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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공주 이삼평공원에서 일본자기의 시조를 만나다

일본 최초의 백자기 생산에 성공한 도공 이삼평

2021.03.20(토) 10:40:43 | 대로 (이메일주소:dried@naver.com
               	dried@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유난히 흰색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하얀 옷을 즐겨 입기도 했지만, 순수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민족정신이 담겨있기 때문이지요. 
조선시대에는 도자기도 주로 하얀색으로 빚었는데 이를 백자라고 합니다. 조선백자는 소박하면서도 깨끗하고 기품이 느껴지는 도자기라고 할 수 있지요.
조선의 백자 기술을 일본에 전해 준 인물이 충청남도 공주 출신인 이삼평이라는 도공이라고 해요. 이분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이삼평공원이 공주시에 있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공주이삼평공원에서일본자기의시조를만나다 1

이삼평은 조선의 도공으로 정유재란 때 일본에 건너가 1616년 아리타의 동쪽 이즈미산에서 백자광을 발견하고 일본 최초의 백자기 생산에 성공합니다. 일본 아리타에서는 1917년 이삼평이 가마를 연 300주년을 기념해 도산신사를 조성하고 해마다 5월 4일이면 이삼평을 기리는 도조제를 열고 있다고 합니다. 


공주이삼평공원에서일본자기의시조를만나다 2

1990년 10월 아리타 시민들이 기금을 모아서 공주시와 한국도자문화협회의 지원을 받아 이삼평비를 공주 동학사 입구 박정자삼거리 부근에 세웠는데 도로 확장공사에 따라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794-64에 이삼평공원을 조성하고 이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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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평공원은 2016년 계룡산 장군봉 아래 온천지구가 바라보이는 곳에 4,723㎡의 규모로 조성되었습니다. 이곳에는 도자 볼라드가 도로와 경계를 하며 늘어서 있습니다.


공주이삼평공원에서일본자기의시조를만나다 4

이삼평공원은 계룡산에 푹 안겨있습니다. 동학사 계곡에서 발원하여 용수천에 합류되는 하천이 공원 앞에 흐르고 건너편에 대규모 글램핑시설이 촌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냇가의 벚꽃들이 활짝 피어 이 일대에 하얀 물결을 이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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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평공기념비에는 각종 도자기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이삼평에 대한 간단한 약력이 비석 앞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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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 뒤쪽 나지막한 야산에는 진달래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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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를 둘러싸고 있는 사각 모서리에는 기념비 건립에 도움을 준 일본 아리타 시민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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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평공원 한쪽에는 삼일정신계승 생명나무라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조형물에는 삼일독립운동 100주년 고천문에 '계룡산과 조선도공 이삼평'이라는 내용이 있어 옮겨 적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명을 따르지 않은 이방인, 나라의 통치자는 일찍이 계룡산에 발 들이지 못하였다. 
아껴 물려주신 궁터 지난 만년 찬란한 동방의 별 조선도공 이삼평 임란 피난처에서 납치되어갔네
하느님 뜻 홍익인간 다시 펴는 만래 세에 구천에 떠돌던 원혼 고향에 돌아와 한풀이하고 
한 고리 한 고리 큰 한 고리 안에 나라를 펴 한 백성 살게 하실 제 육해공군 한님 삼군 이미 보내시었다.
아 아름답다 이 깊은 옥석에 새기어 그 뜻을 다하오니 
잘 가고 잘 오는 만래 세에 등불 밝혀 비치오니 보우하사 보우하소서 만만세 보우하소서

또한, 이삼평의 한을 담은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중에 몇 구절을 골라서 옮깁니다.

이삼평 나는 말한다. 누가 날 보고 조국을 배신했다 하는가? 
나 이삼평은 일본 사람들에게 말한다. 내 넋이 서려 있는 이 아름다운 계룡산에 다시는 쇠말뚝을 박고 조총을 들이대려 하지 마라,
한국 사람들에게 말한다. 도자기는 쇠에 깨어지나니 깨어진 그릇을 담으려는 어리석은 짓은 결코 하지마라.
한마당 한풀이 망령 굿판을 벌려주면 나 너희 안에 이 망령들과 함께 막사발로 영원히 머물리라.

일본에 끌려가 도자기를 빚었지만 조국을 배반한 게 아니라는 그분의 절규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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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평공원에는 몇 개의 조각작품이 세워져 있습니다. 작품의 상단과 중앙에 연꽃 모양의 기와 문양이 새겨져 있고 전 이화여대 강태성 교수의 작품이라는 설명이 뒤 면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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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태성 작가의 사향(思鄕)이라는 작품입니다. 고향을 생각하는 두 사람의 얼굴과 몸을 나란히 새긴 오묘한 형태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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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삼평공원에는 그다지 볼만한 것은 없습니다. 그냥 넓은 터에 이삼평비 등이 드문드문 세워져 있을 뿐입니다.
해마다 벚꽃 피는 4월이면 이곳에서 이삼평 도자문화제가 열리곤 합니다. 작년 2020년에는 코로나 19 사태로 10월의 공주 역사 인물 선정에 맞춰 개최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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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평공원에 볼라드로 설치되어 있는 철화분청사기의 모습입니다. 철화분청사기는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 일대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산화철로 그림이 그려진 분청사기를 말합니다. 분청사기란 회색의 흙 위에 백토로 표면을 분장한 조선 초기의 도자기로 조선 중기로 넘어오면서 백자로 변모해 갔습니다.
도공 이삼평은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가 도자기의 불모지였던 일본 아리타 지역을 일본 도자기의 성지로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워 일본 도자의 신으로 추앙받는 분입니다.
그러나, 이삼평은 결코 조국을 잊거나 배신하지 않았다고 해요. 일본 이름을 마다하고 '삼평'이라는 조선 이름을 고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앞으로 공주시는 반포면에 '이삼평도자문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철화분청사기의 역사와 일본 도자문화산업을 일으킨 이삼평 선생의 공을 기리기 위함이라고 해요. 도공 이삼평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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