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겨울 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겨울 한파로 외출하기가 망설여지는 요즘인데요.
햇빛 아래에서 즐기는 적절한 걷기 운동은 면역체계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 면역력 강화와 코로나 블루 치유를 위한 방법으로 산책하기 좋은 곳을 찾아 걷기 운동에 나섰습니다.

제가 찾은 곳은 천안시 동남구의 다가동과 용곡동 경계에 위치한 일봉산인데요.
일봉산은 133m의 나지막한 산으로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산의 모양이 해처럼 생겼기 때문에 일봉산이라고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일봉산과 관련된 지명으로는 동남구의 행정동명인 일봉동이 있습니다. 
산으로 오르는 입구가 여러 곳 있지만, 저는 일봉산 터널 쪽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일봉산 한쪽 편에는 일봉공원 문화재 조사를 위해 등산로가 일부 통제되었는데요, 정상까지 가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어 산행로를 따라 발걸음 가볍게 걸었습니다. 
내린 눈이 거의 녹은 상태지만, 등산로 그늘진 곳에는 나뭇잎 위로 하얀 눈이 남아 있어 운치가 느껴졌습니다.

일봉산 정상에 서면 인근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요,.
높지 않은 산이지만,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풍경이 시원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정상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력단련시설과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었다 가기에도 좋습니다.  

일봉산 정상부 아래에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계 홍양호(1724~1802) 선생의 묘소가 있습니다.
홍양호 선생의 묘소는 부인인 동래 정 씨와의 합장묘로 문화재자료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산책 중, 잠시 묘소로 이동해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홍양호 선생 묘 (문화재자료 제13호)

홍양호 선생은 영조 23년(1747)에 진시사시에 합격하고, 1752년에는 정시문과에 급제하였습니다.
이후, 사간원 대사간·사헌부 대사헌·홍문관 대제학·예문관 대제학 등의 높은 벼슬에 오르며 최고의 영예를 지냈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 북경을 다녀오면서 석학들과 교류하였고, 고증학을 수용·보급하는데 크게 공헌했습니다.
영조실록·국조보감·동문휘고를 비롯한 각종 편찬사업을 주관하기도 하였으며, 지방관의 지침서인 목민대방 등을 저술하였습니다.

홍양호 선생의 묘소를 지나 사찰 만수사 방향으로 걸어 보았는데요.
계절의 변화에 나무 가지들이 앙상한 모습이었지만, 미세먼지 없는 맑은 공기는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일봉산 아래 남서쪽으로는 천안의 도심하천인 천안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천안천변으로 내려와 겨울 철새들의 먹이활동 모습과 해질녘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재미도 쏠쏠한데요.
춥다고 집안에만 있기보다 걷기 좋은 산책로를 찾아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일봉산
- 소재 : 천안시 동남구 다가동과 용곡동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