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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장고항 그리고 왜목마을 포구 기행

2021.02.19(금) 16:18:11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지인들이 보내오는 봄의 전령 복수초, 노루귀, 반산바람꽃 같은 야생화 사진이 올해도 어김없이 들어오는 것을 보니 계절은 어느덧 봄의 문턱을 넘어 '얼었던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다.
 
그 끝이 어딜지 모를 염려스럽고 걱정스러운 길고 긴 겨울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던 어느 날 서해의 작은 포구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 길을 나섰는데, 하필이면 날도 흐리고 미세먼지 ‘나쁨’이다. 이제 겨울에서 봄으로 들어서는 이때쯤이면 ‘삼한사미’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아질 텐데 이 또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동해안의 바닷가 마을을 고향으로 두고 있어 매일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자란 나는 서쪽 하늘과 바다와 넓은 갯벌을 물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를 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다. 그러더라도 이왕 나섰으니 ‘길 위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장고항으로 간다.
 
실치로 유명한 장고항에는 항만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새로 방파제를 쌓고 흙무더기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어수선한 모습이다. 그 어디쯤 차를 세우고 새로 쌓은 방파제로 가는 길에 본 물 빠져나간 내항에는 고만고만한 배들이 방파제 안쪽에 머리를 맞대고 있고, 바닥이 드러난 갯벌에 허리를 숙인 채 무엇인가를 채취하시는 분들이 계셔 물어보았더니 굴을 따는 중이라고 하신다. 저분들은 추운 갯벌에 얼마 동안이나 저렇게 굴을 따고 계셨던 것일까.
 
장고항 내 정박 중인 배들
▲장고항에 정박 중인 배들

장고항 내 정박 중인 배
▲장고항에 정박 중인 배

장고항 노적봉
▲장고항 노적봉
 
갯벌에서 굴을 따는 사람들
▲갯벌에서 굴을 따는 사람들
 
밀물 때인지 방파제 끝으로 가는 동안 눈으로도 확연하게 보일 만큼 빠르게 물이 밀려 들어와 갯벌을 덮어 나가고 방파제 밑을 채워나간다. 유년 시절 천둥벌거숭이로 뛰어놀던 바다에서 전복, 해삼, 성게, 섭(홍합)을 따다 보면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갈 때 동해는 그 차이가 미미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웠다. 그런데 서해는 이렇게 조수간만이 차이가 심해 하루에 두 번 있는 ‘물때’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의 일부분인 모양이다.
 
새로 만든 방파제에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바다를 향해 앉아 있는 사람들이 편안해 보이고 바다를 오가는 작은 배들과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되돌아나오면서 본 갯벌에는 물이 가득하고 굴을 따던 사람들은 뭍으로 올라와 있다.
 
장고항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
▲장고항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
 
서해에서도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왜목마을은 내가 처음으로 와 본 20여 년 전과 많이 달라져 있다. 그때는 전형적인 어촌의 아주 한적하고 작은 포구였는데, 지금은 건물도 많이 들어서 있고 찾는 사람도 많은 모양이다. 특히, 꿈을 향해 비상하는 왜가리의 모습을 표현한 ‘새빛 왜목’이란 이름의 조형물은 가로 9.5m, 너비 6.6m, 높이 30m의 규모의 수직 상승형의 트러스 구조로 2018년에 세운 것이라 한다. 스테인리스 스틸판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대 해상 조형물인 새빛 왜목은 아마도 세월이 조금 흐르면 포항 호미곶의 ‘상생의 손’만큼이나 유명해질 것 같다.
 
새빛 왜목
▲새빛 왜목
 
새빛 왜목
▲새빛 왜목
 
새빛 왜목 안내판
▲새빛 왜목 안내판
 
왜목마을 표지석
▲왜목마을 표지석
 
이 바다에도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있고, 먹이를 받아먹으러 공중을 빙빙 도는 갈매기들이 있다, 그리고 방파제를 따라 차를 주차해 놓고 차 문밖으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방파제 끝에는 배에서 회를 파는 수상횟집이 있다. 그 방파제 끝에 다다르자 노란 등대 사이 해무 가득한 바다에 희미하게 떠 있는 국화도와 도지섬의 몽환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왜목마을 갈매기▲왜목마을 갈매기
 
왜목마을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갈매기
▲왜목마을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갈매기
 
왜목마을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갈매기
▲왜목마을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갈매기
 
왜목마을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갈매기
▲왜목마을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갈매기
 
왜목마을 앞바다에 떠 있는 배
▲왜목마을 앞바다에 떠 있는 배
 
왜목마을 방파제 옆 산
▲왜목마을 방파제 옆산
 
왜목마을 그네 의자
▲왜목마을 그네의자
 
왜목마을 방파제에서 보는 국화도와 도지섬
▲왜목마을 방파제에서 보는 국화도와 도지섬
 
당진 해양파출소 왜목출장소 앞계단을 올라 석문산에 오르니 텐트를 치고 캠핑하는 사람들이 있다. 뜨는 해와 지는 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곳은 꽤 유명한 백패킹 장소가 아닐까 싶고 자리를 경쟁이 있을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금방 또 한 팀이 도착하여 자리를 물색한다.
 
석문산에서 캠핑하는 사람들
▲석문산에서 캠핑하는 사람들
 
석문산에서 본 왜목마을 앞바다와 바다에 떠 있는 배
▲석문산에서 본 왜목마을 앞바다의 배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발전소에서부터 시작한 송전탑 너머 들녘으로 해가 질 시간인데 날씨도 흐리고, 해무도 끼고, 미세먼지도 심해 아무래도 오늘은 지는 해를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석문산에서 본 송전탑과 들녘
▲석문산에서 본 송전탑과 들녘

장고항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
 
왜목마을
-충남 당진시 석문면 왜목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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