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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은석산을 물들인 봄꽃 향연

완연한 봄, 아름다운 봄꽃 만나러 다녀왔어요.

2021.04.25(일) 02:01:18 | 보라공주 (이메일주소:eyeful3535@naver.com
               	eyeful3535@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은 어느 곳을 가나 봄꽃이 만개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이맘때 은석산에는 철쭉 꽃동산이 기다리고 있어 날씨는 별로였지만 지난 23일 다녀왔습니다. 고령박씨종중재실을 찾아가면 은석산 등산로가 나옵니다.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고택 앞에 핀 봄꽃을 보고 정신없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의 봄을 함께 했지만 이렇게 동시에 봄꽃이 만개한 모습은 처음입니다.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요즘이 봄꽃 구경하기 딱인 듯합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고택 앞 자목련과 백도화

어릴 적 엄마가 사주신 동화 전집에서 어사 박문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었는데, 천안 북면에 제사를 모시는 곳이 있다는 게 신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영조에게 늘 직언을 해 서로 상극이었으나, 어사 박문수를 진정한 신하라 여기며 귀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실존했던 박문수는 암행어사는 아니었고, 일반 어사로 파견되어 흉년에 굶주린 백성을 구휼하며, 왕이 지정한 임무를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어사 박문수 동상(주차장)

고택 뒤로 돌아가면 은석산으로 가는 임도가 나옵니다. 가는 길에 청보리밭의 싱그러움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길 끝에 제가 좋아하는 보랏빛 라일락이 보여 한참을 이리저리 사진을 찍느냐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향기도 좋아 누구나 좋아하는 라일락 역시 봄에 찰나의 순간에만 볼 수 있는 꽃이라 저에게는 귀한 꽃입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3▲청보리밭을 지나면 향기로운 라일락이 기다립니다.

은석산 등산로는 능선바람소리길과 계곡물소리길로 나뉩니다. 오늘은 철쭉 꽃동산에 먼저 가기 위해 능선바람소리길을 선택했습니다. 전원마을을 지나 임도를 오르면 숲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봄이 한창인 요즘 숲의 색깔은 연한 연둣빛입니다. 저는 진한 녹색을 띠는 숲보다 여린 듯한 연둣빛을 좋아합니다. 눈도 더 시원해지는 것 같고, 왠지 더 싱그러운 향내가 나는 듯합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4▲은석산(어사 박문수 테마길) 등산 안내도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5▲전원마을을 지나면 들머리가 나옵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6▲눈이 시원해지는 숲의 연둣빛

봄에는 어떤 것이든 새롭습니다. 겨울 동안 축 처져있던 나뭇잎들과 꽃 몽우리가 조용하지만 부산스럽게 움트고 있습니다. 잎이 반짝거리는 청미래덩굴과 곧 하얀 꽃이 뭉게구름같이 피어날 노린재나무가 등산로 옆에서 나도 쳐다보라며 손짓을 합니다. 좁다란 길 옆에는 분홍색 철쭉이 피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다른 철쭉과 달리 잎이 크고 둥글며, 꽃 크기도 커서 처음엔 무슨 꽃인가 했습니다. 주로 아시아 지역에 핀다는데 산에 자주 다니지만 은석산 말고는 이 철쭉은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7▲청미래덩굴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8▲노린재나무 꽃 몽우리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9▲등산로 옆 철쭉나무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0▲철쭉

1시간 정도 걸어 팔각정이 있는 전망대에 가까워지면 철쭉과 영산홍이 피어있는 꽃동산이 나옵니다. 꽤 길게 난 길에 다양한 색의 철쭉을 심어놓아 봄이면 꽃길을 걷기 위해 전국에서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은석산 정상에는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1▲해가 잘 드는 곳에 핀 흰 철쭉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2▲계단을 따라 핀 자홍색 철쭉

자홍색 철쭉이 핀 계단을 오르면 팔각정이 나오고, 은석산 등산로 곳곳에 있는 어사 박문수 일화를 한 번에 만날 수 있습니다. 등산하면서 제1화부터 제4화까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으니 오르면서 찾아보셔도 좋습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3▲팔각정으로 오르는 계단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4▲어사 박문수 일화

팔각정을 뒤로하고 철쭉이 피어있는 길을 곧장 따라가면 은석산 정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길이 험하지 않고 능선이라 아이들도 쉽게 갈 수 있습니다. 응달인 곳은 아직 철쭉이 만개는 아닙니다. 흰 철쭉은 아직 몽우리만 져있어 다음 주까지도 철쭉을 보기는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5▲만개 직전 자홍색 철쭉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6▲아직 몽우리만 진 흰 철쭉

철쭉이 만개한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각시붓꽃을 발견하고 무척 기뻤습니다. 주로 산속 풀밭에 피는 꽃이라 찾기 힘든데 아직 만개 전인 철쭉 덕분에 제 눈에 띄었습니다. 꽃말은 부끄러움, 세련됨이라는데 고상한 것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이지만 만나기 쉽지 않은데 진한 보랏빛의 붓꽃을 보다니 오늘 오길 잘했다 생각이 듭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7▲보랏빛 각시붓꽃

이제 철쭉이 핀 꽃동산이 끝나고 소나무 숲이 나옵니다. 평평한 곳에 운동기구도 설치해 놓아 인근 주민들은 동네 뒷산을 오르듯이 온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은석산 정상입니다. 조금 오르막도 있지만 갈만하니 아이들과 와도 무리는 없습니다. 풍경도 멋지지만 어사 박문수 테마길을 걸으면서 아이들과 역사여행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8▲꽃동산 끝에 있는 운동기구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19▲은석산 정상으로 가는 길

약 150m를 걸어서 은석산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역시 날씨가 흐려니 산에 사람이 없습니다. 은석산이 모두 내 거라고 생각하니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지난 1월에 왔을 때 쌓여있던 돌탑에 비해 높아진 듯합니다. 코로나19로 산을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돌을 하나씩 올리고 내려가시나 봅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0▲은석산 정상 표지석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1▲정상에 있는 돌탑

하산은 은석사 방향으로 합니다. 올라왔던 길과 반대여서 은석산을 한 바퀴 돌게 됩니다. 내려가는 길에 어사 박문수 묘가 나옵니다. 그곳에 제4화 왕의 남자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얘기했던 영조와의 관계가 재미있게 적혀있습니다. 등산할 때마다 이런 게 나오면 읽는 재미에 힘든 게 반으로 주는 듯합니다. 아래로 내려가 박문수 묘도 돌아봅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2▲어사 박문수 일화 제4화 왕의 남자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3▲박문수 묘

묘소 옆으로 계단길이 나옵니다. 조금 길다 싶게 나있지만 이 길 끝까지 가면 은석산 중간지점까지 내려온 겁니다. 내려가는 길에 세 가지 색으로 꽃이 피는 삼색 병꽃나무도 발견합니다. 우리나라 토종 꽃나무인데, 삼색 병꽃나무는 변종으로 온통 흰 색인 병꽃과 구별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해 붉은 병꽃이라고도 합니다. 종 모양의 꽃이 무척 귀엽습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4▲박문수 묘 옆 계단길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5▲삼색 병꽃나무

400m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은석사가 나옵니다. 보광전 옆에는 몇 년을 살았는지 알 수 없는 팽나무가 멋지게 서있습니다. 은석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팽나무 덕분에 위엄이 있어 보입니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스님이 창건했다고 하지만 기록은 없고, 보광전에는 문화재인 목조여래좌상과 아미타극락도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6▲팽나무가 멋지게 서있는 은석사

은석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하얀 라일락, 으름덩굴 꽃, 겹벚꽃 등을 만났습니다. 도대체 봄꽃의 끝은 어디인가요? 꽃에 취해 천천히 걷다 보니 보통 등산 시간보다 두 배는 걸렸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봄이 가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7▲하얀 라일락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8▲으름덩굴 꽃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29▲겹벚꽃

하산은 계곡물소리길로 했습니다. 데크로 길이 잘 되어있어 걷기 좋습니다. 계곡 중간에 다리가 놓여있으니 왔다 갔다 하면서 내려가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거의 다 내려왔더니 오를 때 봤던 겹벚꽃이 더 활짝 피어있고, 노란 겹황매화도 더 눈에 띄입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30▲데크로 된 계곡물소리길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31▲겹벚꽃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32▲겹황매화

조금 늦게 등산을 하고 내려왔더니 아무도 없어서 고택 앞 불두화, 겹철쭉, 백도화, 황도화, 명자나무 꽃 등을 포인트 삼아 셀카도 찍으며 맘껏 은석산의 봄꽃을 즐기다 왔습니다. 마스크로 가리고 산을 오르긴 쉽지 않지만 요즘엔 많이 적응이 된 듯합니다. 그나마 봄에 꽃을 보며 오를 수 있어 더 고마운 은석산입니다.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33▲불두화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34▲겹철쭉, 홍도화, 백도화

은석산을물들인봄꽃향연 35▲명자나무 꽃과 백도화

가까운 곳에 있는 은석산이라 늘 와도 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와서 봄꽃을 보니 시기를 잘 맞춰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봄꽃이 있는지 미처 몰라봐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봄은 곧 끝나겠지만 사진으로 많이 담아왔으니 내년 봄까지 두고 두고 꺼내보며 추억을 해야겠습니다.

고령박씨종중재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박문수길 149-1 (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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