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갑사’라 쓰여있는 일주문 옆에는 매표소가 위치해 있다.
사찰의 첫 출입구인 일주문을 지나면 오랜 고목들이 즐비한 오리 숲길이 이어진다.
갑사 오리 숲길은 일주문에서 사찰 입구까지 이어지는 청정한 숲길로 겨울 풍광 따라 뚜벅뚜벅 걸었다.
낙엽들이 떨어져 쓸쓸한 모습이지만, 머릿속 번잡함을 날릴 수 있는 힐링 숲길로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계룡산은 동쪽의 동학사, 서쪽의 갑사, 남쪽의 신원사, 북쪽의 구룡사지를 품고 있다.
갑사는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사찰 입구에 도착해 계단을 오르면 강당 건물에 '계룡 갑사'라 쓰인 현판이 눈길을 끈다.
강당은 승려들이 법문을 읽고 공부하던 건물이다.
전통사찰을 세울 때에는 강당을 가장 뒤편에 두고 그 앞에 대웅전을 두지만, 갑사에는 강당이 대웅전 앞에 위치한 모습이다.
갑사는 구이신왕 원년(420)에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위덕왕 3년(556)에는 혜명대사에 의해 크게 확장되었으며, 이후 신라 헌안왕 3년(859)에 의상대사가 중수하여 화엄종 10대 사찰의 하나로 크게 번영하였다.
1597년에는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모두 소실되었지만, 이후 선조 37년(1604)에 대웅전 중건을 시작으로 다시 재건되기 시작하였다.
효종 5년(1654)에 증축이 크게 이루어졌으며, 이후 다시 중건을 거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강당·대적전·관음전·진해당·적묵당·삼성각등의 전각이 있다.
갑사에는 석가모니 일대기와 공덕을 찬양한 월인석보판목이 있으며, 갑사부도·갑사 철당간등 다양한 불교문화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대적전으로 가는 길목에는 겨울 정취가 가득했다.
졸졸졸 흐르는 맑은 물소리는 스트레스를 날려주며 지친 마음에 힐링을 선사해주었다.
원래 갑사의 금당은 현재의 대적전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현재 대적전 앞에는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배롱나무와 사천왕상·연꽃잎·사자상 등이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는 승탑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승탑 뒤편, 계단 아래쪽으로는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갑사 철당간이 하늘을 향해 우뚝 세워져 있다.
겨울 날, 호젓하게 걷기 좋은 곳으로 오랜 역사를 간직한 갑사는 어떨까.
계룡산 자락의 맑은 기운을 느끼며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를 만끽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계룡산 갑사
-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중장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