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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전미가 있는 금사리 성당과 세계 최대 와불 미암사

고향을 찾아 떠난 부여 힐링 여행

2021.03.24(수) 04:41:33 | 은돌이 (이메일주소:ejjk7142@naver.com
               	ejjk7142@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살았던 곳이고, 방학이면 매년 와서 놀다 가던 외갓집이 있는 부여에 다녀왔습니다.
살면서도 몰랐던 금사리 성당과 외할머니의 위패를 모셔놓은 미암사를 가보러 길을 나섰습니다.
일찍이 천주교가 전파되었던 부여는 다행히 주변에 지역에 신자들이 많지 않아 병인박해 때 크게 당하지 않았고, 이후 타 지역 신자들이 와서 모여 살기 시작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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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리 성당 정문

토요일 미사 시간이 오후여서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사람들이 없어 조용히 혼자서 고즈넉한 금사리 성당을 맘껏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성모마리아에게 간절하게 기도하는 여인이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심란한 때에는 종교 불문하고 같이 기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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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앞 평화의 모후

바로 정면에 1906년에 세워진 최초의 성당, 금사리 성당이 있고, 좌로는 사무실과 우로는 현재 사용 중인 듯한 본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골 마을의 성당치고는 꽤 규모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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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바라 본 금사리 성당 전경

박해 이후 뮈텔 주교가 부여에 본당을 신설할 것을 결심하고, 공베르 신부와 파스키 신부가 함께 부지를 물색하며 다녔다고 합니다.
첫 정착지로 규암면을 생각했지만 때마침 금사리에 마땅한 곳이 나와 본당 중심지로 정하고, 홍산본당 또는 소양리 본당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이곳은 논과 산, 대지 그리고 집 3채가 있는 곳을 수리하여 1906년 성당을 완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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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지어진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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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리 성당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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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에 세워진 최초의 성당 건물

6년에 걸친 금사리 본당은 직접 구운 황토 벽돌로 만들어졌는데, 위는 붉은 벽돌을 쓰고, 아래는 회색 벽돌을 쌓아 만들었습니다.
창문도 아치형으로 내어 지금 보아도 세련미가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현재는 농촌 인구가 감소해 신자들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2006년 성당 건립 100주년을 맞아 복원하는 작업을 해 기와였던 지붕을 함석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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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로 구워 만든 벽돌로 지은 성당

부여군에 세워진 첫 고딕 양식의 건물인 금사리 성당은 이국적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 전통 목조건물의 특징을 많이 담고 있어 1998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14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조용한 성당에는 사람을 잘 따르는 희망이와 조금 까칠한 소망이가 지키고 있었습니다. 신부님들을 대신해 작별 인사를 하고 미암사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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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좋아하던 희망이

다음 목적지는 미암사입니다. 5년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모셨던 곳이라 가끔 찾는 곳인데 아무 날도 아닌데 발걸음을 하고 싶어 부여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와불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을 수많은 부처님이 두 손을 모아 환영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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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길에 반겨주는 부처님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연등이 알록달록 달린 나무를 지나는 순간 제 눈을 의심할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세계 최대 와불이라며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끌던 곳에 부처님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부처님이 열반한 모습을 형상화해서 만든 것으로 길이만 27m인데 어디로 사라진 걸까 주위를 둘러봐도 있을만한 곳이 없습니다.
누군가 보이면 물어보려고 위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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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와불 자리

와불이 있던 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약수터가 나옵니다. 잠시 놀란 가슴을 시원한 물로 달랜 후 쌀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부처님이 계실까 했지만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대신 달마상비와 작은 연못 그리고 저동리쌀바위만이 그대로 미암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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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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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상제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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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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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리 쌀바위

쌀바위 앞에는 산신각이 예전 모습 그대로 반겨주고, 많던 장독대는 거의 비어있는 듯합니다.
쌀바위까지 봤는데도 와불의 모습은 안 보입니다.
누구도 만나지 못해 물어볼 수도 없어 돌아서면서 만나지 못하고 가는 외할머니를 위해 모퉁이에 쌓아둔 돌탑에 정성을 다해 돌을 올려놓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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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암사 산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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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패 대신 돌탑에 평안을 기원하며 내려왔습니다.

다시 부처님들의 배웅을 받으며 내려오는 길에 새로운 건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은지 얼마 안 되는 건물 같은데 안에서 제를 올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절의 일부인 듯합니다.
마침 나오시는 분들이 와불을 구경하러 온 줄 알고 건물 옆에 있다고 가르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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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암사에 새로 지은 불교대학 건물 옆으로 내려온 와불

그렇게 찾던 와불이 왜 여기 와있을까 몹시 궁금했는데 뒤로 돌아가니 위패가 모셔졌던 곳이 텅 비었습니다. 궁금해 하던 저에게 위패는 불교대학 건물에 모셔져있고, 보수를 하기 위해 이곳에 내려왔다고 합니다.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위에서 볼 때의 위엄이 사라진 듯한 부처님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얼른 보수가 끝나고 옛 모습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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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중인 와불

고향이라고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변함없는 모습에 잠시 향수에 젖어드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끔이지만 추억 속 조각을 맞추면서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부여 금사리 성당
충청남도 부여군 구룡면 성충로1342번길 21

부여 미암사
충청남도 부여군 내산면 성충로미암길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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