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은 희귀하거나 보전가치가 높은 동물(서식지, 번식지, 도래지 포함), 식물(자생지 포함), 지질·광물, 그리고 천연 보호구역을 국가가 법으로 지정한 문화재입니다. 이렇게 천연기념물은 우리가 잘 지키고 보호하는 동시에, 미래세대에게 온전하게 잘 물려줘야 할 자연유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추사고택 여행길은 일찌감치 1962년에 천연기념물 106호로 지정된 용궁리 백송을 만날 수 있는 도내 천연기념물 탐방로이기도 합니다. 먼저 가볍게 추사기념관에서 추사 김정희 선생과 백송에 얽힌 이야기를 배웁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젊은 시절 청나라를 다녀오면서 백송 씨앗을 가져왔고, 고조부인 김홍경 무덤 앞에 심었다고 합니다. 이후 추사기념관을 나와 추사 김정희 묘, 추사고택, 그리고 화순옹주 정려문을 지나면 백송공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 추사 김정희 유적지 내 백송공원
백송공원 내에 백송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용궁리 백송은 조금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있습니다. 이곳은 백송을 만나러 가기 전에 한번 더 백송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소나무 종류가 어떤 것이 있는지, 백송이란 품종이 어떤 특성을 지니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용궁리 백송을 비롯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송 정보를 얻을 있습니다.
▲ 백송공원에서 제공하는 주요 안내자료
백송공원은 주변 산책로를 거닐면서 추사와 백송을 소재로 한 여러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전시관이기도 합니다. 소나무와 백송에 대해 배우고, 여러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다 보니, 처음 만나는 용궁리 백송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집니다.
▲ 백송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조형 작품
이렇게 추사기념관부터 시작해 백송공원을 거쳐 진짜 백송을 만나러 갑니다. 안내판에 따르면 용궁리 백송은 백송공원과 약 500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이 길은 예산 추사고택과 당진 합덕제를 잇는 내포문화숲길 22코스(백제부흥군길6코스)이기도 합니다. 차도를 조심스레 걸어가는 도중에 짧게나마 이 일대 농촌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소박한 사과밭도 만날 수 있고, 아직까지 감나무 꼭대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정겨운 까치밥 풍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용궁리 백송 만나러 가는 길 주변 풍경
드디어 생애 처음으로 백송을 만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용궁리 백송 수령이 대략 200여 년이라고 합니다. 그 오랜 시간을 버텨 온 백송 자태를 직접 눈으로 목도하는 순간은 말 그대로 경이롭습니다. 중국이 원산지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백송 자태는 정말 훌륭합니다. 옆에 서 있는 일반 소나무와 비교하니 백송이 지닌 하얀색 특징이 더욱더 도드라집니다.
방향을 바꿔가면서 용궁리 백송을 감상한 후, 주변 쉼터에 앉아 백송과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사실 그동안 천연기념물을 여행지에서 만난 경험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간혹 천연기념물을 여행길에서 만나더라도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추사고택 여행길에서 용궁리 백송 이야기를 만나면서 천연기념물 탐방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는 멋진 순간을 경험합니다.
▲ 천연기념물 제 106호 용궁리 백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