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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양이 눈가에서 ‘봄의 졸음’을 만나다

대전 당진 고속도로의 공주휴게소

2021.03.21(일) 15:17:38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한 낮의 봄기운이 완연하다. 비가 한 번 내릴 때마다 기다린 듯 기온이 오르고 이파리 하나 없는 나뭇가지에 봄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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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당진간 고속도로휴게소의 공주휴게소. 


춘분(春分)을 하루 앞둔 19() 오후,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적당히 불었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로 이 날을 기점으로 점점 낮의 길이가 늘어나는 때다. 예로부터 춘분은 천하의 만민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고 하여 이 즈음에 농촌에서는 퇴비를 만들고 거름을 주며 모종 씨 넣기를 하게 된다. 도시에서는 춘분을 어떻게 느낄까.

 

유네스세계유산도시 공주.

▲  유네스세계유산도시 공주.  

주차장의 차들이 유난히 많았던 공주휴게소

 주차장의 차들이 유난히 많았던 공주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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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휴게소 흡연구역


봄추위가 장독을 깬다는 말이 있다. 한낮의 포근하고 따스한 햇볕에 마음을 놓다가는 느닷없이 닥치는 꽃샘추위를 만날 수 있다. 그러니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덧입을 옷이나 머플러 하나쯤은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거리두기, 아직도 꼭 필요합니다.

▲  거리두기, 아직도 꼭 필요합니다.


점심이 지나고 한창 나른해질 오후 3,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의 공주휴게소주차장에 차들이 유난히 많았다. 주말을 앞두고 이동하는 차량들이 늘어난 것 같았다. 코로나19로 아직은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걸 펼침막이 말없이 알려준다. 이미 학습된 정보로 따로 정해진 입구와 출구로 사람들은 질서 있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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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휴게소의 고양이


사람들 출입이 금지된 곳에서 뜻밖의 고양이를 만났다. 노란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는 생후 6개월 정도로 짐작됐고 계속 졸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냥이야~’ 라고 불러도 아랑곳없이 자세만 달라질 뿐, 눈에는 포근한 봄의 졸음이무거운 듯 했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시 봄은 고양이로소이다의 한 장면이 공주휴게소에서 재현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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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눈꺼풀 위로 무겁게 내려 앉는 봄의 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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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 이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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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피는 휴게소 정원


고양이는 아마도 휴게소에서 밥을 주는지 도시의 꾀죄죄한 길냥이와 달리 깨끗하고 상태가 양호해보였다. 운동기구가 있는 주변엔 노란 산수유 꽃과 이름 모를 흰 꽃이 피는 중이었다. 이제 막 꽃망울이 터지고 봄은 점점 고양이의 졸음을 부추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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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알밤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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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알밤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여름에 판매합니다. 


공주 알밤으로 만든 알밤빵 위로 공주알밤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입맛을 자극했다. “아이스크림은 여름에만 판매해요!”여름까지 기다려야 하는 공주알밤아이스크림. 나처럼 물어보는 손님이 있을 테니 저 말을 안내글로 붙여놓으면 어떨까싶다.

휴게소를 잠시 둘러보고 다시 고속도로를 달리기 전, 알밤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없어 아쉽긴 했지만 봄꽃처럼 기지개를 켜는 몸 구석구석에 푸른 봄의 생기가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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