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어여쁜 것은 생명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기쁨과 행복을 두 배로 키워 더 즐겁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어떤 작가의 말처럼 봄은 이유 없이 가슴을 벅차게 만들고
살랑이는 봄바람에 어디로든 떠나고 싶게 하지요~
마음은 멀~리 가보지 않은 곳으로 향하지만
바쁜 일상에 시간을 쪼개서 다녀오기엔 무리가 있어
가까운 곳으로의 꽃구경을 다녀온 것으로 만족하자 하고는 시동을 걸어 다녀온 곳이
구항면 거북로 436에 위치한 『거북이 마을』이랍니다~^^
이 곳은 길~게 이어진 벚꽃길로도 유명한데
지역적인 차이로 지금 남녘에선 벚꽃축제가 한창일텐데
봉오리를 열심히 키우고 있었지요~
시기를 달리해 벚꽃길을 달리는 것도 좋지~! 하면서
오늘은 수선화에 집중하자 하고선 수선화 수런대는 곳으로 바로 직진하니
때를 잘 맞춰 왔네~ 싶게 흐린 날씨에도 노란 미소 방긋하며 맞아주었답니다~^^
거북이 마을은 마을과 주변 산의 지형이 거북이를 닮았다 하여 ‘거북이 마을’로 불리며
고려말 문신인 담양 전씨 집성촌으로~
구산사라는 사당에서 매년 음력 10월 1일 제례를 지내고 있으며
구산사에서 실시하는 전통방식의 성인식인 성년의례 체험, 제례 체험외에도
농사 체험, 공예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운영하며 전통과 농촌의 문화를 전승하고 있답니다.
구산사는 고려 말 문신인 담양전씨 전녹생, 전귀생, 전조생 3형제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으로 1958년에 선비 이운명과 김우근이 유림에 청색소를 올려 건립했답니다.
이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폐되었으나 현재 다시 복원하였답니다.
또한, 우리가 익히 배워 잘 아는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라는 권농가를 지으신 약천 남구만 선생이 나신 곳이기도 해
생가터에 지은 초가집인 약천초당과 고택 등 전통 문화유산이 풍부한 곳이랍니다.
약전초당 앞에 피어난 산수유꽃이 유난히 더 아름답게 다가오고요.
연못가에 핀 수선화를 보고 있으려니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사랑에 빠졌고 물에 비친 자신만 바라보다 죽었다는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 나르키소스가 생각나네요~
수선화는 12월에서 3월 사이에 흰색이나 노란색 꽃이 피는데
청초한 모양과 은은한 향기 때문에 선비들의 사랑을 받은 꽃이기도 하답니다.
우리나라 선비들은 수선화를 신선들의 꽃으로 여겼답니다.
특히, 추사 김정희는 서울에 살 때 수선화를 굉장히 귀한 꽃으로 여기고 화분에 심어 애지중지 키웠대요~
그런데 제주도로 유배를 가서 보니 수선화가 너무 흔해서
소가 뜯어 먹을 정도인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고 해요~ㅎ
수선화 향기에 취하고 나오는 길에는 소나무 아래 ‘보살바위’도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요~
마을에서 자손이 없어 걱정하던 사람이 보살 바위에 정성껏 기도하고 아들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자식이 없는 사람들이 찾아와 정성껏 기도하면 소원을 들어주는 바위로 통한답니다.
홍매화가 아름다운 것은 그것을 보고 아름다움으로 느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봄이 곳곳에서 피어나는 요즘
소박하고 정겨운 거북이마을에서 아름다운 봄날 만끽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