯 점이 있다고 한다.
이 고택에 추사의 글씨가 걸린 사연은 추사가 첫 부인과 사별하고 22살에 재혼한 예안 이씨가 이간의 손녀로 외암마을은 추사의 처가 마을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이 잠겨져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었고, 하루 세 번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 30분에 문화해설사의 인솔하에 관람이 가능하다고 한다.
문이 닫힌 건재고택의 솟을대문과 사랑채 검은 기와에는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건재고택 옆 돌담길
▲ 건재고택 옆 돌담길

돌담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본 외암마을 입구에는 2020-2021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었다는 안내판이 걸려 있다.
지루하고 길었던 겨울이 물러가고 말랐던 연못과 수로에 물이 졸졸 흐르고 오래된 나무에 연초록 새잎이 돋아나고 돌담 아래 이런저런 꽃이 피어나는 봄이 돌아오면 화사하게 단장할 외암마을을 기대하면서 외암마을 겨울 여행은 여기까지다.

외암마을
▲ 외암마을

2020-2021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 선정 안내판
▲ 2020-2021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 선정 안내판

외암마을 여행 시 참고할 사항
- 주소 :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5
- 전화번호 : 041)540-2110
- 체험 민박 안내 : 041)541-0848
- 입장 시간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 오후 5기까지
- 입장료 :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 건재고택 관람 안내 : 1일 3회 30분, 문의 전화 041)536-2110
- 기타 : 주민이 거주하는 가옥 내는 건물주와 사전협의 또는 양해 없이 관람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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