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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영화 ‘바그다드카페’가 오버랩 되던 창고카페

거꾸로 돌린 시간, 아산의 ‘온양창고가페’에서 느껴보세요.

2021.04.25(일) 21:51:05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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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양창고카페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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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를 개조한 온양창고카페

이곳에 오면 누구라도 탄성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오래된 외국차들이 창고마다 전시된 곳이 있는가 하면 베이비부머세대 그 이전의 시절까지 거슬러 ‘찐’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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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색의 올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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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모양의 창고건물이 나란히 있는 곳에 무심하게 혹은 짠, 하고 나타난 것 같은 올드카는 주변과 너무 생뚱맞다. 황량한 사막은 아니지만 왠지 영화 ‘바그다드카페’ 분위기가 엇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먼지 나는 길에 짐을 끌고 카페로 걸어오는 여자와 무기력하게 그 여자를 바라보는 카페주인의 여자. 두 여자는 말없이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는다. 한 여자는 땀을 닦고 또 한 여자는 눈물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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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전화기와 군부대에서 사용했던 전화기

잠시 영화의 장면들을 생각해보다가 창고 안으로 들어가니 ‘언더우드’라는 전동타자기와 텔렉스가 있다. ‘세상에~~’ 나는 오랜 소꿉친구를 만난 것처럼 녹슬고 작동이 안 되는 타자기와 ‘골드스타’의 텔렉스를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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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더우드 타자기와 텔렉스 1980년대는 타자와  텔렉스학원도 있었다.

사회 초년생이던 1980년대 초반, 무역회사의 사무실에서 전동타자기를 사용하며 서류를 작성했다. 어쩌다 오타가 나면 흰색 수정액으로 칠하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말렸다. 마음은 급하고 서류는 자꾸 틀렸다. 신용장 주문과 달리 0이 하나 빠지거나 붙이면 금액이 달라지기에 숫자를 타이핑할 때는 더 신경이 곤두섰다. 서류는 정확해야 했고, 한 건이 끝나 물건을 수출하고 서류가 완비되면 은행에서 돈을 찾았다. 그 돈이 함께 일한 직원들의 월급이었다.

핸드폰이 컴퓨터를 대신하는 지금과 달리 당시엔 텔렉스를 통해 신용장 내용을 확인 했다. 텔렉스가 들어오는 시간이 일요일이라면 일요일에도 회사에 가서 텔렉스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상사에 보고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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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 나옴직한 올드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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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에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지만 창고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올드카 앞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연인들이 있는가 하면, 이곳을 포인트로 모델과 사진전문가가 셔터를 누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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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감성을 고조시키는 물건들은 나무케이스가 있는 텔레비전이나 ‘코끼리’ 보온밥통, 석유곤로, 다이얼을 돌리는 전화기에서부터 용량이 다른 콜라빈병, 접시액자 등 다양하다. 당시 나무케이스가 있는 텔레비전이 있는 친구는 동네에서 꽤 사는 축에 들었던 기억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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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교실 안(당시는 국민학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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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크기의 텔레비전과 나무케이스가 있는 텔레비전

‘온양국민학교’로 들어가면 교실 가운데 조개탄을 때던 난로와 나무 책걸상, 주산 등이 있다. 창고 어느 문 앞에는 ‘준비중입니다’라는 글이 붙어 있고 문이 잠겨 있었다. 아마도 또 다른 물건을 준비하거나 보수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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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리터짜리 콜라병이 보이고 백두산 '들쭉술'병도 있다. 들쭉술은 진달래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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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곤로와 전보 전화 취급소 안내표지판

이 많은 오래된 물건들은 누가 어떻게 준비한 것일까. 전시된 물건들과 만나면 시간을 거꾸로 가고 있는 장면에 내가 있다. 그 물건과 같이 했던 사람들이 떠오르고, 그 오랜 물건을 경험했던 시절로 돌아간다. 전시된 물건이 놓인 자리엔 사람들의 출입이 자유로워서 그런지 만져보는 게 용이하다. 아직은 코로나19이기도 하니 좀 더 청결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손길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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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된 차와 전시중인 빨간 올드카

온양창고에 전시된 차와 주차된 차를 비교하니 차의 길이와 높이에서 차이가 확연하다. 길이는 훨씬 길고 지붕 높이가 낮은 전시된 올드카의 색감은 거의 원색으로 선명하고 각각의 독특한 개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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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카가 있는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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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철로 만든 사마귀같은 오토바이(?) 농협마크가 보인다.

1930년대~1970년대 차량으로 구성된 올드 카의 어느 차를 타고 영화 ’바그다트카페‘의 여주인공 ‘재스민’이 먼지 나는 길에서 내릴 것 같다. 하지만 온양창고카페 주변은 밭과 논이다. 하지만 두 여성의 우정을 그린 영화 ‘바그다드카페’의 오에스티 ‘Calling you' 가 온양창고카페에서도 들린다면 썩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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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카를 사진찍는 사람
 
‘바그다트카페’가 서서히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듯, 아산의 온양창고카페가 지역의 오아시스역할로 건강하게 한 걸음씩 내딛기를 기원한다. 

(*) 아산 온양창고카페
충남 아산시 모종동 31-1
영업시간: 10시~21시
연락처: 041) 54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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