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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홍성에 봄이 온다면, 거북이마을

2021.04.07(수) 22:23:06 | 여행작가 봄비 (이메일주소:springlll8@naver.com
               	springlll8@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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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짧아서 아쉽다. 주말 몇 번의 비가 오고 나면 벚꽃 잎은 바닥에 나뒹굴고 옷은 갈수록 짧아진다.
또 금방 여름이 올 거라는 친구의 말에 또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래서 늘 봄은 바쁘다.

우리 동네 벚꽃은 이미 또르르 떨어져 발만 동동 구르는데 아직도 벚꽃이 한 아름 피어있는 동네가 있다 하여 발길을 돌린다.

이름도 참 귀엽다. 거북이걸음처럼 봄이 다른 곳보다 느리게 찾아온다고 하여 거북이 마을일까? 그게 아니라면 여름이 더 늦게 찾아온다고 하여 거북이 마을일까?

뭐라도 상관없다.

홍성에봄이온다면거북이마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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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벚꽃과 더불어 수선화를 보기 위해 거북이 마을로 향했다. 거북이 마을에 도달하니 날리는 벚꽃잎이 바닥에 나뒹굴고, 노란 수선화가 방긋 인사를 건넨다.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처럼 느린 경운기가 두 발걸음보단 빠르게 스쳐가고 햇살은 바닥에 얼룽진다. 

거북이 마을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디다. 그렇게 벚꽃길을 지나 굽이진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구산사에 닿는다.

구산사는 거북이 마을에서도 벚꽃과 수선화가 만발하여 봄이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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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사는 고려 말 충신 담양전씨 3은(야은, 뇌은, 경은)을 모신 사당이다.

구산사 바로 앞에 차를 두고 거북이 마을에 앉아 봄을 맞이한다.

거북이 마을은 홍성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울 꽃 명소인데, 물론 이 '거북이'이라는 뜻이 '느린 거북이걸음'에서 따온 말은 아니다.

지형 자체가 거북이 목을 닮았다 하여 이곳의 이름을 거북이 마을이라 부른다고 한다.

거북이 마을 뒤편에 병풍처럼 서 있는 산의 이름은 보개산이다.

보개산은 거북이 등껍질 부분에 속한다고 한다.

위 지도를 보니 거북이 지형이 조금은 와닿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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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마을에서도 작은 연못 곁에 자리한 수선화가 인기다.

연못 너머에는 몇 채의 주택이 보인다.

주민들은 아침 눈 뜨고 저녁잠이 들기 전까지 보는 흔한 풍경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거북이 마을은 36가구밖에 살지 않는 아담한 마을이다. 이 아담한 마을에도 유명인은 있다.

교과서에도 실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거진다' 시조를 지은 남구만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남구만 선생은 홍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마을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시가 절로 써질 것만 같은 기분이다.

물론 기분만 그렇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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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마을은 평범한 시골마을이지만, 봄이 오면 나도 모르게 작은 탁성을 자아낸다.

좋은 것을 보면 간직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어디 나뿐이겠는가. 

그러면서도 다이어리 한편에 꽁꽁 숨겨 봄마다 나만 펼쳐보고 싶은 그런 마을이다.

노란 수선화는 햇살을 바라보며 방긋 웃음짓고, 봄을 시샘하는 바람은 벚꽃을 간지럽힌다.

노란 원피스 입고 이 길을 하염없이 걷고 싶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봄처럼 노랗게 물들 것만 같다. 

그렇게 이곳에서 거북이 걸음처럼 느리게 이 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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