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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논산 제1경 관촉사를 가다

2022.01.14(금) 11:23:32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논산의 볼만한 명승지 여덟 군데를 선정하여 ‘논산 팔경’이라 부르는데 제1경이 ‘관촉사의 조광’이라고 한다. 논산 제1경이 아니더라도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본 이마에 박힌 구슬이 인상적이었던 은진미륵은 반세기나 지났음에도 또렷이 기억이 난다. 논산에 왔으니 그 은진미륵을 보고 싶어 관촉사로 간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겠지만, 절집 앞에 큰 도로가 있어 산사를 찾아가는 호젓한 맛은 없어도 반야산이라고 이름 붙여진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관촉사는 일주문과 천왕문이 가까워 세속의 번뇌를 내려놓고 마음을 씻을 겨를도 없이 명곡루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잔설이 깔린 마당에 역광을 받은 검은 실루엣의 2층 건물에 정면 5칸, 측면 4칸의 화려한 단청을 한 대광명전이 반긴다.

관촉사 명곡루 오르는 계단
▲ 관촉사 명곡루 오르는 계단

관촉사 대광명전
▲ 관촉사 대광명전

은진미륵은 어디에 계신 걸까, 둘러보는데 명곡루 옆 기와로 쌓아놓은 낮은 담장 앞에 화려하게 꾸며진 목조탑처럼 생긴 윤장대가 눈길을 끈다. 그동안 다녀본 그 어느 절집에서도 이런 형태의 윤장대는 보지 못했는데…, 윤장대 앞에 서 있는 설명문을 읽어보니 불교경전을 넣은 책장에 축을 달아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이 윤장대를 한 바퀴 돌리면 경전을 한 번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있다고 한다. 히말라야 산 기슭 불교의 성지 티벳의 마니차와 같은 것인 모양이다 싶어 돌려보는데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경전을 한 번 읽는 것과 같다는데 어디 그리 만만하기만 하랴 싶다.

관촉사 윤장대▲ 관촉사 윤장대

논산제1경관촉사를가다 1

미륵전을 지나니 너른 마당 끝 자연석이 둘린 산기슭에 은진미륵이 서 있다. 그 옛날 교과서에서 보면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어찌 된 일인지 생명이 있는 것처럼 길게 찢어진 눈은 검은 눈동자를 하고 있고 입술에도 붉은색이 감돈다. 몸에 비해 짧은 목과 좁은 어깨에 한 손에는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이 전체적으로 사실적이거나 조화롭지 않지만, 무언가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관촉사 미륵전
▲ 관촉사 미륵전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
▲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

우리가 흔히 ‘은진미륵’이라고 알고 있는 이 큰 석불의 정식 명칭은 ‘석조미륵보살입상’이며 이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높이가 18.2m에 달해 나라 안에서 석조불상 중에는 제일 크다고 한다. 절의 역사를 적은 사적비에 의하면 고려 광종 때 반야산에서 큰 돌을 발견하였고 970년에 혜명대사가 석공 100명과 공사를 시작하여 37년이 지난 1006년에 불상을 완성하였으나 너무 커서 세우지 못하고 있다가 두 명의 동자가 강가에서 흙장난하면서 평지에 불상 아랫부분을 먼저 세운 다음 그 주변에 모래를 높이 쌓아 불상의 가운데 부분을 위로 밀어 올리고 다시 그 주변에 모래를 높이 쌓아 불상의 윗부분을 밀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불상을 세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1963년에 보물로 지정된 후 55년 만인 2018년에 국보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
▲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

석불 아래 돌바닥에 매트를 깔고 앉아 오랫동안 기도를 드리는 어머님의 기도 제목은 무엇이길래 저토록 길고 간절할까….

논산제1경관촉사를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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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미륵보살입상과 마주하는 곳에 연꽃무늬 받침 위에 서 있는 4각 석등은 미륵보살과 같은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며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 다음으로 크다고 하는데 미륵보살 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것 같아 위태로워 보이지만, 이 석등은 천 년 이상을 버텨온 것이라는데 생각 미치자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다. 이 사각 석등은 보물 232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관촉사 석등
▲ 관촉사 석등

관촉사 탑 주변에 걸린 소원 쪽지
▲ 관촉사 석탑 주변에 걸린 소원 쪽지

관촉사 삼성각
▲ 관촉사 삼성각

미륵보살입상 좌측에는 관촉사 사적비가 서 있다. 이 사적비는 1743년에 세워졌으며 석불을 조성하게 된 경위와 오랑캐가 쳐들어왔을 때 스님으로 화신하여 나라를 구한 일, 훗날 석불과 절 주변 보수 정비한 사항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관촉사 사적비
▲ 관촉사 사적비

이렇게 한 바퀴 돌아보고 석문으로 가기 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다녀본 깊은 산속에 있는 호젓한 산사와는 사뭇 다른 도심과 가까운 곳에 있는 관촉사는 은진미륵이라 부르던 석조미륵보살입상에서 발산하는 아우라로 이 절집을 찾은 사람들에게 ‘마음에 평화’가 깃들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면서 석문을 통해 언덕을 내려오는데 윤장대를 돌리는 가족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절집에서 윤장대를 세운 이유처럼 나라의 지세를 고르게 해 난리가 없고 비바람이 순조로워 풍년이 들고 태평성대가 이루어지길 기원해본다.


관촉사 윤장대
▲ 관촉사 윤장대


- 관촉사 주소 : 충남 논산시 관촉로 1번길 25
- 입장 시간 : 08:00~20:00
- 입장료 : 성인(2,000원), 중.고생(1,500), 어린이(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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