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는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있습니다.
그곳은 천안 1경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천안삼거리공원인데요, 능소화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으로, 천안삼거리공원을 찾았습니다.
천안삼거리공원은 천안시 동남구 삼룡동, 천안 대로변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예전 삼거리가 있었던 장소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공원이 조성되었는데요,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북문 쪽으로 천안박물관과 삼거리공원을 이어주는 육교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천안삼거리는 예로부터 삼남 대로의 분기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붐볐던 곳입니다. 지금은 옛날의 번성했던 삼거리의 모습은 찾을 수 없으나 선비 박현수와 능소와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공원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능소와 박현수 테마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적한 테마길에는 선비 박현수와 능소 아가씨와의 설화가 이야기판으로 안내되어 있는데요, 내용을 살펴보면, 과거를 보러 가던 전라도 고을 선비 박현수가 삼거리 주막에 들려 능소와 인연을 맺게 되고, 능소와 혼인을 약속하고 한양 과거길에 오른 박현수는 여러 해 열심히 공부하여 마침내 장원급제합니다.
삼남 어사를 제수 받은 박현수는 약속한 대로 천안삼거리에서 능소와 다시 상봉하게 되고, 흥이 난 능소는 '천안 삼거리 흥 ~ 능소야 버들은 흥 ~'하고 춤을 추며 기뻐했다고 하는데요, 변방의 군사로 나갔던 능소 아버지 유봉서도 무사히 돌아와 능소와 다시 만나게 되니 경사가 아닐 수 없어 잔치가 벌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유래로 천안삼거리는 흥타령 민요의 발원지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천안흥타령춤축제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능소와 박현수 테마길에는 하트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조형물 주변으로 배롱나무꽃과 주홍빛 능소화가 화려함을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능소화는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란 뜻으로 '그리움, 기다림'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능소화는 보통 7월 초에 피기 시작해 9월까지도 꽃잎을 피우며 떨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양반꽃, 금등화'라고도 불리는 능소화는 임금이 보고 싶어 담장을 넘어 핀다는 궁녀 '소화'의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꽃들은 시들면 꽃이 지지만, 능소화는 꽃송이를 피우다가 '툭'하고 통꽃으로 떨어지며 슬픔과 처연한 아름다움을 안겨줍니다.
공원을 걷다 보면, 휘휘 늘어진 능수버들이 곳곳에서 반겨줍니다.
능수버들은 천안시를 상징하는 시의 나무로 천안 삼거리공원을 중심으로 시내 곳곳에 버드나무가 식재되어 있습니다. 천안삼거리에 버드나무가 유달리 많은 것은 능소와 헤어질 때, 능소의 아버지가 꽂았던 지팡이가 자라서 퍼진 것으로 능소 버들 또는 능수버들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공원에는 아담한 연못을 중심으로 능수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요, 그늘이 드리워진 벤치에 앉아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기분이 느껴졌습니다. 연못가에는 조선시대 화축관의 문루로 추정되는 영남루가 있으며, 그 밖에 현소각·오룡쟁주상·흥타령비·천안노래비·삼룡동 삼층석탑 등이 곳곳에 자리해 있습니다.
녹음 속에서 즐기는 도보 산책은 일상의 답답한 마음에 힐링을 선사해 주었는데요, 생태 연못에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수련이 단아한 자태를 뽐내며 운치 있는 풍경을 더해주었습니다.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비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8월 하순, 도심 가까운 공원에서 고즈넉한 풍경을 만끽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었는데요,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 초록 기운이 가득한 힐링 공원을 찾아 가볍게 걸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천안삼거리공원
- 소재지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삼룡동 133-1
venusmi8@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