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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칠월의 신정호

2021.07.19(월) 10:30:37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근래 들어 아침 운동을 나가서 만나는 하늘은 참으로 맑고 푸르다. 하얀 뭉게구름도 예쁘고 코끝에 전해지는 공기도 상쾌하다. 이러다가도 어쩌다 한 번씩 오후나 밤이 되면 검은 구름이 몰려와 굵고 짧은 소나기를 한바탕 퍼붓곤 한다. 마치 열대성 스콜처럼, 우리는 지금 기후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서유럽은 때아닌 홍수로 큰 피해가 발생하였고, 북미대륙은 기온이 50도 가까이 올랐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이런 일들이 닥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남의 일 같지 않다.

아침 운동으로 모처럼 신정호를 찾았다. 여섯 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도착한 주차장에 비어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 설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침 운동을 하러 나왔을까 싶었는데 산책로에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연신 지나간다. 그래서 “인생도처 유상수”라고 하지 않았던가.

신정호
▲ 신정호

신정호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 신정호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연밭에 연이 얼마나 피어있으려나 싶어 챙겨 온 사진기를 들고 길을 걷기 시작한다. 연밭으로 가는 길가 사과나무에는 사과가 몸집을 키워가고 아직은 볼만한 수국이 곱고 풍성한 꽃을 피워 시선을 끌고 부지런한 꿀벌은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꿀을 모은다.

신정호 사과나무에 달린 사과
▲ 신정호 사과나무에 달린 사과

신정호에 핀 수국
▲ 신정호에 핀 수국

이 길을 걷다 보니 지금 한창 꽃을 피운 능소화 넝쿨로 터널을 만들어 놓은 ‘능소화 터널’을 지난다. 그렇게 화사했던 봄꽃이 다 피고 지고 난 다음 피어나는 수줍은 듯하지만, 어딘가 기품이 있어 보이는 능소화가 나는 참 좋다. 언젠가 걸어본 북촌 한옥마을에서 한옥의 기와 담장 위에 수북하게 피어 검은 기와지붕에 잘 어울리던 이 꽃을 기억한다.

신정호 능소화 터널
▲ 신정호 능소화 터널

능소화 터널을 지나 도착한 신정호 너른 연밭에는 희고 붉은 연들이 꽃을 피워 한창이고 수련밭에도 열대 수련, 어리연꽃,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하얀 수련이 피어있다. 진흙탕 속에서 흙탕물을 먹고 자라지만, 어떻게 이런 맑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신정호 연밭
▲ 신정호 연밭

신정호 연밭의 연꽃
▲ 신정호 연밭의 연꽃

신정호의 연꽃
▲ 신정호의 연꽃

신정호 연밭의 수련
▲ 신정호 연밭의 수련

신정호 연밭의 수련
▲ 신정호 연밭의 수련

신정호의 연꽃
▲ 신정호의 연꽃

신정호의 연꽃
▲ 신정호의 연꽃

신정호의 연꽃
▲ 신정호의 연꽃

신정호 연밭
▲ 신정호 연밭

신정호의 연밭의 연잎
▲ 신정호의 연밭의 연잎

연꽃이 주는 맑고 향기로움으로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저마다 휴대폰으로 사진도 찍고 향기를 맡기도 하면서 연꽃처럼 환한 미소를 짓는다.

신정호 연밭과 사람들
▲ 신정호 연밭과 사람들

내가 앉아 있는 정자에 부부로 보이는 지긋하게 나이 드신 두 분이 앉아서 연신 마스크에 감춰진 입가의 미소는 눈이 대신한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미소 띤 눈으로 다정하게도 말씀을 나누신다. 무엇을 하며 이날까지 어떻게 살아오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루어 짐작이 가는 것이 이 두 분을 보면서 늙어가는 것은 서글픈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름다운 사람들
▲ 아름다운 사람들

호수 가장자리에 왜가리는 아침 식사용으로 물고기를 잡으려는지 한동안 미동도 없이 한껏 움츠린 고개를 하고 물고기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기다 물고기가 도망갔는지 고개를 조금 움직이기를 몇 차례 반복한다. 내가 머무는 동안 그 긴 목을 한 번도 쭉 빼지 못했다. 그 왜가리는 물고기를 잡지 못해 아침을 굶지는 않았을까, 마음 쓰인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집중하는 왜가리
▲ 물고기를 잡기 위해 집중하는 왜가리

다정한 노부부가 떠난 그 자리에 나이 든 아들이 고령의 어머님을 모시고 머문다. 고령의 어머님이 “아이고 좋다”라는 말씀을 연신 하신다. 뭐가 그리 좋으시냐고 여쭤보았더니, 연꽃도 예쁘고, 바람도 시원하고, 하늘도 푸르고, 이런 구경시켜준 아들도 좋다.라고 하신다.

신정호 연꽃
▲ 신정호 연꽃

연꽃과 파란 하늘
▲ 연꽃과 파란 하늘

연꽃과 파란 하늘
▲ 연꽃과 파란 하늘

신정호와 연밭과 주변 풍경
▲ 신정호와 연밭과 주변 풍경

이 어르신 말씀대로 이 모두가 아름다운 칠월의 휴일 신정호의 풍경은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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