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저수지 겨울 1
겨울 예당저수지에서 살아가는 나무이야기
2021.12.07(화) 17:36:08 | 아빠는여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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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y1468@naver.com)
7년여, 예당저수지를 담으면서 나무의 모습에 빠져 버렸다. 사계를 살아가는 나무들이 변하는 모습은 자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신비로운 풍경이었다. 예당저수지 주변을 채워가며 살아가는 나무들의 모습은 매년 변하고 있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겨울철 꽁꽁 얼음이 언 물속에서 살아가는 나무를 보면서 아름답다는 차원을 넘어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풍경이다. 이른 아침이었는데 얼음 위로 여명 빛이 스미면서 짙푸른 색으로 변하던 그 풍경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예당저수지의 겨울 풍경으로 남아있다.
개 버드나무, 예당저수지의 주변을 채우고 있는 것은 90% 이상이 개 버드나무이다. 물속에서도 잘 자랄 뿐 아니라 생명력도 질겨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기에 적합한 나무라는 생각이 든다.
예당저수지의 겨울 아침은 신비롭다. 나무줄기마다 물안개가 얼어버려 주렁주렁 고드름이 매달리고, 아침 빛에 찬란하게 반영이라도 일어나는 날이면 그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셔터를 누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일출은 어떤 표정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때론 붉게 때론 짙은 회색으로 때론 찬란한 금빛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매주 아침마다 예당저수지를 서성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겨울 아침이 선사한 선물, 겨울 왕국을 이곳에서 촬영했어도 될만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가는 줄기마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상고대가 바람에 살랑살랑 날리는 풍경은 보지 않고서는 그 감동을 말할 수 없다.
눈꽃 내린 어느 겨울날, 예당저수지는 하늘도 나무도 나도 품어 주었다.
이 풍경은 내가 아끼고 아끼는 일출 풍경이다. 예당저수지에서만 볼 수 있는 신비로운 일출 풍경은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했다. 자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이지 않았나 싶다.
작년에는 예당저수지가 얼어붙지 않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얼음 위에서 얼음낚시도 하고, 걸어서 숲까지 걸어갈수도 있었다. 그래서 더 다양한 겨울 풍경을 담아낼 수 있었는데 2년째 얼음이 얼지 않아 아쉬운 겨울이 되고 있다.
어떤 것에 빠져있다는 것은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다. 본인은 행복하겠지만 주변에서 힘들어할 수도 있고, 너무 빠지게 되면 본인도 피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함의 지혜가 늘 필요하지만 잘 안되는 게 또 인간의 한계이기도 하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은 한계가 없기에 더 빠지게 되는 것 같은데 그럴수록 건강은 돌봐야 하지 않을까? 12월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