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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꿈과 그리움 모든 것이 눈앞에 펼쳐진 당찬 ‘시공간으로의 여행’

부부의 날, 당진 아미미술관(Ami Art Museum)나들이

2021.05.23(일) 19:09:49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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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 미술관에서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는 길 ‘비밀의 정원’이 펼쳐졌다. 주말을 앞둔 21일 금요일, 평일의 오전 시간이 그래서 더 넉넉했다. 관람하는 사람들은 술래잡기 하는 것처럼 보일 듯 말 듯 했다. 우리밖에 없나 싶으면 어디선가 둘이 사진을 찍는 커플이 보이고, 엄마와 딸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걷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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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 미술관의 연인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정원의 나무와 꽃, 그리고 담을 타는 담장이는 물기를 머금고 초록빛으로 반들거렸다. 느티나무, 벚나무, 후박나무, 단풍나무, 개복숭아나무는 오래전에 이곳에 터를 잡은 듯 제 자리에서 당당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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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담과 항아리, 후박나무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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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롱나무

맨살을 드러내며 비를 맞아 더 단단해 보이는 배롱나무가 근육질을 자랑하듯 꽃 피울 한여름을 기대한다. 탐스런 장미, 보랏빛 우아한 붓꽃, 순전한 흰색작약 등 온갖 나무와 꽃, 열매들은 서로의 배경이 되면서 미술관의 운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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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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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

작품이 전시된 공간의 첫 문을 열자 우리는 핑크에 압도되었다. 나무 하나를 통째로 설계하고 의도한 ‘핑크’. 유리문 밖의 신록과 핑크의 경계에서 황홀한 분위기가 퍼졌다. 시골 초등학교 폐교였다니 우리가 서 있는 이 지점은 교무실과 행정실, 아이들이 수업하는 교실로 나눠지는 중간이었다. 작가들의 작품이 있는 곳 바로 옆에는 창문을 통해 들어온 담쟁이가 작품의 일부처럼 자연스레 자리를 잡았다. 벽을 탔던 담쟁이넝쿨의 지난 흔적도 동그랗게 수놓은 꽃이 되어 그림의 숨은 상징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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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속의 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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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속에 스며든 명화

세 개의 캔버스를 이어 한 작품으로 완성된 유화(油畵) 앞에서는 특별하고 독특한 재미가 있다. 그림 속 책이 꽂힌 서가에 올려놓은 불상을 비롯해 서양화가 모네의 양귀비 밭이 거울 속에 그대로 재현돼 있고, 교과서에서 익숙하게 접한 김홍도 그림도 작품 안에서 만날 수 있다. 동서양 화가의 그림이 작품 안에 그대로 스며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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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열네살. 그림자의 반전

조각 작품이 전시된 곳에서는 그림자와 짝을 이루는 조각품을 보면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확 깨부순다. ‘열네 살’ 이란 제목의 작품 앞에서 청소년의 호연지기 혹은 충만한 에너지, 그 또래가 보이는 반항의 이미지가 읽힌다. ‘조각이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조각의 내용과는 반전을 이루는 그림자’ 앞에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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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 미술관 가운데로 아트샵 오르는 계단이 보인다. 

늘어진 색색의 깃털과 꽃 장식 사이로 학교 미술실을 연상케 하는 곳. 이곳엔 늙은 세네카, 라오콘, 금강역사, 아그리파, 삼각형, 원뿔 등의 도형, 그리고 오래전에 사용한 백붓, 수채화색연필, 4비 연필 등 자질구레한 미술재료들이 상자에 그대로 꽂혀있다. 아마도 미술에 흥미가 있다면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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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샵

계단을 오르면 작가의 작품 포스터나 소품 등을 구매하는 아트샵이 있다. 그곳은 이곳 초등학교의 창고로 사용하던 공간을 꾸며놓은 곳이다. 근처엔 멋들어진 나무들이 에워싸듯 울타리를 이루는 조붓한 한옥이 마치 그림처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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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마루 왼쪽, 흰색 작약이 핀 곳에 바둑고양이가 있다. 그림같은 아담한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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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고양이가 있는 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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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고 땅은 축축한데 처마 밑 구유 안에는 바둑고양이가 잠을 청하고 있었다. 물기하나 없는 뽀송뽀송한 얼굴로 꽃과 나무에 둘러싼 안락한 고양이의 온도가 그대로 감지되는 것 같다. 낯선 사람이 와도 컹컹 짖는 개와 달리 조용하다. 감은 눈을 떠보게 하려고 애써보았으나 별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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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베르니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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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같은 아미 미술관의 지베르니 카페 옆의 미니 연못

전시관 아래 너른 운동장 한켠엔 ‘지르베니카페’가 관람객을 맞는다. 카페 이름이 암시하듯 수련을 그렸던 모네의 정원을 축소한 것 같은 미니연못도 있다.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미술관 출입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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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

미술관의 작품을 만나고 그곳의 정원에 머물던 시간, 잠시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정체되고 해소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신선하게 환기되었다. 큐레이터 김남윤의 글처럼 아미 미술관 ‘시공간으로의 여행’은 관객에게 ‘익숙한 듯 낯선 한국 전통의 공간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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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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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전시관 뒷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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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 미술관 (041)353-1555  충남 당진시 순성면 남부로 753-4

건조했던 감성에 충분한 습도조절이 된 아미미술관 나들이. 부부의 날이 아니더라도 아미미술관은 언제든 다시 들르고 싶은 내 인생미술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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