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강경역은 문화재를 통해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강경역 앞에 근대역사문화공간 안내도가 있으니 가고 싶은 코스를 골라 걷기만 하면 됩니다. 강경역과 가장 가까운 3코스 유교문화를 만나기 위해 근처에 있는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으로 향했습니다. 계백로 골목을 따라 걸어가다 황산 5길로 빠집니다. 길 끝에 금백로가 나오고, 왼쪽으로 더 걸어가면 죽림서원과 임리정이 나옵니다.

▲호남선이 지나는 강경역

▲강경 유교문화코스(3코스)

▲도보로 찾아가는 죽림서원과 임리정

강경역에서부터 걸어서 15분쯤 낮은 담장이 정겨운 골목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죽림서원이 보입니다. 충남도 문화재 자료 제75호로 지정된 이곳은 율곡 이이, 우계 성혼, 사계 김장생, 정암 조광조, 퇴계 이황, 우암 송시열 등의 선현들의 제사를 지내고, 후학을 교육하기 위해 세운 서원입니다. 현종 6년 (1665)에 임금으로부터 '죽림'이라는 이름을 받아 사액 서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선 중기부터 붕당정치에 이용되던 서원을 정리하기 위해 영조는 탕평정치를 시도했으나 큰 성과는 없었고,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따라 전국에 47개의 서원만이 남겨질 때 강경의 죽림서원도 사라졌다가 1965년 사우를 다시 세우고 봄, 가을에 제사를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죽림서원 외삼문

▲죽림서원 사우

대나무가 곧게 자라고 있는 죽림서원 옆으로 임리정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옵니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67호로 지정된 임리정은 사계 김장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곳입니다. 조선 중기의 정자 양식을 보여주는 건축물로 입구에 사적비가 서있고, 비각이 세워져 있습니다. 방문은 닫혀있어 볼 수 없었지만 마루에 앉아 주변을 돌아보니 검소하게 꾸며졌을 듯한 내부가 상상이 갑니다.

▲임리정으로 오르는 계단

▲임리정 비각

▲조선 중기 정자 양식을 보여주는 임리정

임리정에서 맞은편을 바라보는데 우뚝 솟은 전망대가 보입니다. 다음으로 갈 곳을 지도에서 찾아보니 팔괘정과 황산공원, 돌산전망대가 있는 곳인 듯합니다. 임리정을 내려와 죽림서원을 끼고 조금만 올라가면 황산공원이 나옵니다. 계단을 조금 더 오르면 사계 김장생의 제자 우암 송시열이 지었다는 정자 팔괘정이 나옵니다. 임리정과 비슷한 모습인데, 스승과 가까이하고 싶어 맞은편에 팔괘정을 짓고 송시열 역시 후학을 양성한 곳이라고 합니다.

▲임리정에서 바라본 돌산전망대

▲죽림서원 옆 팔괘정으로 오르는 길

▲우암 송시열이 지은 팔괘정

▲송시열이 꿈에서 본 글자를 새겨놓은 암벽

▲팔괘정에서 내려다본 금강

팔괘정에서 다시 계단을 올라가면 돌산전망대가 나옵니다. 전망대가 아니어도 강경 시내 전체가 내려다보이는데, 올라가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합니다. 뱅글뱅글 도는 계단을 따라가면 약 3층 정도 높이에 사방이 트인 유리창 너머로 금강 상류와 강경 옥녀봉까지 내려다보입니다. 강경 일대가 작은 미니어처 같아 보입니다.

▲돌산전망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강경 시내

▲금강

▲황산공원

▲강경젓갈전시관

시간을 보니 강경에서 3시 기차를 타려면 강경젓갈전시관을 빨리 돌아보고 나와야 해서 돌산전망대를 내려와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왔습니다. 돌산전망대에서 내려다봤던 유람선 모양의 강경젓갈전시관은 젓갈에 대한 상식과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곳입니다. 금강이 합류하여 서해와 연결되는 무역로였던 강경은 조선시대 전국 3대 시장으로 크게 발달한 곳입니다.

▲전시장 내 배 모형

▲강경포구의 옛 모습

▲토굴 속에서 숙성되고 있는 전통적인 모습

2004년 개관한 강경젓갈전시관은 입장료 무료, 매주 월요일 정기휴일입니다. 관람시간은 평일 10시부터 5시까지이고, 일요일은 오후 1시에 문을 연다고 합니다. 단, 법정 공휴일은 휴관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안내 데스크에서 4층에 전망대가 있다고 올라가 보았습니다. 유람선 갑판 모형으로 된 전망대에 올라서니 돌산전망대에서 봤던 풍경과는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집니다. 낮은 집들이 강경의 옛 모습을 잘 표현해 주는 듯합니다.

▲4층, 유람선 갑판 모형의 전망대

▲예스러움이 남아있는 강경 시내 모습

강경역으로 가다 보니 강경 젓갈 시장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요즘같이 날씨가 더울 때면 찬물에 밥 말아서 짭짤한 낙지 젓갈이나 오징어젓갈 올려먹으면 입맛이 절로 살아납니다.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명란 계란말이는 술안주로도 제격입니다. 젓갈의 짭조름한 냄새가 풍기는 시장 골목을 지나 강경역에서 기차를 타고 왔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200년 전통의 강경 젓갈 시장

▲뚜벅이 여행자의 발이 되어주는 기차

김장철만 되면 젓갈을 사러 차를 타고 왔다가 그냥 가고는 했는데, 기차를 타고 오니 강경을 더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유교문화코스 외에도 근대문화코스, 상업문화코스, 성지순례 코스로 다양한 강경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논산으로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강경역 호남선
주소 충남 논산시 강경읍 대흥로 1 강경역사 문의 1544-7788

죽림서원 & 임리정
주소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

팔괘정
주소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 86-1

황산근린공원
주소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 81-23

강경젓갈전시장
주소 충남 논산시 강경읍 금백로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