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당진 고속도로의 공주휴게소
한 낮의 봄기운이 완연하다. 비가 한 번 내릴 때마다 기다린 듯 기온이 오르고 이파리 하나 없는 나뭇가지에 봄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 대전당진간 고속도로휴게소의 공주휴게소.
춘분(春分)을 하루 앞둔 19일(금) 오후,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적당히 불었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로 이 날을 기점으로 점점 낮의 길이가 늘어나는 때다. 예로부터 춘분은 ‘천하의 만민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고 하여 이 즈음에 농촌에서는 퇴비를 만들고 거름을 주며 모종 씨 넣기를 하게 된다. 도시에서는 춘분을 어떻게 느낄까.
▲ 유네스세계유산도시 공주.
▲ ? 주차장의 차들이 유난히 많았던 공주휴게소
▲? 공주휴게소 흡연구역
‘봄추위가 장독을 깬다’는 말이 있다. 한낮의 포근하고 따스한 햇볕에 마음을 놓다가는 느닷없이 닥치는 꽃샘추위를 만날 수 있다. 그러니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덧입을 옷이나 머플러 하나쯤은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거리두기, 아직도 꼭 필요합니다.
점심이 지나고 한창 나른해질 오후 3시,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의 ‘공주휴게소’ 주차장에 차들이 유난히 많았다. 주말을 앞두고 이동하는 차량들이 늘어난 것 같았다. 코로나19로 아직은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걸 펼침막이 말없이 알려준다. 이미 학습된 정보로 따로 정해진 입구와 출구로 사람들은 질서 있게 움직였다.
▲ 공주휴게소의 고양이
사람들 출입이 금지된 곳에서 뜻밖의 고양이를 만났다. 노란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는 생후 6개월 정도로 짐작됐고 계속 졸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냥이야~’ 라고 불러도 아랑곳없이 자세만 달라질 뿐, 눈에는 ‘포근한 봄의 졸음이’무거운 듯 했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시 ‘봄은 고양이로소이다’의 한 장면이 공주휴게소에서 재현되는 중이었다.
▲ ?고양이 눈꺼풀 위로 무겁게 내려 앉는 봄의 졸음
▲ '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 산수유피는 휴게소 정원
고양이는 아마도 휴게소에서 밥을 주는지 도시의 꾀죄죄한 길냥이와 달리 깨끗하고 상태가 양호해보였다. 운동기구가 있는 주변엔 노란 산수유 꽃과 이름 모를 흰 꽃이 피는 중이었다. 이제 막 꽃망울이 터지고 봄은 점점 고양이의 졸음을 부추길 것이다.
▲ 공주알밤빵
▲ '공주알밤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여름에 판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