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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예산 수덕사 겨울산책길

2021.01.26(화) 20:03:53 | 경명 (이메일주소:jsh_letter@naver.com
               	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인연이 그러하듯, 어떤 장소를 만나는 인연도 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마음과 달리 도통 연이 닿지 않은 채 긴 시간이 흘러가기도 하고, 어느 한순간 뜻하지 않은 기회에 자연스럽게 연이 닿기도 하지요. 수덕사라는 곳이 제게는 그러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사진과 글로만 접해오던 수덕사를 우연한 기회에 직접 거닐면서 둘러볼 수 있는 인연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을 갖는 장소라 평소보다 더 느린 속도로 걸으면서 차근차근 둘러봅니다. 일주문을 통과하면서부터 평온한 경내 자연풍경이 펼쳐집니다. 주변 풀밭에는 우리나라 토종 비둘기인 멧비둘기가 여유롭게 뭔가를 주워 먹고 있고, 머리 위에서는 직박구리 녀석이 시끄럽게 울어대면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1
 
수덕사 생태 나들이▲수덕사 생태 나들이, 멧비둘기와 직박구리
 
일주문을 통과해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대웅전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습니다. 보통 방문객처럼 대표 보행로를 이용해 올라가도 되지만, 조금 더 다르게 수덕사를 느끼고 싶다면 샛길을 이용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습니다. 운이 좋으면 꽤 긴 시간 동안 '나 홀로 자연 공간을 누리는 호사 아닌 호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 바위에 걸터앉아 캔커피를 마시면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조금만 숨을 죽인 채 기다리면 다양한 자연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노랑턱멧새 무리도 볼 수 있고, 고요한 적막을 깨뜨리는 오색딱따구리 친구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2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3
  
수덕사 생태 나들이 : 노랑턱맷세와 오색딱따구리▲수덕사 생태나들이, 노랑턱맷새와 오색딱따구리
 
샛길을 빠져나오면 다시 큰길과 다시 이어집니다. 그리고는 사천왕문을 비롯해 대웅전으로 향하는 여러 관문을 통과하게 되지요. 이때도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면, 방문객 움직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꽤 가까운 거리까지 날아 들어온 여러 친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길을 걷는 동안 박새 친구도 만나고, 수덕사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쇠딱따구리 친구도 만나며 수덕사 이야깃거리를 쌓아갑니다.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4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5▲수덕사 생태나들이, 쇠딱따구리와 박새
 
드디어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대웅전에 도착합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형성된 장소마다 자리잡고 있는 커다란 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나무를 만나는 순간은 늘 경이롭습니다. 그리곤 저도 모르게 나무 풍경에 빠져들지요. 잎새 하나 없이, 있는 그대로  맨 모습을 드러낸 겨울나무는 '자연이 그려낸 가장 멋진 그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이 나무 저 나무를 들여다보며 자연이 그린 나무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높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말벌집 흔적을 찾아내는 그런 순간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6
 
수덕사 생태 나들이 : 고목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7▲수덕사 생태나들이, 겨울나무 풍경
 
전통사찰 여행을 하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청아한 풍경소리를 듣는 일입니다. 마루에 걸터앉아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기 시작하지요. 귀로는 풍경소리를 듣고, 눈으로는 무채색 겨울 풍경이 지닌 단조로움을 달래주는 화려한 불화를 감상하면서 수덕사 첫 나들이 인연을 갈무리합니다.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8
 
예산수덕사겨울산책길 9▲수덕사 나들이를 마무리하며 만난 '풍경소리'와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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