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자 배롱나무에 꽃이 활짝 피기 시작했습니다.
충남에선 해안가 쪽으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 피는 편이라 늦여름 즈음 만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서산 배롱나무 꽃 명소인 개심사로 가보았습니다.
겹벚꽃 시즌이 되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인데 사실 사계절 다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지금을 초록함이 더해져서 싱그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름의 개심사를 보고 나면 사계절 다 아름다운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로 백제 의자왕 14년(654)에 혜감 국사에 의하여 창건되었다고 합니다.
사적기에 따르면, 654년(의자왕 14) 혜감국사가 창건하고 개원사(開元寺)라 하던 것을 1350년 처능이 중창하며 개심사로 고쳤다고 합니다.
개심사에는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전과 충남문화재자료 제194호인 명부전 , 심검당이 있을 정도로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높은 곳입니다.
배롱나무는 두 그루가 있는데 보호수로 지정될 만큼 오래되기도 했고 크기도 크답니다.
100일 동안 꽃을 피운다고 해서 목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인데 개심사의 보호수로 지정된 배롱나무는 워낙 고목들이라서 이렇게 만개를 보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랍니다.
제가 한 5년간 여름마다 몇 번씩 왔었는데 올해가 가장 풍성했습니다.
매년 보다 보니 고목들은 몇 년에 한 번 힘을 모아 꽃을 풍성하게 피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심사 안쪽으로 들어가면 청벚꽃 뒤에 지장전 앞에도 큰 배롱나무가 있는데 이렇게 풍성하게 핀 건 정말 오랜만이라서 보는 제가 다 감동이였습니다.
스님들 수행중이셔서 안쪽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뒤로 돌아서 들어가면 좀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앞쪽에는 "그대 발길을 돌리는 곳"이라고 되어있으니
기본적으로 조용히 보는 게 예의겠지요?!
뒤에서 보면 처마 끝에 함께 보이는 배롱나무꽃이 참 예쁩니다.
그냥 꽃도 아름답지만 사찰과 단청과 어우러지면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나무다리는 개심사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정도로 사계절 사랑받는 포인트입니다.
저 다리만 보아도 이곳이 어딘지 다들 알 정도입니다.
지나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라 모두들 한 번씩 건너가 봅니다.
떨어진 꽃잎마저 너무 아름다워서 눈길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떨어졌으면 말랐을 텐데 연못에 떨어져서 그 색을 잃지 않았습니다.
색이 어쩜 이리 고운지 연못에 의해서 다시 꽃이 피어난 것 같았습니다.
살포시 나무다리를 건너다보니 이곳이 개심사인지 다른 세상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꽃터널을 걷다 보면 어느새 시름이 사라지는 듯합니다.
아름다운 여름 개심사에서 마음의 시름을 덜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