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봄꽃 가득한 종학당 산책

2021.03.16(화) 21:48:33 | 낯선일상으로의초대 (이메일주소:withknit@naver.com
               	withknit@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1
 
꽃샘추위에다 급작스런 폭설 소식으로 봄꽃은 아직 멀었으려나 했더니 매화가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다는 지인의 전언에 오랜만에 카메라를 챙겨들고 이른 아침 종학당으로 향했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2
 
충남 논산 노성면 병사리에 위치한 종학당은 조선 중기 파평윤씨 문중에서 운영해 오던 일종의 사립교육기관이었다고 한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3
 
뒤로는 호암산을 병풍으로 두르고, 앞에는 병사저수지가 펼쳐져 있는 종학당은 사실 한여름 풍성한 배롱나무로 유명한 곳인데, 봄이면 종학당 뒤편 정수루 근처 곳곳마다 색색의 매화들과 산수유가 피어 한 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4
 
종학당은 1643년(인조 21) 윤순거가 종중의 자제와 문중의 내외척, 처가의 자제들까지 합숙·교육시키기 위해 건립한 교육 공간이라고 한다. 1910년 일제에 의한 강제병합 전까지 교육이 이루어졌으나 신교육의 도입으로 폐쇄되었고, 화재로 인해 없어졌다가 1970년 윤정규가 지금의 종학당을 다시 지었다고 한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5
 
기나긴 역사 속의 이야기들은 몰라도 좋다. 그저 곱게 피어난 꽃들에 천천히 눈길을 주며 일상의 고되고 힘들었던 마음을 위로받는 것만으로도 봄의 종학당은 넘치도록 좋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6
 
정수루는 종학당 바로 위에 있는 누각으로 종학당과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서재 마루와 누각이 연결되어 있어 학문을 토론하고 시문을 짓던 장소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산수유꽃과 어우러진 종학당을 지나 정수루에 오르니 반가운 홍매화가 눈에 띈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7
 
봄을 알리는 홍매화는 제일 먼저 꽃망울을 터뜨려서 멀리서도 고운 붉은빛이 선명하다. 오늘 종학당을 찾은 것도 이 고움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난주 한낮의 따뜻한 햇살 덕분에 청매화와 백매화도 제법 피었고, 노오란 산수유도 산뜻한 봄빛으로 한창이었다. 봄꽃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8
 
3월 14일 기준 홍매화는 만개해서 풍성했으나, 백매화나 청매화 등 다른 꽃들은 이제 막 피기 시작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러나 사람도 그렇지만 나무들도 피고 지는 시기가 다 같을 수 있겠는가. 봄햇살이 내려앉은 투명한 꽃잎들이 예뻐서 몇 송이 피지 않았지만 전후좌우 열심히 자리를 옮겨가며 담아본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9
 
많은 꽃들이 그렇지만, 매화나 산수유도 한옥의 나무기둥·기와 등와 참 잘 어울린다. 꽃이 피면 고택을 찾게 되는 이유다. 천천히 걸으면서 느껴지는 매화향도 좋고, 한 송이 한 송이 귀하게 담는 꽃들은 눈도 마음도 즐겁게 해준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10
 
종학당은 지어진 이래 약 340여 년간 많은 인재를 배출한 학문의 요람으로 노성 파평윤씨 가문의 문과 급제자 46인 대다수가 이곳 출신이었다고 전해진다. 한 장소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과거에 40여 명 이상 배출된 것은 조선 600년 역사에서 없던 일이라고 하니 교육을 목적으로 건립된 건축물로서 종학당은 그 임무와 역할을 톡톡히 해낸 공간이었던 게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11
 
매화향기 가득한 곳에서 병사저수지를 바라보며 책을 펼치고 있으면 학문에 정진하기가 힘들었으려나 싶은 생각이 들어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고결한 인품을 상징하는 꽃을 곁에 두고 열심히 공부한 그 분들의 높은 뜻을 알 리 없는 나 같은 속인(俗人)의 생각이긴 하지만.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12
 
마스크를 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한 매화향기는 마스크를 넘어 코끝에 오래도록 머문다. 주차한 입구쪽으로 돌아와서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담장을 따라 조금 올라가서 다시 한 번 매화를 눈에 담는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13
 
고운 매화는 내년 봄에도 변함없이 봄을 알리는 전령사가 되어 나를 또 이곳으로 이끌 것이다. 그 향기만큼 늘 여운이 오래 남는 종학당.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14
 
병사저수지로 향하는 길가에도 매화가 흐드러졌다. 아직은 이 봄을 만끽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시국이지만, 머무는 곳이 아니고 걷는 곳이니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가볍게 봄산책 다녀오기에 좋은 곳이다. 이번 주말에도 고운 꽃향기가 가득할 것이다. 천천히, 안전하게 다녀오시기를 추천한다.
  
봄꽃가득한종학당산책 15

종학당
-소재: 충남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입장료: 없음(별도 주차장 없으나 입구에 주차 가능 공간 있음)
 

낯선일상으로의초대님의 다른 기사 보기

[낯선일상으로의초대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