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가을날이 이어지고 있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천안 도심 가까운 곳에서 색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 어디 있을까.
선선한 날씨에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원성천과 미나릿길 벽화마을을 찾았다.




 
발길 따라 천안천과 원성천변의 합류 지점으로 향했다.
원성천 쪽으로 조금 걷다 보니, 천변 주변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운치 있게 늘어서 있다. 원성천은 천안천과 함께 천안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이다. 태조산 유량동에서 발원해 원성천·아산만으로 흐르며 천변에는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돌다리를 건너다 물속을 들여다보니, 작은 물고기들이 움직임이 활발했다.
원성천은 피라미·잉어·오리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자연생태 학습의 장으로도 제격이다. 산책로에는 황화 코스모스가 가을 풍경을 펼치며 화려한 빛을 자아내고 있었다.



원성천은 천안 벚꽃 명소, 유채꽃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 물결, 노란 유채꽃 물결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만, 평소에는 한산한 모습이다. 햇볕을 받으며 하루 30분 정도의 산책으로도 기분전환이 될 수 있어 천변 길을 따라 걸었다. 천안 도심과 가깝지만,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여유로이 걷기 좋은 곳으로 원성천만한 곳도 없는 듯 보였다.





걷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남부오거리 쪽으로 이동녕선생의 동상이 시야에 들어왔다.
독립운동사의 거장이셨던 이동녕선생은 천안시 목천읍 동리에서 태어났다. 이동녕 선생은 교육자·언론인· 개화 민권가로서로의 삶을 사셨으며, 상해임시정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면서 해외 독립운동을 실질적으로 이끄신 분이다.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동녕선생의 오른손에는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쥐고 있는 모습이고, 동상이 자리한 광장에는 선생의 업적과 평소 즐겨 쓰던 휘호, 산류천석 등이 새겨져 있다.



이동녕선생 동상 가까운 곳에는 미나릿길 벽화마을이 위치해 있다.
채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어 발걸음 총총 벽화마을로 이동해 보았다.
중앙동 주민센터 뒤편, 남산 목공소 옆 골목으로 들어서니 색색 채색된 벽화골목이 한눈에 펼쳐졌다.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양쪽 벽면에 산수화 풍경을 시작으로 벽화들이 즐비하다.
이곳은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조용히 골목길을 돌아보며 벽화들을 감상해 보았다.
'미나릿길'은 오래전, 이곳 실개천 주변에 미나리들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았다고 해서 생겨난 지명이다. 흐드러지게 있던 미나리는 도시 발전과 함께 사라졌지만, 허름했던 800m 남짓의 골목길은 그 자리 그대로 남아 있었다.



골목길 벽면에는 낙후된 옛 골목길이 아름다운 벽화골목으로 바뀌게 된 과정들이 소개되어 있다.
2012년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미술동아리 학생들이 벽화 그리기에 참여하면서 허름했던 골목길은 화사한 골목길로 탈바꿈하게 되었고, 입소문이 나면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이름이 알려졌다. 끊어질 듯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길에는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벽화들이 가득하다. 생동감 넘치는 트릭아트, 농촌 풍경, 열 두띠 이야기, 몽글몽글 생각나는 만화 장면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벽화들이 하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천안 가볼만한 곳, 미나릿길 벽화마을!
미나릿길 벽화마을은 소음이 전혀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감성이 폴폴 느껴지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이 드문드문 오가긴 하지만, 예술 감성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곳으로 정겨운 풍경들이 가득하다. 골목길 끝에 볼거리 가득한 중앙시장이 있어  함께 연계해서 보면 좋을 곳으로 추천해 본다.



미나릿길 벽화마을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원성천 1길 17 (중앙동 주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