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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벌세 투닥거리네!"

비내리는 소만(小滿) 당진 우강 평야

2021.05.21(금) 16:06:32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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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레질

"벌세 투닥거리네!"
동네 어르신의 말씀에 어리둥절했고, 다시 여쭙고 나서야 '써레질'을 '투닥거린다'라고 표현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논바닥을 잘 투닥거려서 편편하게 해야 모심기가 쉬울 것이란 생각에 이른다.

ㅂ ▲ 당진 정미면 봉성리 들판 (2020년 10월 5일 촬영)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농경 사회였고 음력을 사용했던 우리 조상들은 기후에 매우 민감하게 생활해왔다. 하지만, 음력은 윤달을 통하여 4년마다 한 번씩 날짜를 맞출 정도로 한동안 기후의 차이가 크게 나는데, 이처럼 음력만으로는 농사짓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여 양력의 요소를 도입한 것이 '24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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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번 지방도 큰금계국

비가 부슬부슬 쉬지 않고 내리는 출근길, 우강면 70번 지방도 길가에 큰금계국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2020년 핑크 뮬리가 생태교란식물이 되었듯, 큰금계국도 너무 잘 자라서 토종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외래식물 중 하나이다. 금계국이란 이름으로 너무 많이 알려졌는데, 금계국은 조금 다른 식물이니 구별해야겠고, 큰금계국이란 이름을 찾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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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강 평야

24절기 중 오늘(5월 21일)은 소만(小滿)이다. 소만은, 풍년을 기원하는 모내기가 시작되는 시기라 하는데, 이 시기가 '보릿고개'란 말이 있던 힘들던 시기이며, 보리가 익어가며 작은 희망을 갖던 시기이기도 하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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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강 평야 성원리 일대

또한, 소만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성장하여 가득 찬다는 의미도 있다. 비 내리는 소만 날 출근길에 잠시 우강면 성원리 일대의 우강 평야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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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수로

농사짓는데 날씨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물이며, 이번 봄에는 잦은 비로 물 걱정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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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레질

아마도 동네 어르신이 계셨다면, " 이제사 투닥거리네!" 하며 게으르다고 한마디 하지 않으셨을까? 바빴는지 모내기가 한창인 곳에서 써레질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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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내기 준비

모내기를 하려고 논두렁에는 모판이 앞으로 나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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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내기

이양기에 모판을 싣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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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내기

빙글 돌아 앞으로 다가온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품앗이하던 때는 기억조차 나질 않고 그 모습도 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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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기와 투닥거리기

한쪽은 심고, 한쪽은 투닥거리며 서로 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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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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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레질

그러고는 이내 서로 갈 길을 찾아 헤어지며, 풍요롭기를 소망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소만(小滿)이라는 절기의 하루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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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금계국

길가에 일찍 피어난 노란 '큰금계국'이 비를 머금고 잔뜩 허리를 구부린다. 언젠가부터 이 큰금계국이 길가나 저수지 변에 피어나면, 소만이라는 절기가 찾아오며 여기저기 모내기가 한창이다.

소만(小滿) 절기를 맞은 아침, 출근길에 늘 지나던 우강 평야가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비는 내리고 흐릿하지만, 그 풍경에 차를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보았다.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성장하여 가득 차며, 모내기를 시작한다는 소만에 하나의 의미를 더하고 싶다. 작은 소망이 가득하게 쌓여서 풍년이라는 큰 소망이 이루어지고, 그 풍년의 수확을 할 때쯤에는 코로나19 또한 물러나 뒷방 신세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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