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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느림은 경험하는 데 가치가 있다

생생현장리포트 -김경미 홍주신문 기자

2021.05.26(수) 21:40:11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느림은경험하는데가치가있다 1



코로나19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또다시 불편함과 느림, 시골스러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시골스러움은 한적하고 평화스러우며 풍요와 느림의 미학이 담긴 정감 어린 단어다. 어떻게 보면 시골이라는 단어는 이제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단어가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시골 한복판에 신도시가 건설됐다. 시골스러움은 언제부터인가, 인위적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변화했다. 바로 우리가 사는 충남내포혁신도시가 아닐까.

곧게 뻗은 도로에 자리를 내준 꼬불꼬불한 황톳길은 잊힌 지 오래다. 수많은 사람이 오가며 추억을 만들어 냈던 공간은 지우개로 지운 듯 우리의 머릿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문제는 주변 환경과의 어우러짐이다. 언제부턴가 시골에도 빌라와 아파트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인심과 도덕은 도로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각박해지고 메말라 간다.

도로가 막히든 말든 내편한 대로 주차를한다. 과정은 생략되고 내 주장만 소리높은 정치로 우리의 생활이 변하는 것이다. 모든 평가의 잣대는 중요하지 않다.

이타심과 상대에 대한배려, 역지사지의 사고는 설 자리가 없다. 양철처럼 쉽게 뜨거워지고 차가워지는 가벼운 사람들만 늘어가는 게 오늘의 현실이 아닐까.

최근에는 도시와 도시 인근의 하천 길 등에 자전거도로와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다. 코로나19시대, 아침저녁으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인구도 늘어났다.

걷는 속도로, 자전거의 속도로 세상을 생각하고 바라보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돌 하나 나무 한 그루와 교감을 하려는 시도는 별로 없어 보인다.

과정은 생략하고 목표만 생각하는 우리의 현주소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래서일까. 느림은 경험하는 데 가치가 있다. 빠름과 편리함은 도구와 문명 이기의 몫이지만 불편함과 느림은 사람과 자연의몫이기 때문이다.

속도지상주의, 결과만능주의, 이익지상주의에서는 느림과의 교감, 배려와 성숙은 자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모순과 적폐의 뿌리에는 속도와 그 속도가 빼앗아버린 감성과 교감, 타인의 존재에 대한 감사의 실종에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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